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복음이 전해진지 130여년이 지나면서 한국교회는 놀라운 수적 성장을 이루었다. 세계적 대형교회의 절반 이상이 대한민국의 수도권에 모여 있다는 이야기는 지난 20세기 우리들을 자랑스럽게 한 이야기들이었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한국교회는 만신창이가 된 채 이 사회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신세가 되고 있다. 성장하던 교회가 저 성장의 늪에 빠진 것은 성장과 함께 이루어져야 할 성숙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신앙성숙의 바로미터는 목회자의 윤리의식이다. 우리는 개혁신앙과 신학의 요람이라는 총신을 다니면서 신자가 되라, 학자가 되라, 성자가 되라, 전도자가 되라, 목회자가 되라는 교훈 아래 목회자의 소양교육을 받았다. 그런데 이런 좋은 교훈 아래서 신학을 마친 목회자들이 정작 그리스도인다운 모습을 가졌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목회와 신학>이 만 19세 이상 교회 출석성도 500명과 목회자 300명을 대상으로 신앙 성숙도 조사를 한 것을 보면 한국 개신교인과 목회자의 문제는 하나님과 나 외에는 관심이 없음을 드러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조사결과는 절반을 넘는 성도들이 스스로 미성숙한 신앙인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행복을 위하여 부름 받은 것이 아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부름 받은 것이 아니라 열방이 그를 통하여 복을 받는 통로로서의 소명이었다. 이스라엘도 자신들의 유익을 위한 나라가 아니라 제사장 나라로 부름 받았던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우리끼리만 서로 사랑하는 집단이 아닌 공교회로서 세상의 빛과 세상의 소금으로서의 공동체로 부름을 받은 것이다. 기억해야 한다. 애당초 우리 신앙은 사적이지 않고 공적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특히 목회자들은 내 모습 이대로의 정직한 모습이 아닌 이중인격자로서 자신을 위장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소위 스펙이라는 것에 익숙하여 목사라는 명예에 만족하지 못하여 자신을 포장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특히 자신의 목회를 과장하는 모습은 한국교회의 큰 병리현상이 되고 있다. 어디 성경에 교인이 몇 명인가가 기록되어 있는가, 어디 성경에 교회가 얼마나 큰가를 기록하고 있는가. 그런데도 성장 위주 가시적인 현상을 성공의 기준으로 보는 세속의 가치관이 교회 안에 들어와 있다.
한국교회가 바로 되려면 목사와 장로들이 위장과 포장과 과장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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