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포럼 프로그래머>

성 제임스 교회는 헤이들레이 주립대학교 안에 있다. 많은 기독교학교가 그렇듯, 헤이들레이 주립대학교도 성 제임스 교회가 세운 학교다. 그러나 설립된 지 100여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미국에서 교회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근거로 학교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해있다. 겉으로는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따라서 교회를 학교 밖으로 쫓아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학교 한 가운데 낡고 허름한 교회가 있는 것보다 학생들이 이용하기 쉬운 카페나 편의 시설을 들이는 게 경영상으로 더 나을 거라는 잇속이 먼저다.

최근 미국 기독교영화 중에서 가장 많은 관객 수를 기록한 <신은 죽지 않았다> 프랜차이즈 시리즈 3편 <신은 죽지 않았다3: 어둠 속의 빛>이 미국에서는 지난 부활주일에 맞춰 개봉했고, 한국에선 7월 셋째 주에 개봉한다.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 <신은 죽지 않았다>는 이제 갓 대학교에 입학한 ‘조쉬’가 철학 수업에서 ‘신은 죽지 않았다’라는 명제를 증명해내는 과정을 담아내어 스토리텔링에 목말라 하는 기독교 대중들에게 단비를 뿌려주었고, 그 결과 2편에 이어 3편으로 이어지는 시리즈가 탄생했다.

최근 미국 기독교영화의 뚜렷한 특징 중에 하나는 이 영화의 제작사인 퓨어 플릭스(Pure Flix)가 직간접적으로 관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퓨어 플릭스 이전에는 셔우드교회가 설립한 셔우드픽쳐스의 켄드릭 형제에 의해 <믿음의 승부> <파이어프루프> <커래이저스> <워룸> 같은 영화들이 제작되었고, 그것이 동력이 되어 퓨어 플릭스 시대가 열렸다.

퓨어 플릭스는 최근 개봉한 <신은 죽지 않았다> 시리즈와 <신을 믿습니까?> 그리고 작년 최고의 화제작 <예수는 역사다>까지, 한국에서도 개봉했고 히트했던 영화뿐만 아니라 올해 서울국제사랑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한 <끝에서 시작되다>와 같은 많은 영화들을 꾸준하게 제작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이 회사의 창립자이자 프로듀서, 감독, 배우인 데이비드 A.R 화이트가 있다. 이번에 그는 <신은 죽지 않았다3: 어둠 속의 빛>에서 미국 주류 사회로부터 공격받는 성 제임스 교회의 담임인 데이브 목사를 아주 훌륭하게 표현했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 보자. 헤이들레이 대학교 이사회로부터 교회를 지키기 위해 데이브 목사는 그의 친형 피어스 변호사에게 도움을 청한다. 형 피어스는 동생의 요청에 기꺼이 응해 집으로 돌아온다. 둘은 그들에게 처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쌓여있던 오해를 풀고 관계를 개선한다.

교회를 쫓아내려는 사람들과 역차별이라고 맞받아치는 사람들은 서로 자기 얘기만 하고 듣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신입생 키튼은 늘 주님을 부르며 대화하기를 원하지만 응답받지 못해 구원의 확신이 없다. 그의 연인 애덤은 어려서 부모님이 이혼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엄마가 정숙치 못하다는 어른들의 정죄를 겪어야만 해서 교회를 일찌감치 떠났다. 이제 성장통을 겪는 어린 영혼들은 쉽게 상처 받는다. 교회를 떠난다. 지금 교회의 현실이다.

<신은 죽지 않났다3: 어둠 속의 빛>은 서로 관계의 개선을 이야기한다. 교회와 사회, 세대 간의 소통을 말하고, 기독교인과 교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타겟이 분명한 교회영화다. 세상 모든 영화가 교회의 시선으로 바라 볼 필요는 없다. 세상이 교회를 바라보고 우리는 그 속에서 살고 있다. 우리의 삶은 곧 이 세상에 발을 디디고 서있다. 우리가 가고자하는 곳은 분명하기에, 세상을 딛고 올라가야한다. 그래서 때로는 조금은 이기적이지만 이처럼 우리만을 위로해주는 영화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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