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동로마제국이 멸망 위기에 처하자 교황청에서 이시도르스라는 대주교를 보내 “우리가 군대를 파송해 주겠으니 대신 하나를 이루자”고 하였다. 그러나 사실 이 말은 동방 정교회가 로마 교황청에 굴복하고 예속하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황제는 성 소피아 성당에서 싸인을 하고 동서합동 예배를 드렸다. 그러나 당시 노타라스라고 하는 대공이 주교들과 짜고 백성들을 선동하였다. “여러분, 우리가 옛날 십자군 전쟁 때 서방 십자군들에게 얼마나 수치와 모욕을 당했습니까? 황제를 따르지 말고 결사항전을 합시다. 추기경의 모자를 쓰느니, 차라리 술탄의 터번을 씁시다.”

사실 4차 십자군 원정 때 십자군들은 기독교 국가인 콘스탄티노플과 헝가리까지 잔인하게 약탈하고 만행을 일삼았다. 그러니 동로마 사람들이 얼마나 상처가 많고 증오심이 있었겠는가? 그래서 상처와 증오심 때문에 하나 되지 못하고 결국 패망한 것이다. 오늘 우리도 미래를 보지 못하고 과거의 상처에 얽매이다가 그 상처가 증오심을 낳고 부정적 자존심에 매이게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상처와 증오심 보다 중요한 것이 상생이고 공익이다. 십자가는 우리의 상처와 자존심, 증오심을 못 박아 버리고 상생의 길, 공익의 길을 보게 한다. 우리도 십자가를 붙들고 그 안에 살아갈 때 하나됨을 이룰 수 있다. 그럴 때 우리가 함께 살고 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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