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목칼럼] 만물상 교목실
[교목칼럼] 만물상 교목실
  • 정형권 기자
  • 승인 2018.07.13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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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아 목사(하남고등학교)
▲ 김승아 목사(하남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교목실은 별난 장소이다. 일반 학교에는 없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교목실이 있지만 어떤 학생은 3년 재학시절 동안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날마다 찾아와서 얼굴도장을 찍는 경우도 있다. 교회를 다니는 학생이라고 더 많이 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뭔가 필요한 학생들이 교목실 문을 두드린다.

육신의 필요에 따라 배가 고프다고 오는 학생에게는 초코파이 종류의 빵이나 음료수를 준다. 작은 초콜릿이나 젤리도 학생들에게는 아주 선하게 쓰인다. 그렇게 받아먹으면서 믿음의 접촉점이 생긴다. 그러기 때문에 육신의 배가 고픈 학생을 위해 간식을 준비한다.

영의 필요로 오는 학생과는 상담을 한다. 친구와의 갈등을 겪거나 가정 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물론 신앙의 고민도 있다. 상담 후 마음이 편해졌다고, 믿음의 확신이 생겼다고 말하는 제자들이 있다. 상담을 통해 교회에 다시 나가게 된 학생들도 있다. 이들은 교목실의 문을 열 때 마치 개선장군의 의기양양함으로, 광명한 빛을 되찾은 백성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만물상이란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다. 수업시간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은 학생들이 찾아와서 다양한 종류의 물품을 빌려달라고 한다. 미술 준비물로 가위와 풀을 찾고, 벤치를 찾는 학생도 있다. 모듬활동 준비물인 사인펜이나 색연필을 빌리기 위해 오기도 한다.

때로는 프린트 출력물이나 복사를 해달라고 오기도 한다. 실과 바늘을 찾는 학생도 있고, 학급 특별활동 시간에 사용할 휴대용 가스버너가 있냐며 물어보기도 한다. 나무젓가락이나 칼 등 주방도구가 있는지 물어보는 학생도 있다. 방과 후 보건실이 문을 닫은 시간에는 밴드나 반창고를 찾는 학생도 있다. 교무실이나 특별실에서도 쉽게 구할 수 없는 물건을 교목실에서 찾는다.

교목실은 어떻게 보면 교목활동과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물품들을 구비해 둔다. 한번 찾은 물건은 다음 해에 후배 학생들이 다시 찾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반신반의 하면서 빌리러 온다. 하지만 원한 물품을 발견한 학생들은 반색을 하고 “목사님 짱, 교목님 사랑해요, 선생님 멋있어요” 등의 립서비스를 요금으로 내고 간다. 그렇게 만물상 역할을 하면서 학생들과 접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하남고등학교 재학 시절 예수님을 영접한 학생이 졸업 후 다시 학교에 찾아왔다. 졸업 후에도 교회에 다니고 있지만 의무적으로 나가는 것 같아서 고민이라고 했다. 고민의 실마리는 믿음의 성장에 맞게 성경 묵상과 생활의 적용을 해보는 것이었다. 교목실은 졸업한 제자들에게도 삶의 현장에서 생기는 고민까지 에프터서비스(AS) 해주는 만물상인 셈이다.

감사하게도 학교 안에서 한지붕 생활을 하는 정윤교회가 학원복음화를 위해 교목실과 학교의 필요한 비용을 적극적으로 후원해주시고 계신다. 덕분에 만물상 교목실은 오늘도 정상 영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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