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 없이 심방으로 운영되던 슈룩교회에 귀한 건축헌금 전달
최병석 목사 "선교사역 동참 보람느껴" ... 중동선교 활동 기대

요셉과 모세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자취가 서린 곳이 애굽 땅이지만 아직 복음이 활발하게 전파되지는 못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혹은 비공식적으로 기독교에 대한 박해와 탄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집트에 교회 하나가 새로 세워졌다는 것은 엄청난 희소식이다.

애굽선교센터를 중심으로 사역중인 김신숙 선교사가 현지 교회 건축 소식을 고국에 알려왔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40km 떨어진 슈룩시티의 장로교회가 드디어 예배당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슈룩교회는 2014년 개척을 시작한 교회이다. 대학생선교회(CCC) 출신 현지인 오사마 나루스 목사가 담임하고 있으며, 슈룩시티와 그 주변 지역의 유일한 개신교회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 예배당도 없이 교우들 가정을 심방하면서 교회를 운영하고 유지해왔다. 기독교인 비율이 높은 지역임에도 정부의 허가와 재정문제 등으로 예배당 세우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2년 전 기적적으로 대통령 결재를 거쳐 정부에서 건축허가를 받았다.

이제 남은 과제는 건축자금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이집트에서는 건축허가를 받고도 3년 이내 공사가 진척되지 않으면 허가취소가 되고 만다. 슈룩교회 입장에서는 황금과도 같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으나,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이 때 하나님의 예비하심이 뜻밖의 방향에서 나타났다. 완주 구이중앙교회를 담임하는 최병석 목사가 지난해 안식월을 맞아 사위 황효민 선교사와 딸 최철경 선교사가 사역하는 이집트를 찾아와 체류하던 중 슈룩교회의 사연을 듣게 된 것이다.

마침 구이중앙교회는 설립 110주년을 맞아 특별한 기념사업을 모색하던 중이었다. 최 목사와 한국인 선교사들을 통해 구이중앙교회와 슈룩교회가 서로 연결되면서 하마터면 기회를 놓칠 뻔 했던 예배당 건축사업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구이중앙교회의 한 장로 가정에서 모친상을 치르고 남은 조의금을 전액 교회에 헌금하면서 이것이 고스란히 건축성금 종자돈이 되었고, 교우들 전체가 합심하여 모금하면서 총 건축비의 절반에 해당하는 7500만원이 모아져 현지에 전달됐다.

여기에 슈룩교회가 소속된 나일복음장로교단과 해당 노회에서도 일정금액을 지원하고, 자체 모금까지 이루어지면서 공사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 구이중앙교회의 헌신 속에서 건축되어가는 이집트 슈룩교회 예배당.

올 8월이면 약 303평에 이르는 예배당 골격이 완성되고, 신축 건물 일부에서 예배진행도 가능할 것이 예상된다. 추가로 모금이 필요한 금액들이 아직 남아있지만, 건축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 진행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현지 교회와 선교사들은 대성공으로 여긴다는 전언이다.

최병석 목사는 “이집트 선교가 크게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현지 사역자들과 교회들이 감격해 한다는 소식을 듣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사역에 동참하게 된 구이중앙교회 또한 감사와 보람을 느끼고 있다”면서 예배당의 무사완공을 기원했다.

▲ 슈룩교회 조감도.

비록 겉으로는 예배당 하나 짓는 일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슈룩교회는 비단 이집트 선교 뿐 아니라 인근 중동지역 선교를 위한 교두보로도 활동이 기대되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슈룩교회는 인근 국가에서 피신해 온 난민들 대상으로 구체적인 사역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오래 전 서울 충현교회의 파송을 받고 남편 이연호 선교사와 함께 이집트를 찾아와, 남편을 먼저 천국으로 보낸 후에도 사역을 계속하며 사역 40주년을 맞이한 김신숙 선교사 개인에게도 이번 건축사업은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농촌교회의 헌신이 선교현장에 귀한 선물을 안기며, 현지 교회에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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