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긴급 좌담회

“제주도에서 예멘 난민들을 위해 저렴하게 숙식을 제공하고 있는 호텔 사장은 비기독교인이다. 난민들은 그 사장을 천사라고 부른다. 기독교인인 우리가 나그네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센터장:박승렬 목사)가 ‘제주 난민,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긴급 좌담회를 열고 제주 예멘난민의 상황과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제주 늘푸른교회 이정훈 목사(기장 제주노회)는 현재 난민들의 상황을 전하며 “한국교회가 이런 일에 분열하지 말고 연합하여 이들을 섬겨야 한다”고 외쳤다.

▲ 교회협 인권센터가 주최한 ‘제주 난민, 무엇이 문제인가?’ 세미나에서 제주 늘푸른교회 이정훈 목사가 예멘난민들의 실상을 전하고 있다.

현재 제주에 있는 예멘난민들은 출도가 금지된 상태로, 법무부의 임시 조치로 제주도 내에서 취업이 가능하다. 취업분야는 어업, 양식업, 요식업 등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250여 명 정도가 일을 하고 있다. 이정훈 목사는 “말도 안 통하는 난민들이 갑자기 고기잡이배를 타고 멀미를 하며 안하던 일을 하려니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며 “저렴한 호텔에서 생활하는 것은 그나마 운이 좋은 경우고 이주민센터나 숙소를 제공하는 양식장 등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제주에서는 이주민센터 외에도 전국에서 찾아온 자원봉사자, 의사들이 예멘난민들을 섬기고 있으며, 늘푸른교회도 2명의 예멘난민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있다. 제주도민들도 십시일반으로 이들을 돕고 있지만 제주시 홈페이지에는 1000여 건이 넘는 항의 게시글이 올라오는 등 여전히 예멘난민을 바라보는 시각은 차갑다.

이정훈 목사는 “난민들에 대한 오해가 많은 것이 안타깝다. 교회에 함께 있는 아마르라는 청년은 형제 11명 중 첫째로, 가족들이 장남이라도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돈을 모아 한국으로 보낸 경우”라며 “본적 없는 예멘인들을 500명이나 만나게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다. 한국교회는 이들을 위한 취업알선이나 숙식제공, 인력지원 등 기독교인으로서 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협 정의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최형묵 목사 역시 “한 국가의 문명의 수준은 자국민이 아닌 이들에게까지 인권존중을 얼마나 실현하느냐에 달려있다. 복음이 비시민권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진정한 복음이 아닐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행동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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