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제일교회와 도산 안창호 일기 등 근대문화유산 가치 인정

일제강점기에 건축된 예배당 및 항일운동에 앞장선 기독인들이 남긴 기록물이 근대문화유산으로 잇달아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김종진)은 경북 영주시 소재 영주제일교회당과 전남 목포시 소재 구 목포일본기독교회 건물을 각각 등록문화재로 지정할 것을 예고했다.

영주제일교회는 1907년 3월경부터 오월번 선교사와 강제원 장로의 전도로 예수를 믿은 성도들이 정석주 씨 사택에서 예배를 드리다가, 1909년 4월 경북노회에 가입해 정식으로 설립한 공동체이다. 1938년 신사참배 거부로 강석진 목사를 비롯한 여러 교우들이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 문화재청으로부터 등록문화재로 지정 예고된 영주제일교회 예배당(왼쪽)과 등록문화재 제712호로 지정된 윤동주 친필원고(오른쪽 위), 도산 안창호 일기(오른쪽 아래).

등록문화재로 예고된 교회당은 한국전쟁 당시 소실되었다가 성도들이 손수 노역을 통해 1958년 7월 25일 준공한 근대건축물이다. 영주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서양의 고딕식 건축양식을 차용한 건물로, 영주지역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문화유산이라고 문화재청은 평가했다.

구 목포일본기독교회 건물은 구 목포부립병원 인근에 1922년 9월 준공되었고, 5년 후 한 차례 증축된 건물이다. 목포에 거주하는 일본기독인들이 예배하던 교회당으로, 기독교사회복지시설인 ‘공생원’ 설립자 윤치호 전도사의 아내 윤학자(일본명 다우치 치즈코) 여사가 이 교회를 다닌 것으로 추정된다.

본래 종탑형식의 2층 구조로 되어있던 건물이 현재는 상부 없이 1층만 남아있는 상태이지만, 문화재청에서는 “근대기 동양척식주식회사 주변 시가지의 흔적과 기억을 담고 있으며, 당시 일본교회의 건축형식을 보여주는 드문 사례”라며 등록문화재로서 가치를 부여했다.

영주제일교회는 구 영주역 관사, 영광이발관, 풍국정미소 등과 함께 영주근대문화역사거리를, 목포일본기독교회는 목포 번화로 일본식 가옥 및 상가주택, 구 동아부인상회와 화신연쇄점 등과 함께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을 각각 이루며 문화재청에 의해 함께 관리될 예정이다.

한편 일제강점기 항일 운동가과 지식인들의 기록물들이 올해 들어 대거 문화재 지정을 받는 가운데, 기독인 독립운동가인 도산 안창호 선생의 일기와 시인 윤동주의 육필원고 등도 이미 등록문화재 지정을 받았거나 지정을 목전에 둔 상태이다.

‘도산 안창호 일기’는 안창호 선생이 1919년 삼일운동 이후 중국 상해로 건너가 임시정부 내무총장 겸 국무총리 대리 등으로 활동하던 시절을 기록한 일기이다. 1920년 1월 14일부터 1921년 3월 2일까지의 일기가 임시정부에서 사용하던 것과 같은 용지에 기록돼, 세 권의 책으로 묶여있다.

‘윤동주 친필원고’는 일제강점기의 대표적 시인 윤동주가 남긴 유일한 친필 원고들로, 고인의 시 144편과 산문 4편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등 시집 3책과 산문집 1책 그리고 낱장 원고들로 보존되어있다. 문화재청은 금년 3월 8일 이 원고들을 등록문화재 제712호로 지정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