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호 센터장(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 유미호 센터장(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미세먼지 대책이 서울시장 선거에 주요 이슈로 등장했습니다. 편히 쉬어야 할 침대에서 방사능이 나오고, 우리가 버린 폐비닐을 먹은 돌고래가 죽음을 당한 뉴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환경 문제는 우리의 삶과 밀접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교회는 환경에 대한 사회의식이 높아진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교회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되새기고,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사역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교회가 앞장서서 창조질서 회복을 위해 일한다면, 사회는 교회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될 것입니다.

교회가 창조질서를 회복하고 환경에 앞장서는 사역이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교회를 찾아오고,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교회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사역입니다. 바로 종이팩과 종이컵 등의 재활용입니다.

우리는 복사지 한 장, 종이컵과 종이팩, 신문지와 골판지, 화장지 하나를 아무런 의식 없이 사용합니다. 한 사람이 평생 쓰는 목재, 종이를 합치면 소나무 237그루나 된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복사지로 베어지는 건 87그루 정도입니다. 종이컵은 한 사람이 하루에 서너 개씩 사용하면, 1년에 1460개를 쓰고 이는 약 6그루의 나무에 해당합니다.

우리가 일찍이 종이가 곧 나무요, 창조의 숲임을 알았더라면 양상은 달랐을 것입니다. 이면지 사용은 물론 양면복사를 하고, 재생 복사지와 재생화장지 사용을 즐겨했을 것입니다. 일회용 종이컵 사용도 삼갔을 것입니다. 사용한 종이는 최대한 재활용하기 위해 힘썼을 것입니다.

종이 재활용을 위해서 우선할 것은 현명한 분리배출입니다. 특히 음료 포장용기인 종이팩은 순수 천연펄프로 만들어져 있어서 다시 종이로 재활용하기 좋습니다. 100% 수입에 의존하는 천연펄프로 만들어 양면에 무독성 폴리에틸렌을 도포한 원지를 사용하여 만든 포장용기입니다. 그렇기에 종이팩은 일반 종이와 뒤섞어 버려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들 종이팩이 일반 폐지와 섞여 배출되고 있습니다. 학교와 같이 집단 급식되는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일반폐지와 혼합해 배출하는 듯합니다. 순환자원유통센터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한 번 폐지에 섞인 ‘종이팩’은 사실상 별도 선별이 불가하다고 합니다. 일반 종이와 재질구성 상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통계로 보면, 현재 우리는 환경부 고시 의무율(32.1%, 2만4000톤)의 68%밖에 재활용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더구나 최근 몇 년 간 수거량도 매년 줄어 미이행 벌금(부과금)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종이팩 재활용에 투자되어야 할 자금이 벌금으로 소진되고 있는 것인데, 그 액수가 2017년 기준 24억이나 됩니다.

이제라도 교회가 앞장서 창조의 숲을 기억하며 종이팩 재활용에 힘을 모으기를 소망합니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blog.daum.net/ecochrist)은 한국종이팩자원순환협회와 협력하여 종이팩 분리수거함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우유나 주스 팩을 회수하여 화장지나 현금으로 교환한 것을 이웃과 나누자는 캠페인입니다.

회수는 재활용업체가 와서 하겠지만, 교환 단가가 크지 않으니 적정한 양을 모아놓을 공간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섬기는 교회에서 하되, 규모가 크지 않을 경우 지역 내 몇 교회가 협력하여 한 곳에 수집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적정량이 모이면 직접 수집업체에 가져다주어도 될 것입니다. 

직접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은 지구 온도를 늦추는 적극적인 방법입니다. 종이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한 번 사용한 종이제품을 재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순수 천연펄프로 만들어진 종이팩을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일반 종이와 뒤섞어 버린다는 것은, 날로 심각해져가는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할 것입니다.

교회가 창조의 숲을 기억해내고, 필요만큼 종이를 사용하되 쓴 만큼 나무를 심고, 한 번 쓴 종이제품은 최대로 재활용하게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버려지는 종이팩을 정확한 분리배출로 살려, 우리 모두가 기후변화로 신음하는 피조물에게 당당해지고 골고루 창조의 숲을 누리게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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