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학 선교사, 리서치 보고 … “현지 교회·사역자 연합 어려움 겪어”

‘무분별 선교’ 폐해도 심각 … “지역 실정에 맞는 맞춤 전략 진행해야”

▲ 이대학 선교사는 2014년까지 몽골 선교사로 사역했다.

이대학 선교사(동서선교연구개발원 한국대표)가 칼미크 몽골족에 대한 선교 리서치 결과를 발표했다. 칼미크 자치공화국은 러시아 남부 볼가강 하류의 서쪽 강변, 카스피해 서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러시아 연방에 소속된 몽골계 공화국이다. 전체 인구의 57.4%는 칼미크 몽골족이며, 러시아인이 30.2%로 두 번째로 많다.

리서치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칼미크인들은 불교도로, 칼미크 수도인 엘리스타 시내 중심부에 유라시아에서 최대 사원인 ‘황금사원’이 자리 잡고 있다. 러시아 정교회도 존재하고는 있지만 여타 다른 지역이나 공화국과 비교했을 때 규모가 크지 않고, 정교회 숫자도 많지 않다. 개신교회는 엘리스타에 정부에 등록된 교회가 두 곳 있으며, 가정교회도 소수 있다. 지방에서는 개신교가 더욱 열악해, 칼미크 전체적으로 개신교인 숫자가 400여 명으로 전체 칼미크 인구의 0.2%에 불과하다.

이 선교사는 리서치를 통해 “현재 칼미크 교회들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교회와 사역자들이 서로 연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수도 엘리스타의 경우 4∼5년 전에는 목회자들의 기도모임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졌고, 성도들이 자기 마음대로 교회를 옮겨 교회들간 사이도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교회에서 사역자가 문제를 일으켜 치리를 했는데, 다른 교회에서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받아주는 일도 있었고, 교회들 간 신학적 차이로 연합이 어렵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교회와 사역자간 연합 필요 △가정교회 지도자 훈련 필요 △가정사역 필요 △젊은이 부재 문제△알콜중독과 그에 따른 문제 등이 칼미크 교회와 칼미크 지역의 과제라고 진단했다.

▲ 전통 의상을 입은 칼미크 몽골족 여인들.

이와 함께 이 선교사는 칼미크 몽골족 선교에 대한 실제적인 제안도 더했다. 그는 첫째, ‘동반자 선교’를 강조했다. 선교사가 직접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개척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미 세워진 교회들, 그리고 가정교회들과 연합하고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러시아 종교법으로는 외국인들이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선교 활동을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그러므로 선교사들은 현지 교회와 지도자들과 연합하여서 사역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사역을 하는 최선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둘째, ‘무분별한 선교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년 초 한국에서 간 단기선교팀이 러시아어나 영어도 거의 못하면서 무작정 칼미크로 들어가 초라한 행색으로 현지 교회에 무례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자신들이 온 목적과 이유를 밝히지 않고 무조건 거주지 등록이나 지방으로 가는데 도와달라고 하는 등 물의를 일으키고 간 경우도 있었다”며 무분별한 선교는 오히려 선교의 문을 닫는 결과를 초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셋째, ‘지역 설정에 맞는 선교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교 현지의 상황과 정서에 맞고, 현지인들과 교회에 필요에 맞는 선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 어떤 교육이나 훈련 프로그램, 사역 방법론도 현지 상황과 실정을 고려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며 “칼미크 선교를 위해서는 먼저 겸손히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며, 그들에게 필요한 필요중심적, 성육신적 선교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 그는 칼미크 몽골족 선교전략으로 △한류를 적극 이용할 것 △전문인 선교 필요 △거주·비거주 선교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 등을 제안했다.

한국 선교계가 규모에 비해 선교 연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특정 지역을 리서치 한 결과 보고서가 나왔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1997년부터 2014년까지 몽골에서 사역했던 이 선교사는 현장 조사와 문헌 조사, 인터뷰 등을 통해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대학 선교사는 “완전한 리서치 보고서라기보다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되어야 할 자료”라며 “외딴 변방 땅, 사회와 경제적으로 열악한 가운데 있는 칼미크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과 사랑과 소망의 복음이 속히 전해지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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