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 목사의 포토에세이] (14)

1945년 8월 9일 오전 11시 2분. 멈춘 시계가 가리키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히로시마에 이어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 팻맨이 폭발한 시각이다. 이 벽시계는 폭심지에서 800m 떨어진 사카모토의 한 민가에서 바로 그 시간에 정지해버렸다.

당시의 원자폭탄의 위력은 20킬로톤인데 히로시마에서는 15~16만명이, 소도시이며 산이 많은 나가사키에서도 7~8만명이 생명을 잃었다. 현대의 핵무기는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력이 훨씬 더 큰 메가톤급이다.

북한은 3대째 권력을 세습하는 동안 핵무기 보유국임을 자처하면서,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를 위협해 왔다. 비록 한반도에 평화무드가 조성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 정부가 한미군사훈련 중단이나 비무장지대 GP에서 무장 철수 등의 조치를 먼저 취하는 것에 대해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다시 8월이 다가온다. 우리는 나가사키의 벽시계가 가리키는 멈춘 시각과 그 비극의 현장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찌하여 열방이 분노하며 민족들이 허사를 경영하는고 세상의 군왕들이 나서며 관원들이 서로 꾀하여 여호와와 그 기름 받은 자를 대적하며 우리가 그 맨 것을 끊고 그 결박을 벗어 버리자 하도다 하늘에 계신 자가 웃으심이여 주께서 저희를 비웃으시리로다”(시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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