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목사(주필)

윌터 카는 금년 20세가 된 미국의 청년이다. 미국 동남부 엘리바마주에 홈우드에 사는 이 청년은 벨홉스라는 이삿짐 센터에 신입사원으로 채용된다. 그리고 첫 출근을 하기 전날 자신이 갖고 있는 2003년형 닛산 중고차가 고장나 첫 일터에 갈 수 없는 처지에 놓인다. 이삿짐 센터의 운반직원이 된 이 청년 윌터 카는 고민 끝에 친구들에게 태워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을 당한다. 자신의 집으로부터 그의 직장은 32km나 되는 먼 곳이었다.

청년 윌터카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판단해 걸어가기로 결심하고 현지 시간으로 7월 14일 밤 12시 자신의 집을 출발한다. 아침 7시까지 가기 위해서였다. 미리 4시간을 자둔 그는 스마트폰에 목적지를 입력하고 캄캄한 밤길을 걷고 또 걸었다. 신참인 자신은 오전 8시경 이삿짐을 운반하는 집에 모이기로 한 다른 고참 직원들보다 먼저 가 있어야 된다는 일념으로 걸었다. 거리가 멀어 7~8시간은 족히 걸릴 시간임을 계산한 그는 4시간을 걸은 후에야 펠럼 경계에 들어섰다. 순찰 중이던 경찰은 밤길을 걷는 ‘윌터카’를 수상히 여기고 사이렌을 울려 그의 길을 막는다. 그리고 왜 깊은 밤길을 걷고 있냐고 묻는다. 흑인인 그를 위험인물로 본 것이었다.

이 흑인 청년은 자신이 지금 직장에 출근하는 것이라고 말하자 그의 사정을 들은 3명의 경찰관들은 24시간 동안 여는 음식점 <와타버거>에서 아침을 사주고 점심용 햄버거까지 챙겨준다. 경찰들은 태워다 주겠다고 했지만 그는 이를 거절하고 3시간을 더 걸어 이삿짐 운반을 요청한 제니레이미 씨 집에 도착한다. 오전 7시 자신의 집 문 앞에 도착한 카씨를 본 그는 땀이 범벅이 된 그를 보고 놀라며 쉬라고 말한다. 물 한잔을 얻어 마신 그는 이삿짐 운반 작업에 돌입했고 자신에 대해서 묻는 레이미 씨에게 자신이 지나온 과거와 꿈을 이야기한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모든 것을 잃고 고향 뉴올리언스를 떠나 어머니와 함께 엘리바마로 온 그는 자신의 꿈은 오직 하나, 직장 생활과 야간 대학을 병행한 뒤 해병대에 자원입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레이미 씨는 SNS에 그의 이야기를 올렸고 이 사연은 순식간에 미 전역에 퍼져 나간다. 이 사실을 그의 회사 사장 루크 마클린 사장은 자신이 타던 2014년형 포드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을 선물한다. 그의 7시간 출근 대 장정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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