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천 청년들이 언제든 와서 즐길 수 있는 ‘그레이스벨 카페 앤 스토어’의 전경. 직원들이 앞에서 카페를 소개하고 있다.

문화 소통 공간 ‘그레이스벨 카페 앤 스토어’
“묵상에서 셀 모임까지 편안한 자리 만들 터”

합정동 고즈넉한 골목길에 아기자기한 외관으로 눈길을 끄는 카페가 있다. 핑크와 화이트로 꾸민 포근한 건물을 살펴보다 보면, 어쩐지(?) 예수님을 닮은 캐릭터가 빨리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문을 열고 들어선 내부 역시 외관만큼이나 따뜻하고 아늑해서, 몇 시간이고 이 안에서 편히 쉬고 싶어진다. 차 한 잔을 마시다가 한편에서 판매하고 있는 문구류를 살펴보면 놀랄 수밖에 없다. “이거 성경말씀이 적혀있는 지갑이네?” 크리스천 디자인회사 그레이스벨(대표이사:임동규)이 문을 연 ‘그레이스벨 카페 앤 스토어’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레이스벨은 트렌디한 디자인 속에 복음을 은근히 드러내는 방법으로 국내 유명 문구샵에 진출한 것은 물론, 미국 홍콩 중국 스페인 등 외국에 수출까지 하고 있는 기업이다. 디자인 사업만으로도 바쁠 그레이스벨이 본업과는 사뭇 다른 카페사업까지 하게 된 이유는 크리스천 청년들에게 놀이터를 만들어주고 싶어서다.

▲ 감각적이고 세련되게 꾸민 카페 내부 모습.

그레이스벨 김경은 이사는 “청년들이 마음 놓고 성경을 읽거나 기도하고, 셀 모임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일반 카페에서는 ‘저 사람들이 뭐하나’하는 눈초리를 받기가 십상이다. 그래서 크리스천 청년들이 언제나 와서 마음껏 놀고 쉴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고 카페 오픈의 목적을 설명했다. 합정동으로 카페 장소를 정한 것도, 양화진 근처에서 선교사님들처럼 복음전파의 소명을 잇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처음 도전하는 카페사업은 쉽지 않았다.

비전문가들인 그레이스벨 직원들이 발품을 팔고 지난한 회의를 거쳐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메뉴개발이었다. 독특하고 신선한 아이디어로 승부를 거는 카페들이 많아, 그레이스벨 직원들은 점점 카페 전문가들이 되어갔다. 좋은 원두, 친환경 컵, 맛있는 베이커리 등 그레이스벨 카페만의 정체성을 찾으려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고객들을 직접 대면하는 곳이다 보니 카페 직원들을 고용하고 교육시킬 때도 크리스천의 향기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2017년 9월 1일 문을 연 뒤 이제 1년, 이곳은 그레이스벨의 바람대로 크리스천들이 하나님을 만나고 그 삶이 풍요로워지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청년들이 믿지 않는 친구들을 데려오는 전도의 장이 되기도 하고, 주일에는 작은 교회로 변해 소그룹이 예배도 드리고 있다. SNS를 통해 이곳의 진가를 먼저 알아본 외국인들의 방문도 끊이지 않는다. 김경은 이사는 “어떻게 알았는지 사고 싶은 제품을 미리 검색해와 고민도 없이 사간다”며 “세계로 뻗어나가는 그레이스벨의 인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프랜차이즈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그레이스벨이 함께 카페사업을 하고 싶은 이들은 바로 목회자다. 예배드릴 공간을 구하기도 어렵고 작은 개척교회만으로는 생계가 어려운 목회자들이 평일과 낮에는 음료와 제품을 팔아 수익을 얻고, 주일에는 목회를 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지난 1년간 카페를 준비하고 사업을 해왔던 자료들을 정리하는 단계에 있어요. 어디에 카페를 여는 게 좋을지, 자본금은 얼마나 있어야 하는지, 어떤 메뉴가 요즘 트렌드인지 하는 것들이요. 우리가 시행착오를 거쳐 경험한 노하우가 목회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그레이스벨은 카페사업을 하면서도 본연의 역할을 놓치지 않고 있다. 문구류에서 생활용품에까지 그 지경을 넓혔고, 대만의 편의점 600개, 홍콩 서점 60여 개 등에도 입점을 마쳤다. 9월과 10월에도 일본, 홍콩 등에서 전시를 진행한다.

“이젠 크리스천들도 기독교백화점에 가지 않아요. 일반 매장에서 비크리스천들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하려고 그레이스벨의 사업은 시작했습니다. 이제 카페에서 크리스천과 비크리스천이 소통하고, 청년들이 자유롭게 하나님을 찾는 문화를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아요. 카페 운영, 메뉴개발에 대한 조언과 재능기부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그레이스벨 카페 앤 스토어는 크리스천 젊은이들이 언제나 찾아와 북적이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활짝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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