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교회, 예배와 섬김의 은혜 회복에 집중
꾸준히 단련된 영적 근육 안정적 성장 견인

▲ 김용국 목사는 건강하고 기본이 든든한 교회 세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은 쉽지만, 반석 위에 집을 짓기는 어렵고, 그래서 실천하는 이들이 드물다. 목회도 그렇다. 터를 다지고 기둥을 심으며 땀 흘리기보다, 조급하게 벽을 세우고 지붕을 얹으려 할 때가 많다.

수원 세류동에 위치한 수성교회(김용국 목사)는 더디고 힘들더라도 반석 위에 집 짓는 쪽을 택했다. 1999년 39살 나이에 담임목사로 부임한 김용국 목사는 ‘기본이 튼튼한 교회’ ‘살아 움직이는 교회’ ‘내 집 같이 평안한 교회’를 수성교회의 영구표어로 내걸었다. 기본이 튼튼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예배와 말씀, 기도를 강조했고, 살아 움직이는 교회의 모습으로는 이웃 섬김과 선교를 가르쳤다.

또 새가족들을 배려하고, 성도들이 친교의 기쁨을 체험하는 내 집 같이 평안한 교회를 만들고자 했다. 김 목사는 “이런저런 교회성장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교회를 과시하고 꾸미는 목회가 아니라 기본에 충실하자는 생각이었다”며 “젊은 나이에 담임목사가 됐지만, 그럴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기본을 바로 다지기 위해서는 ‘기본’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했다. 김 목사는 예배의 기본을 초대교회에서 찾았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주일이면 모여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뻐하고 찬양했던 것처럼, 예배는 기쁘고 감격적인 예배여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성도들이 주일예배를 비롯해 모든 예배 가운데 기쁨과 감격을 체험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애썼다.

“전통과 보수는 무게를 잡는 거라는 생각이 많은 것 같아요. 개혁주의 보수신앙에 자부심은 가져야겠지만, 우리 장로교회와 성도들은 지금 바리새인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 설립 55년을 맞는 수성교회는 2016년 지상 5층 지하 2층 규모의 새 교회당을 건축해 입당했다. 사진은 지역 주민들을 섬기는 사랑의 나눔터.

김 목사는 기도에도 많은 힘을 기울였다. 특별히 금요심야기도회를 정말 기도회다운 기도회로 만들고 싶었다. 김 목사는 수성교회에 부임하기 전 서울의 한 대형교회에서 7년간 부목사로 사역했는데, 그때 배우고 훈련한 영성운동을 수성교회에도 접목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먼저 기도회 시간부터 늘였다. 9시에 시작해 30분간 찬양을 하고, 9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2시간을 꼬박 설교와 기도, 찬양 시간으로 삼았다. 김 목사는 직접 말씀을 전하고 기도회를 인도하는데, 말씀은 되도록 짧게 하고, 오로지 기도와 찬양에 집중하고 있다. 19년 동안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김 목사는 금요심야기도회 인도를 빼먹지 않았고, 그러는 동안 성도들은 조금씩 영적으로 단련되고 성장했다.

“바쁜 일상 가운데 기도원에 따로 갈 시간이 없잖아요. 금요기도회에서라도 기도해야죠. 금요기도회에 와서 눈물 흘리고 은혜를 체험해서 교회에 등록한 새가족들도 많아요.”

수성교회는 지역 사회를 섬기는 데도 앞장섰다. 지역 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1년에 한 번씩 경로잔치를 열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경로대학을 개설했다. 부활절과 추수감사주일에는 쌀 수백 포를 마련해 지역주민센터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했다. 쌀 포대에는 교회 이름도 드러내지 않고 ‘예수사랑’이라는 스티커만 붙였다.

▲ 어르신 초청 경로잔치.

매년 연말에는 사랑의박스 수백 개를 만들어 수원역 앞에 있는 노숙자들과 지역사회 불우한 이웃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랑의박스는 성도들이 가정별로 직접 만든 것으로, 내복과 치약·치솔, 비누 등 생필품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담은 성탄카드를 담았다. 사랑의박스는 상자 크기도 포장도 제각각이지만, 박스에 담긴 사랑은 한결 같았고,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노숙자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고 있다.

재작년에 입당한 새 교회당 1층에 아늑한 카페를 만든 것도 지역 사회와 소통하고, 섬기기 위해서였다. 주일에는 성도들의 공간이지만, 주중에는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들어와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특별히 영업이 아니라 커피 값을 자유롭게 기부금 형태로 받는 기부카페로 운영해 이웃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수성교회는 선교에도 힘써, 김 목사 부임 이후 주파송 선교사를 두 가정에서 다섯 가정으로 늘였고 그 외에도 19개국 23가정의 선교사들을 협력후원하고 있다. 교회 개척에도 힘써 해외에 다섯 교회를 개척했고, 국내에 교회 분립개척을 두 군데나 했다. 교회 분립개척은 앞으로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성도들의 교제 활성화를 위해 과거 지역별 소그룹을 연령대별 소그룹으로 바꾸고, 새가족들이 편안하게 교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섬김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 성탄절 노방찬양전도.

기본에 충실하자는 김 목사의 생각과 다짐은 교회 성장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김 목사의 목회철학은 교회의 영적인 안정과 성장으로 이어졌다. 19년 전 부임 당시 중·고등부를 합해 320여 명이었던 교회는 2014년 현 위치에 교회당 건축을 시작할 당시 장년예배참석 900명으로 늘어났고, 2016년 5월 현 교회당에 입당한 후에는 장년예배출석 1400여 명의 교회로 성장했다.

김 목사는 “세상은 스타 목사를 찾고, 스타 목사가 있으면 교회가 유익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교회가 세워지고 부흥하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 때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겸손한 마음으로 기본에 충실한 목회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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