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광교회 안창현 목사 주일학생에 묘목 선물, 함께 키우며 '생명 귀중함' 알려

▲ 군산 서광교회 아이들 각각에게 지난 어린이날 선물한 화분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

‘하얗고 화려하게 거리를 물들이는 왕벚나무처럼 세상 어느 곳이든 하나님의 좋은 소식으로 물들이는 시온이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희망’이라는 복숭아 꽃말처럼 누구에게나 예수님의 소망을 전하는 서윤이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올 봄 군산 서광교회(안창현 목사) 앞마당과 옥상정원에는 이런 글귀들을 써 붙인 나무화분들이 잔뜩 들어섰다. 5월 첫 주 어린이주일을 맞아 주일학교 아이들 한 명 한 명마다에게 나무 묘목 하나씩을 선물하고, 이를 화분에 심어 키우도록 한 것이다.

찬영이는 황매실 묘목 한 그루를, 경윤이는 사과나무 묘목을 각각 돌보기 시작했다. 저마다 평소 갖고 싶었던 나무를 선물 받은 것이라 잘 키워보고자 하는 열의가 보통이 아니다. 주일이 되면 교회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화분을 먼저 찾아보거나, 주중에도 교회에 들러 나무를 돌보는 풍경들도 생겨났다.

서광교회 아이들에게 식물을 돌보는 일은 생소한 게 아니다. 5년 전부터 어린이날이 되면 담임목사로부터 상추 모종이나 블루베리 모종 같은 것을 선물 받아 몇 달씩 혹은 몇 년씩 열심히 키워왔기 때문이다. 안창현 목사는 그에 담긴 속내를 이렇게 밝힌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생명의 소중함과 신비를 아이들이 배울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도 있고, 푸르고 싱그러운 존재로 자라라는 축복의 의미도 있습니다. 선물 받은 모종이나 묘목을 잘 키운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상을 주기도 하지요.”

그래서 아이들은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 키우는 채소나 나무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담임목사에게 카톡이나 문자를 통해 열심히 보고한다. 화분이 커나가는 동안 아이들의 감수성과 생명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신이 속한 교회에 대한 일체감도 함께 커나갈 것이다.

식물들을 가꾸는 일은 아이들만의 몫은 아니다. 어른들도 각자 분양받은 블루베리 아로니아 매실 등을 부지런히 돌본다. 교회 옥상정원에서는 이들 작물이 무럭무럭 자란다. 열심히 키워 수확한 결실들은 꽤 쏠쏠한 수입이 된다.

이 수익들로 필리핀 태국 등에 세운 교회들을 지원하고, 새로운 선교지에 교회당을 세울 준비를 한다. 이번에는 수확한 매실들을 잘 가공하여 6월 23일 열릴 미니바자회를 통해 판매하고, 전액을 이달 말 내한하는 김윤근 선교사(필리핀)에게 선교지 장학기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식물들이 자라고, 아이들이 자라고, 선교의 열매들이 자란다. 서광교회는 생명이 자라는 교회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