[제103회 총회 기획/ 개혁의 장애물 제거하라] 1. 비 생산적 제도 개선하라

낡은 교단관행 노트는 버려라
비효율적 사업 악순환 끊고 창의적 활동 격려하는 구조 시급

 

무한 답습의 견고한 진 구축한 상비부

앞서 살펴본 대로 상비부의 비생산성이고 창의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비판은 이제 식상할 정도로 고질적이다.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각 회기마다 기존 활동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으로 상비부의 역할제고를 꾀하려는 노력들이 미미하나마 존재했다. 이번 회기 모 상비부의 경우, 상비부장이 해당 상비부 특성에 부합하는 효과적인 사업 추진에 의욕을 보였다. 여러 여론을 거쳐 구체적인 사업구상까지 마쳤다. 그러나 같은 상비부 임원들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기존의 활동이 다방면에 걸쳐 효율성과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새로운 사업에 대해서는 부장이 의욕이 과하다거나, 계획에 없던 일이라며 뒷짐을 졌다. 결국 해당 상비부장 홀로 고군분투하며 몇몇 사업을 감내해야만 했다. 이렇게 되면 다음 회기 상비부 역시 기존의 비효율적인 사업을 해야만 하는 구조가 되어버린다.

특별함이 없는 특별위원회

그렇다고 각종 특별위원회라고 좋은 점수를 주기에는 부족함이 크다. 이번 102회기에 공청회를 개최한 특별위원회가 3개, 세미나를 연 상비부 및 특별위원회가 10개, 국내외에서 수양회를 개최한 곳만 7개 부서이다. 어림잡아 이 정도이다. 각각의 공청회와 세미나를 횟수로 따졌을 때 그 총량은 더 늘어난다. 그렇다면 교단 발전이나 교회 부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정책이나 대안이 쏟아졌느냐고 반문한다면, 해당 부서는 어떠한 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각 회기마다 전국 곳곳에서 열린 공청회나 세미나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많아봐야 평균 150명 정도이며, 그것도 자발적 참여가 아닌 반강제 권유로 참석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반면 종교인 과세를 다루는 설명회는 유독 달랐다. 설명회가 열리는 지역마다 수백 명의 목회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열띤 질문을 던졌다. 역으로 생각하면, 실질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 주제라면 호응도가 높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심도있는 연구와 분석을 거친다면 충분히 내실있는 행사를 치를 수 있다.

천편일률적 방식의 세미나가 난무하는 이유에는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을 가장 쉽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참여율이 저조하고, 대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는 행사들만 봇물을 이루고 있는 현실은 분명 ‘고비용 저효율’ 구조임에 틀림없다.

구조적으로 창의적 활동 권장해야

사실 1년마다 신설 또는 폐지를 반복하는 특별위원회나, 특별한 목적으로 가동되는 상설위원회나, 생산적 활동을 기대할 수 없는 상비부 구조 속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마땅한 대안을 찾기도 힘들다. 하지만 무의미한 활동을 위해 적잖은 재정이 회의비 명목으로 쓰이고, 개교회에 인원동원과 재정의 짐을 지어주는 행태에서 탈피해야만 생산적인 교단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모든 상비부와 위원회가 예외없이 총회에 보고하는 보고서에 1년간의 활동에 대한 자체적인 평가서와 개선방안을 담도록 의무화하자고 제안한다. 일종의 백서형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창의적 활동을 위해 고민하고 대안을 찾고자 최소한의 노력을 기울이게 만든다는 이유에서다.

또 하나. 재정 운용의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처음에 생각하지 못했지만 부서를 운영하면서 좋은 사업을 발굴하게 된다면 다음 총회때 허락을 받아 진행하는 경직성에서 탈피하고, 주어진 예산 안에서 재정을 사용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현재는 남은 회의비를 다른 행사비용으로 돌리고 싶어도 전용할 수 없는 구조인데, 이를 새로운 사업에 한해 전용할 수 있는 탄력적인 재정 운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어느 조직이든 저비용 고효율에 고심하고 또 고심한다. 총회의 돈이 눈 먼 돈이 아니라 신앙고백으로 바친 성도들의 소중한 헌금이라는 의식을 갖고, 최소한의 재정으로도 고효율의 성과를 내는 방안을 연구하고 구조화시키는 노력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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