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소위 보수 정당이 참패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를 했다. 민심은 천심이라 했는데 그동안 보수당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야기됐던 부정한 일들을 정치보복이라 하며 감싸 안았던 점이 결정타였던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은 정치권을 향해 끊임없이 공의를 요구했지만 그때마다 정치권은 요지부동이었다. 오히려 국민을 업수이 여기는 것이 다반사였다. 물론 보수 정당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자유한국당이 ‘TK경북당’이라 불릴 정도로 오그라들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이와 같이 국민의 정서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지금 국민들은 경제성장에 따른 공정한 분배와 복지를 통한 삶의 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거기다가 통일을 대비한 합리적 대안을 요청하고 있지만 정치인들은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방탄국회만 고집하며 변화를 도모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국민들의 눈높이는 G7 수준인데 국회의원이나 정책입안자들의 의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낮은 수준에서 국민을 윽박지르기만 한다. 그런 태도에 실망한 성난 민심이 이번 지방선거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눈을 돌려 교단과 한국교회를 보자. 결코 우리 정치권과 다를 바가 없다. 한국교회총연합이 곧 법인설립을 위한 총회를 연다. 원래 출범할 때는 한국교회의 하나됨을 부르짖었지만 또 다른 기구가 생길 뿐이다. 이렇듯 한국교회는 교단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문제의 정점에 신학이나 신앙의 부재가 아닌 교권에 있다. 이 점이 못내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한국교회는 총회장이나 감독회장이 되면 아직도 교황처럼 군림하려고 든다. 그러다보니 법과 원칙도 없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사회와 동떨어진 사고로 교단을 이끌기도 한다. 허세에 의한 통치다. 신학교 문제나 목회자 세습이나 목사은퇴 후 예우 등은 세상과 거리가 멀게 진행되고 있다.

요즘 교인들의 수준은 목회자와 버금간다. 오히려 다면도로 평가한다면 교인들이 더 높을 수도 있다.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교인들의 수준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목회자와 한국교회는 빨리 인식하길 바란다.

교회에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얘기하려면 목회자의 의식수준부터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듯 변화되지 않으면 멸망한다.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70~80년대의 틀에서 벗어나 젊은 사고로 깨어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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