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교회자립의 왕도 ③색다른 개척과 자립의 경험

산소망교회 … 복음 안에서 상한 심령 위로하는 목회 진력
세 움 교 회 … 성경적 교회비전, 창의적 사역과 연결시키다
더불어숲동산교회 … 자립 넘어 ‘선교적 교회’ 희망 품다

연속기획 ‘교회자립의 왕도’에 세 번째로 소개할 교회는 산소망교회(김철수 목사)와 세움교회(정성수 목사) 그리고 더불어숲동산교회(이도영 목사)이다. 이들 세 교회는 교회개척에 나선 배경과 교회를 개척한 지역 상황과 자립할 수 있었던 이유 등이 모두 달랐다.

인천광역시 연수동 낙후한 지역에서 개척한 산소망교회는 ‘맨 땅에 헤딩’하듯 개척해서 자립 직전에서 좌절하는 여느 개척교회의 모습과 닮았다. 난관을 극복한 경험은 많은 개척교회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삼송신도시에서 개척한 세움교회는 한국교회가 비판받는 문제를 고민하며 본질에 집중하는 교회의 비전을 갖고 개척에 나섰다. 세움교회는 이 시대에 ‘젊고 새로운 교회 개척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더불어숲동산교회는 안산동산교회 분립개척운동의 지원을 받아 개척한 덕분에 차원이 다른 교회를 일굴 수 있었다. 자립과 생존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 지역을 변화시키는 목회와 사역의 모형을 보여주고 있다.

▲ 산소망교회  김철수 목사가 주일학생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산소망교회는 2009년 10월 김철수 목사가 인천시 연수구 연수1동 상가 지하에서 개척했다. 김 목사는 전기전자 전문가로 대기업의 스카우트도 마다하고 30살에 신학공부를 시작했다. 교회를 개척할 때, 재정은 없었다. 가족의 도움을 받아 보증금 1000만원 월세 30만원의 예배처소를 얻었다.

“이 지역은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사는 월세촌입니다. 교회 앞 골목길이 150미터였는데, 개척교회가 5개였습니다. 그 교회들이 모두 전도지를 돌리고 집집마다 전도지를 붙였습니다. 명함전도 사탕전도 건빵전도 붕어빵전도 할 수 있는 전도는 모두 해봤습니다.”

재정이 부족한 목회자들은 임대비가 싼 지역을 찾는다. 그런 지역에 개척교회들이 상가마다 세워지고, 어쩔 수없이 경쟁 속에 전도와 사역을 하게 된다. 이런 전도 과잉현상은 지역민들에게 부정적인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김철수 목사는 전도의 방향을 전환했다. 아들의 친구들에게 기타를 가르치면서 교회로 이끌었다. 힘든 가정에서 사는 아이들을 섬기며 사랑을 주었다. 김 목사의 관심과 사랑에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복음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가정과 학교에서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고 변화했다. 변화된 아이들을 보고 부모들이 김 목사를 찾았다. 이웃 부모들도 문제를 일으킨 자녀를 데리고 산소망교회에 왔다. 개척 2년 만에 장년 20명, 청소년 30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자리 잡았다.
중고등학생들이 김철수 목사에게 마음을 연 배경은 2가지다. 첫째는 앞서 설명한 조건 없는 사랑이다. 오직 복음을 전한다는 소명에 집중해서 학생들을 섬겼고, 그 진심을 청소년들도 느꼈던 것이다. 둘째는 김 목사가 준비된 사역자였기 때문이다. 부교역자로 사역할 때, 김 목사는 중고등부를 담당하며 레크레이션 강사자격증, 상담사자격증, 가정폭력 성폭력 상담자격증, 청소년독서지도사 자격증 등을 취득했다. 청소년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목회자였다.

하지만 산소망교회는 여느 개척교회처럼 성장하다가 성도들의 절반 이상이 떠나는 상황을 겪었다. “실망감과 좌절감은 너무 컸습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때 저를 붙잡아 준 것은 성경 말씀과 기도였습니다. 매일 밤마다 예배당에서 기도했는데, 어느 날부터 성도들도 함께 기도하더군요. 늦은 밤 기도소리를 듣고 주민들이 산소망교회는 기도하는 교회, 성령충만한 교회라고 소문이 났습니다.”

산소망교회는 기도의 힘으로 다시 일어섰고 현재 청장년 50명과 주일학생 50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자리 잡았다. 다음세대에 집중하면서 관계전도와 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김철수 목사는 소망이풍성한교회(김창현 목사)를 비롯해 뜻있는 교회들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그리고 개척을 준비하는 목회자들에게 말했다. “목회자가 먼저 기도와 말씀의 능력을 믿고, 모범을 보이십시오. 주님은 여러분의 마음을 보시고 맞는 영혼을 보내주실 겁니다.”

▲ 세움교회 산소망교회 더불어숲동산교회는 교회를 개척한 지역과 처한 상황과 비전 등 모든 것이 달랐다. 하지만 정성수 목사(위)와 김철수 목사(가운데).

세움교회는 2012년 1월 1일 정성수 목사가 개척했다. 한창 개발 중인 삼송신도시를 염두하고 인근 고양시 덕양구 신원당마을에 예배당을 마련했다. 정 목사는 교회를 개척하며 분명한 소명과 비전이 있었다. 사회에서 비판받는 교회의 현실을 가슴 아파하며,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문제들을 극복하고 싶었다. “큰 교회를 이루기보다 지역 사회의 작은 교회로 존재하고, 자산을 소유하지 않고 지역 사회에 환원하며 재정에 자유로운 교회로 알려지길 원했습니다. 이런 교회의 모습은 바로 성경적인 교회, 본질에 충실한 교회였습니다.”

