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성 목사(한국예술고등학교)

▲ 이동성 목사(한국예술고등학교)

“저는 진화론자입니다. 하나님이라는 신이 6일 만에 세상을 만들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말도 안 되는 주장입니다. 천지창조? 그거 다 뻥이에요.”

학생의 빈정거리는 대답이 들려왔다. 학교 현장에 있으면 이러한 일을 자주 겪는다. 차분하게 진화론의 허구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고, 학생은 점점 나의 설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결국 여러 차례의 수업을 통해 그 학생은 하나님을 영접하고 방황하던 시간을 정리했다. 그리고 스스로 진화론의 허구를 파헤치는 용기도 보여줬다.

하루는 학생 한 명이 녹음작업을 해야 하는데 돈이 없다고 했다. 나는 조금도 망설임 없이 지갑에 있던 현금 전부를 건네주었다.

그 친구는 미디작곡 및 보컬, 랩을 했다. 그가 작곡한 곡들을 들어보면 참 잘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 후 학생은 녹음작업이 완성된 CD를 들고 왔다. CD에는 내 이름을 넣어서 나름의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리고 CD를 낼 때마다 항상 찾아와서 감사의 인사를 했다.

소속사와의 다툼으로 계약과 관련하여 힘들어하던 때도 있었다. 그 때에도 찾아와서 고민을 얘기하고 함께 신앙 안에서 극복할 수 있도록 기도했다. 또한 밥 먹을 돈도 없어서 힘들어 할 때 함께 식사하며 신앙에 대해서 나누었다.

그 친구는 졸업 후에도 의리(?)를 배신하지 않았다. 성인이 되어서도 늘 근황을 전해주며 믿음 안에서 관계를 유지해 나갔다. 그는 백지영&송유빈의 듀엣곡 ‘새벽 가로수길’, 이하이&버벌진트&길 콜라보 ‘냉장고’,  쇼미더머니 우승을 하고 고등래퍼2 프로듀서를 맡은 리듬파워 보이비의 ‘호랑나비’를 작곡하는 등 지금도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곡을 작업하는 친구로 성장했다.

물론 하나님과의 의리(?)도 배신하지 않았다. 출석 교회에서도 계속 신앙생활하며 주일학교 부서 선생님으로도 헌신하고 있다.

한국예술고등학교에 부임해 사역하면서 종교학 시간에 전하는 메시지들은 결국 성령의 역사를 통하여 학생들의 마음을 흔들고 그 가운데 하나님을 인정하고 예수님을 영접하는 기적으로 이어진다.

물론 복음에 대한 학생들의 거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아니, 사실 처음에는 거부한다. 그것이 죄성을 가지고 태어난 인간의 본성일 것이다. 하지만 거부하던 친구들 가운데에는 분명 하나님을 만나는 학생들이 있다. 그들을 볼 때마다 “하나님께서 나를 여기에 보내주신 이유가 이 학생 때문이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학생들의 변화는 성경적 세계관 교육과 하나님의 말씀을 통한 복음의 전파가 핵심이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이 열리려면 누군가의 헌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즉 복음 전파에 더해서 우리의 삶이 정말 말씀 안에서의 헌신된 삶으로 학생들에게 비춰지고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학생들은 교목의 헌신된 삶을 통해서 예수님을 배우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학생들에게 어떤 일이 있을 때 언제든 그들을 위해 달려갈 수 있는가를 오늘도 생각해본다.

어떤 때는 열매가 없는 것 같아서 답답함을 느낄 때도 있지만 하나님께서 언제 부르실지 모르는 그 한 사람이 주님께 돌아오는 때를 위해서 오늘도 헌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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