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연대 포럼… “변혁의 한반도, 차분히 교회의 평화역할 찾아라”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을 둘러싸고 있던 짙은 안개가 걷혔다. 한반도를 넘어 세계 평화를 위한 역사적인 사건을 기대하고 있다.”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뉴욕회담에 이어 워싱턴D.C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한국 사회와 교회도 크게 반기고 있다.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며 노력해 온 교계 대북 통일 기관들은 “남과 북에 각기 다른 정권을 수립한 지 70년 만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바벨론 유수처럼 하나님께서 일하셨다고 믿는다”고 기뻐했다. 평화한국 상임대표 허문영 박사는 “이제 평화의 걸음을 걷기 시작했다. 들뜨지 않고 북한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모든 교회가 기도하며 통일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교계 대북 통일 기관들은 교회와 연합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기도운동을 크게 펼치고 교회의 역할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연이어 진행하고 있다.
평화통일연대는 5월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반도 평화 전환의 변혁기, 무엇을 할 것인가’란 주제로 심도 있는 포럼을 진행했다. 해마다 3주일 동안 평화기도회를 진행해 온 평화한국은 6월 3일부터 전국 8개 도시 23개 교회에서 세이레평화기도회를 갖는다.
쥬빌리코리아 기도큰모임도 6월 6일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열린다.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컬 교회들도 6월 9일 광화문광장에서 ‘평화촛불’을 진행할 예정이다. 평화촛불은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에 전쟁종식과 평화구축을 이루기를 바라며, 평화퍼레이드와 <북미정상에게 보내는 메시지> 등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오성훈 사무총장은 “이번 기도큰모임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리게 되어 더욱 의미 있고 간절하다”며, “시카고 시드니 베를린 방콕 등 해외에서 기도하던 모임과 국내 14개 지역에서 각기 복음통일을 위해 기도하던 쥬빌리안 30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기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도와 함께 한국교회가 복음적인 평화 통일을 위해 준비하고 실천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평화통일연대가 5월 30일 주최한 국회포럼에서 북한 전문가인 박한식 명예교수(미국 조지아대)는 ‘상호 이해와 존중을 통한 이질성 극복’을 통일의 가장 중요한 첫 단계로 꼽았다.
남북한은 70년 넘게 냉전과 분단 상황에서 상대를 적과 악으로 여기는 안보패러다임을 강화해 왔다. 교회 역시 북한 공산주의에게 핍박과 순교를 당한 경험을 간직하고 그 증오를 키워왔다. 하지만 남북한은 같은 민족으로 이념과 체제를 초월한 정서와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 박 교수는 남북통일을 ‘한민족의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접근하면 한계에 부딪친다고 설명하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해서 문제를 풀어가는 ‘이질성 극복’을 강조했다.
박한식 교수는 남과 북이 이질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먼저 ‘제3의 통일행정수도 개성’을 제안했다. 개성공단은 10년 넘게 남과 북의 주민들이 만나서 서로를 이해하고 배웠던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그 공단에서 북한 주민들과 예배도 드렸다. “통일은 한반도 남쪽 절반과 북쪽 절반을 붙이는 것이 아니다. 이 개성에서 북한과 남한은 서로를 배워야 한다. 공단 재가동을 넘어 대학교, 종합병원 등을 지으며 더욱 확대시키고 심화시켜야 한다.”
또 다른 발제자 정운찬 전 총리(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역시 통일을 위한 선행사항으로 ‘남북동반성장’을 제시하고, 개성공단 재가동을 비롯한 남북경협사업의 확대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종화 이사장은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과 인권과 자유의 증진을 위한 사역에서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산가족상봉, 북한 여성 아동 장애인 등 취약계층 집중 지원, 탈북자 보호와 사회화 등을 구체적인 사업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