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세계개혁교회의 현황과 교단의 역할

최대 규모 장로교단 위상 불구, 영향력 여전히 미흡 … 개혁신학 보수하며 세계 개혁교단과 교류 주도해야

▲ 임종구 목사·푸른초장교회·세계교회교류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본 교단은 세계개혁주의협의회(WRF)에 가입절차를 마쳤다. 지난 제102회 총회는 WRF 가입을 결의했다. 그럼에도 가입에 신중을 기하기 위해 WRF측에 WCC, 여성안수, 동성애 등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이에 WRF 사무총장 사무엘 로간 박사로부터 공식답변(official letter)을 받고, 본 교단의 신학정체성과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 가입을 완료했다. 이어 지난 6월 12~15일 열린 미국장로교회(PCA) 총회에 본 교단 임원들이 방문해서 상호교류를 확인했고, 오는 7월 23~29일 브라질장로교회(IPB)와 교단교류(MOU)를 위해 총회장과 부총회장 등 총회임원과 실무진들의 방문을 앞두고 있다.

한편 남북간의 화해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과 함께 지난 5월 3일에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 올라프 트베이트와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WCRC) 사무총장 크리스 퍼거슨 등이 북한을 방문해 조선그리스도교연맹 대표들을 만난 이후 서울에서 실행위원회를 열었다. 현재 WCRC는 예장통합과 기장, 백석 교단이 가입되어 있다.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본 교단은 올해 WRF에 가입했다. 그렇다면 본 교단이 가입한 WRF는 어떤 단체인가? 그리고 예장통합이 가입되어 있는 WCC와 WCRC는 어떤 단체인가? WCC, 세계복음주의연맹(WEA), WRF, WCRC, 국제개혁교회협의회(ICRC) 등 세계 교회협의체들의 성격과 차이점들을 자세히 설명할 필요를 느낀다. 필자는 제100회 총회부터 상설위원회인 세계교회교류협력위원회(위원장:이상돈 목사)에서 전문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총신교수진들과 전 세계의 교단과 협의체들의 현황과 신학정체성을 연구해왔다. 특별히 매년 개혁교단들의 총회 주요결의를 조사하고 있다.

1. 개혁신학 보수 사명 가져야 한다

본 교단은 한국교회뿐만 아니라 세계교회에서도 최대 규모의 장로교단이자, 개혁신학의 마지막 보루이다. 그러나 세계무대에서 존재감과 영향력은 초라할 정도로 미미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교단의 역사를 살펴보면, 1959년 제44회 총회에서 WCC 문제로 예장통합 교단과 분리되었다. 이 당시 본 교단은 많은 것을 통합교단에 내주고 교단의 역사성과 정통성, 그리고 개혁신학을 가져왔다. 당시 대부분의 교단 재산은 통합교단으로 넘어갔다. 본 교단은 그야말로 밑바닥에서부터 기초를 다시 다져야 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해외 교단과의 교류에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가져왔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는 컸다. 본 교단은 개혁신학을 발전시키면서 한국 최고의 장로교단으로 성장했다. 이제 전 세계에 총신출신 목회자와 선교사가 진출해 있다. 작금의 세계교회를 바라보면 자유주의 신학이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 본 교단이 선두에 서서 개혁신학을 보수하고, 세계 개혁교단들과의 교류를 주도해야 할 것이다.

2. 세계 주요 교회협의체 현황과 분석

먼저 세계 주요 교회협의체를 알아보자. <표 1>에서 좌측에 있는 자유주의 교단협의체는 WCC, WCRC가 있다. 중간지점의 복음주의 계열에는 WEA가 있다. 그리고 우측 개혁주의 교단협의체는 WRF, ICRC가 있다. WCC는 익히 아는 바와 같이 에큐메니컬을 지향한다. WCC에 속한 교단들은 거의 대부분이 WCRC에 소속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예장통합 교단을 비롯해 기장, 백석이 소속되어 있다. 이 단체들은 WCC옹호, 여성안수허용, 동성애옹호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신학정체성은 2013년 제10차 WCC 부산총회에서 한 번 더 재확인되었다.