정성수 목사가 교회를 개척한 이유와 출발점은 달랐다. 정 목사는 의식적으로 ‘교회가 비판받는 문제를 극복한 성경적인 교회’를 보여주고 싶은 비전이 있었다. 정 목사는 이 거룩한 열정과 비전을 사역과 연결시켰다. ‘지역 사회의 교회’가 되기 위해 독거 어르신을 위한 반찬봉사를 시작했고, 절기에는 독거어르신들이 필요한 물품을 헌물로 받아서 전달했다. 홀로 쓸쓸히 연말을 보내는 어르신을 교회로 초대해 섬겼다.

2015년 5월 삼송신도시로 예배당을 이전한 후부터 지역의 특성을 파악한 사역을 펼쳤다. 삼송신도시는 젊은 부부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었다. 교육수준은 높지만 문화시설이 부족한 지역 상황, 맞벌이 부부가 많은 것도 지역의 특징이었다. 세움교회는 자녀를 위한 독서교실과 젊은 엄마를 위한 책읽기모임, 중년의 여성을 위한 클래식음악감상 모임, 브런치 카페 시음회를 진행했다. 독서교실과 책읽기모임에서 지역 주민들과 만났고, 복음전도에 앞서 주민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데 집중했다.

정성수 목사가 알려준 창의적인 사역이 있다. 대부분 개척교회는 상가에서 시작한다. 상가 예배당은 기독교인이나 비기독교인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는,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정 목사는 “상가 건물은 다양한 가게들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오고갑니다. 소통의 측면에서 단독 건물보다 더 많은 기회가 있습니다. 다른 상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지역 사회의 정보와 현실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점은 효율적인 공간활용이다. 세움교회는 상가에 입주한 후 같은 건물의 학원과 태권도장과 접촉했다. 주일에 적은 사용료를 내고 그 사무실을 임대해서 교회학교 예배와 교육의 장소로 사용했다. 부족한 예배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유익과 함께 학원 관계자들과 소통하고 교회를 알리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지역의 필요를 채워주는 사역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공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세움교회는 교회의 본질을 드러내는 사역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교회가 부흥하고 자립한 이유를 잘 모릅니다. 고민한 것은 성장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와 목회가 무엇인지 였습니다. 앞으로도 예수님의 삶과 정신을 닮아가는 목회, 사랑하고 희생하는 섬김의 교회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 더불어숲동산교회 이도영 목사는 ‘성장을 통한 자립’에 목표를 두지 않고, 복음에 집중하며 지역 속의 교회로 자리잡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가 자립으로 나타났다.

더불어숲동산교회는 자립성공 사례로 어울리지 않는다. ‘맨 땅에 헤딩’하듯 개척하지 않고, 분립개척운동의 지원을 받은 것 때문은 아니다. 더불어숲동산교회는 자립을 넘어 ‘한국교회의 다양한 영적 전통을 통합하고, 10년 후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교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숲동산교회는 이도영 목사가 2010년 1월 분립개척운동으로 유명한 안산동산교회에서 4번째로 분립 개척했다. 이전에 분립개척한 교회들에 비해 지원은 적었다. 하지만 남다른 비전이 있었다. 이도영 목사는 개척하기 전부터 한국교회가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향후 교회가 나아갈 목회와 사역의 방향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현대 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복음의 본질과 복음의 공공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 문제는 우리에게 ‘교회는 무엇인가?’라는 교회의 본질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교회는 세속사회에서 어떻게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존재하는가?’라는 타당성과 적합성에 대한 고민을 낳는다. 이런 고민 속에 더불어숲동산교회는 ‘공동체성과 공공성을 회복하는 선교적 교회’라는 비전을 갖게 됐다.”

그 현장은 역시 지역 사회이다. 더불어숲동산교회는 지역을 제대로 섬기기 위해 ‘페어라이프 센터’라는 엔지오를 설립했다. 상가에 마련한 예배당에서 지역을 섬기는 다양한 교육 활동과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열었다. 바자회, 벼룩시장, 크리스마스마켓 등 나눔과 섬김의 장으로 활용했다.

지역을 품는 이런 사역 덕분에 더불어숲동산교회는 화성 지역의 주민들이 만나고, 지역을 위한 사업을 공유하고 펼치는 플랫폼(공유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작년 이도영 목사는 더불어숲동산교회 사역의 가치와 비전을 정리해서 <페어 처치>(새물결플러스)란 책으로 출판했다.

더불어숲동산교회는 청장년 150명 주일학생 100명이 출석하고 있다. 한창 성장에 탄력이 붙은 지난 겨울, 부목사와 21명의 성도들이 화성시 상신지구에 향남아름다운교회를 분립 개척했다.
이도영 목사는 오늘의 시대와 목회를 통찰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하지만 서울이 아닌 작은 도시에서, 교회의 대형화를 거부하고 지역을 섬기며 변화시키는 교회를 목표로 사역하고 있다. 이 목사는 “교회의 본질을 붙잡고 사역하는 훌륭하고 능력있는 목회자들이 곳곳에서 묵묵히 사역하고 있다. 이런 목회자들이 한국교회의 리더십으로 일어나길 바란다. 교회의 본질을 고민하며 지역 사회와 동행하는 모델 교회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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