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맞잡은 북미정상회담. 양국 정상은 ‘새로운 북미 관계 추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쟁포로 유해 발굴’ 등 4대 핵심 내용을 담은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

그런데 공동합의문 내용이 알려지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국내 일부 언론에서 비판을 쏟아냈다. 공동합의문에 CVID의 V와 I가 빠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비핵화’가 바로 CVID라고 말해도 믿지 않았다. 내한한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이야기를 해도 CVID가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오죽하면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기자들을 향해 “바보 같은 질문 말라”고 했을까.

CVID는 북미정상회담 과정 내내 훼방꾼 노릇을 했던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2002년 부시정부 당시 북한 압박 수단으로 만든 개념이다. 존 볼턴 같은 미국 공화당 네오콘은 한반도 평화보다 한반도 긴장 유지가 자국에 유리하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바로 그런 자들이 만든 CVID 프레임에 빠져 국내 언론과 전문가들이 허우적거리고 있는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받아쓰기를 우려했건만 일부 교계단체들도 공동합의문에 CVID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유감을 표했다.

반면 총회 통일준비위원회는 북미정상회담의 의미를 정확히 간파하고 있었다. 통일준비위원회는 “양국 정상이 처음으로 만난 것 자체가 이번 회담의 핵심이고 골자”라고 환영했다. 즉 이번 회담은 북미 관계의 전환점이자 본격적인 대화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공동합의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포괄적인’ 합의문이라고 한 것처럼 ‘완전한 비핵화’를 비롯한 4대 핵심 내용 이행을 위한 향후 협상 기조를 담아낸 것이다.

북미 정상은 수차례 차기회담을 약속했다. 그런 만큼 한반도 긴장 유지를 원하는 세력의 프레임에 갇힐 게 아니라, 양국의 만남을 통해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지속되기를 소망하고 나아가 북한 교회와 동포를 섬기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 평화의 시대를 여는 기독인의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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