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의 국가 미국은 해방 이후 우리와 동맹관계 속에서 지나온 가장 가까운 우방이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을 바라보면서 불안한 마음을 떨쳐버리지 못한 것이 우리의 정서였다.

우리가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 여기는 미국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철저하게 자국의 이익을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란 것 때문이다. 트럼프 미대통령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인 CVID를 말한 것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임은 만인 공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6·12 센토사 합의문에는 북한의 로드맵도 이를 이행하기 위한 시간표도 없이 포함한 4개항의 이행을 위한 후속협상을 열기로 한 채 회담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포괄적 합의였다. 재능 있고 영리한 협상가란 트럼프 대통령의 말 그대로 김정은 위원장은 향후 이어질 고위급 회담이나 정상회담으로 단계적 비핵화의 문을 열은 셈이 되었다.

우린 이번 센토사의 포괄적 합의에서 4·27판문점 선언에 이은 획기적인 합의를 기대했지만 비핵화는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라는 트럼프의 말을 인정하게 된 셈이 되고 말았다. 또 한 가지 우리를 불안하게 한 것은 비핵화 로드맵을 만들지도 못한 상태에서 한미동맹의 핵심인 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발언 때문이다. 물론 우리들은 비핵화합의와 종전선언 및 불가침협정이 성사되면 연합훈련에 대한 축소와 중단문제가 논의 될 것이라는 예상이었지만 이는 불가역적인 합의 이후가 될 것이라는 것이 그동안의 공감대였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동맹의 기초를 무시한 채 한미훈련을 매우 도발적이라고 표현하여 우리 모두를 불안케 했다. 정부는 남북관계의 진전보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고 외교적 경로를 통한 훈련중단결정을 취소 시켜야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의 전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달성을 전제로 한 것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CVID가 빠진 합의에 대해 “그가 이행할 것이라고 믿는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트럼프의 보증이란 토대 위에서 만들어진 이번 합의는 북한의 CVID없이는 지속될 수 없다.

70년간 이어진 대립과 갈등의 관계 속에서 이번 회담이 관계회복을 위한 신뢰 구축의 길로 들어서길 바란다. 큰 걸음은 떼었지만 완전비핵화란 큰 숙제를 남긴 센토사 합의가 한여름 밤의 꿈이 아닌 한반도 평화의 결실로 다가오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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