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평화통일 심포지엄… “대북지원사역도 상황 맞춰 달라져야”

▲ 한국교회총연합이 주최한 평화통일 심포지엄에서 정규재 박사(맨 오른쪽) 등 패널들이 대북지원과 관련한 한국교회 역할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전계헌 총회장 등 4인·이하 한교총)이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한국교회가 감당해야할 새로운 과제를 제시했다. 한교총은 6월 28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한국교회 대북 협력지원 사업의 회고와 방향모색’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발제자들은 “북한의 시장경제를 확대하는 일에 한국교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첫 발제를 맡은 양창석 대표(전 남북회담 본부장)는 먼저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지기까지 장기간 굴곡을 거듭해온 남북미의 관계를 정리했다. 양 대표는 “지난 북미정상회담 등에서 살펴본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우선주의에 돈만 보고 있다”고 평가하고 “미국은 북한과 협상이 잘 되지 않으면 ICBM 폐기 정도 선에서 합의를 마무리 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순서, 주한미군 철수, 영토문제(경계선) 등이 앞으로 남북관계 발전을 저해하는 부분이 될 수 있다며 한국교회의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달라진 북한 상황에 걸맞게 대북지원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창석 대표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그동안 반미정신으로 내부를 통치해왔는데 그것이 불가능하게 되었고, 평양의 젊은이들은 시장화에 익숙해져 ‘자유 없이 살아도 돈 없이는 못 산다’는 정서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앞으로 한국교회가 경제, 사회, 문화, 인도적 분야의 교류 협력을 활성화하여 시장화를 위한 지속적인 상호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논찬에 참여한 정규재 박사(예장합동 통일 전문위원) 역시 “북한 주민들을 꾸준히 만나본 결과, 자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할수록 변화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BAM(Business As Mission) 등에 한국교회가 적극 참여하며 예수그리스도의 이웃사랑 정신을 실천해야 한다. 또한 독일교회를 벤치마킹하여 거시적인 통일 정책을 입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윤은주 박사(평통연대 사무총장)는 그간 한국교회의 대북지원 정책을 점검하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윤 박사는 “긴급구호에서 시작된 한국교회 대북지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개발지원 성격으로 변화했다”며 “초창기에는 사업 항목이 중첩되고 공급자 편의에 따른 지원을 진행했으나, 시행착오 끝에 현지 사정에 맞는 사업과 우선순위를 맞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계도 있었다. 장기간 전방위적으로 대북지원을 진행했지만 반공시대 적대적 대북관을 극복하지 못했고, 민족화합을 선도할 교회의 통일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윤은주 박사는 “교회는 인도주의적 대북지원 원칙을 세우고, 정부 정책과 별도로 교회의 통일 선교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북지원 주체로서 한국교회의 역량은 널리 알려져 있다. 연합했을 때 협상력이 커짐을 기억하며 대북지원 연대를 구성하고, 북한 정권을 상대로 올바른 전략과 전술을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영식 박사(한반도통일선교연구소 연구위원)는 “효용주의에 근거해서 이득을 보기 위한 협상으로 북한을 압박한다면 대북지원은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며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말씀을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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