중간지점의 WEA에는 한국복음주의협의회가 정식으로 소속되어 있다. WEA는 한마디로 복음주의를 지향한다. 그러나 최근 WEA의 신학정체성에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본 교단의 신학부에서 이 문제를 조사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우측의 WRF에 대해 지난해 열린 제102회 총회가 가입을 허락했고, 올해 임원회를 통해 정식 가입했다. WRF는 보수적이고, 개혁신학을 견지하고 있다. 이 단체의 특징은 WCC반대, 여성안수불가, 동성애반대라는 분명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 WRF에는 본 교단과 교류한 미국장로교회(PCA)와 브라질장로교회(IPB), 멕시코민족장로교회(INPM)가 함께 소속되어 있다. ICRC 역시 보수적 성향의 교단으로 이루어져 있고, 미국 정통장로교회(OPC)와 한국의 예장고신이 이 단체에 소속되어 있다.

▲ <그림> 세계 개혁장로교회 현황

세계적으로 개혁교회는 라틴아메리카와 한국, 호주 정도만이 장로교단을 형성하고 있다. 유럽은 일부 개혁장로교회가 있지만, 노회 정도의 규모로 크지 않다. 대륙별 장로교회의 상황을 살펴보자. 유럽은 대부분 동성애와 여성안수, WCC를 인정하고 있다. 정통보수신학을 유지하는 교단은 스코틀랜드자유교회와 화란기독개혁교회 정도이지만, 이들 교단은 노회 정도의 소규모 교단이다. 이런 경향은 북미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북미지역에서는 북미장로교개혁주의연맹(NAPARC)에 속한 13개 교단(NAPARC-ARPC, CanRC, ERQ, FRCNA, HRC, KAPC, KPCA, OPC, PCA, PresRC, RCUS, URCNA)들만이 정통보수신학을 견지하고 있다. <그림>

3. 세계 개혁교회 주도할 리더십 갖자

제103회 총회를 앞둔 본 교단은 명실상부한 한국교회의 주류교단이자, 규모면에서나 역사성에서도 의심할 바 없는 장자교단이다. 그러므로 동성애, 이슬람, 여성안수, WCC 등과 같은 교단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비성경적, 인본주의, 자유주의 신학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정통보수신학을 수호하고 개혁신학을 공고히 하는 일에 본 교단의 책임과 역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아울러 교단의 역량을 확장해야 한다. 건전한 보수신학을 표방하는 전 세계 개혁교회와 교류를 확대하고, 나아가 세계의 개혁교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이에 교단 산하 상설기구인 세계교회교류협력위원회에서는 본 교단과 교류하는 세계개혁교회를 동반자관계그룹, 선교협력그룹, 일반협력그룹 등 3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각 단계별 기준으로 동성애허용 여부, 여성안수허용 여부, WCC참여 여부, 로마가톨릭과 직제일치운동 가입여부, 종교다원주의 주장 등을 면밀하게 살펴서 교류단계를 결정하였다. 특히 세계교회교류협력위원회 산하 전문위원회를 통하여 매년 세계 각 교단의 총회 주요결의 사항을 살피고 있으며, 각 교단 신학교의 신학동향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다.

먼저 최상위교류관계인 동반자관계그룹에는 세계개혁주의협의회(WRF), 미국장로교회(PCA), 브라질장로교회(IPB), 멕시코민족장로교회(INPM), 페루복음개혁장로교회(IEPRP), 미국정통장로교회(OPC), 세계한인예수교장로회(WKPC)가 있다. 선교협력교류그룹에는 북미기독교개혁교회(CRC), 남아공개혁교회(GKSA), 스코틀랜드자유교회(FCS), 네덜란드기독개혁교회(CGK)가 있다. 마지막으로 일반협력교류그룹에는 일본그리스도개혁파교회(RCJ), 연합개혁장로교회(ARPC),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KAPC)가 있다. 일본그리스도개혁파교단이 동반자그룹에서 일반협력교류로 변경되었는데,

이는 여성안수를 받아들인 것을 고려했다. 화란개신교회(PKN)는 동성애허용, 여성안수허용, WCC참여 등으로 교류명단에서 삭제하였다. <표 2>

본 교단의 영향력은 점차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향하고 있다. 특히 본 교단 출신의 선교사와 목회자들이 전 세계에 흩어져 모범적으로 사역하고 있다. 그러므로 세계 개혁장로교단과의 교류는 선교사들은 물론 우리 교단의 신학을 전 세계에 소개하고 공유하는데 꼭 필요하다. 브라질장로교회(IPB)의 경우 총신출신 목사들을 별도의 편입과정 없이 브라질장로교회 목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남미의 장로교회들은 총신의 신학을 배우기 원하고 있고, 우수한 교수진들을 보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본 교단은 내부적인 결속과 단단한 성장을 지속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개혁장로교회의 마지막 보루로서 그 역할을 감당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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