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교회를 위한 참된 신학’ 논문발표회

▲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논문발표회에서 주제발제를 한 유정선 박사(한국성서대, 위 사진 왼쪽 두번째)가 국내 이단 규정 및 해제가 각 교단마다 다른 점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탁지일 교수 “이단 능가하는 도덕성과 사회적 신뢰 보여주지 못하면 해결 힘들어”
‘남북대화 국면서 통일교 영향력 확대와 신천지 탈북자 포교활동에 주목’ 지적도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회장:김윤태 박사)가 5월 12일 과천소망교회에서 ‘교회를 위한 참된 신학’이란 주제로 제35차 정기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조강연을 한 탁지일 교수(부산장신대)는 “한국교회가 이단들을 능가하는 도덕성과 사회적 신뢰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단문제 해결은 요원하다”면서 “이단문제의 해법은 교회의 개혁에 있다”고 강조했다.

탁 교수는 성공하는 이단 교주들에게 보이는 공통점들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첫째 성공하는 이단교주들은 성경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뜻을 몰라서 오히려 창의적이고 비성경적인 주장을 한다. 둘째 자신 스스로를 신격화된 존재라고 믿고 받아들이는 자기세뇌 과정을 거쳤다. 확신을 가지고 사람들을 미혹하고 성도들을 착취한다. 셋째 성경의 내용을 자의적이고 임의적으로 바꾼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기존의 교회에 없는 것을 이단이 가지고 있다고 믿게 된다. 넷째 자신이 따르던 교주를 딛고 넘어선다. 이단교주들은 자신이 추종했던 교주들의 권위를 훼손하고 독자적인 세력을 만들 명분을 만든다. 다섯째 남성 2인자들의 배신을 수차례 목도해 온 이단 교주들은 후계구도 정착에 남다른 신경을 쓴다. 최근 주요 이단들의 후계자가 대부분 여성들인 것이 그 때문이다. 여섯째 성공한 이단 교주들은 부동산 확보에 열을 올려 돈을 벌었다. 일곱째 속여서 성공했다.

▲ 탁지일 교수가 기조강연을 통해서 통일은 이단과 또다른 싸움이 예상되는 단계가 될 것이기에 교회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탁 교수는 “왜 착하고 순수하게 살던 사람, 그리고 전문교육을 받은 석박사들이 이단에 미혹되느냐고 묻는 물음이 많다”면서 “이단은 성경의 조각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보는 비성경적인 눈을 심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일단 이단에 접촉하여 그 세계관을 주입받게 되면 특정한 관점으로 가족과 교회와 세상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에 성품이나 학력이 장애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이단에 빠지면 잘못됐다는 사실을 자각하더라도 돌아오기가 힘든데, 이는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기 위한 자기합리화 과정에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탁 교수는 “자신의 잃어버린 정체성을 회복하고 이를 통해 가정과 교회를 회복하는 일이 이단대처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면서 “사이비 종교 문제에 있어서 정죄와 분리보다 치유와 회복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탁 교수는 “남북 평화가 조성되는 지금 시기는 이단문제에 새로운 위기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북한과 동북 3성에 한국 이단들이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고 어떤 기업과 종교보다 북한에 깊숙이 진출해 있는 통일교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탁 교수는 통일교 외 다른 이단들의 활동도 활발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동북 3성에 충분히 마련하고 있는 신천지와 하나님의교회를 비롯한 한국 이단들의 영향력도 넓어질 것이며 국내 거주 새터민에 대한 적극적인 포교 활동을 펼쳐 온 이단들의 활동도 가시화될 것이다. 남북한 평화의 시기는 이단문제의 새로운 위기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미래에도 한국교회는 이단 대처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요사이는 이단들이 사회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문외한의 경우 분쟁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기성교회보다 선행을 하는 이단교회들이 더 낫다는 생각마저 갖고 있다.

탁 교수는 “만약 교회가 이기적이고 이단이 이타적이라면 교회의 이단 규정을 주변사회가 어떻게 공감할 수 있을까”라면서 “교회가 그 역사가 더 길고 양적으로 우세하며 정통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단을 정죄한다면 사회적 공감대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탁 교수는 “빛과 소금의 삶을 사는 교회만이 종교적 다양성과 관용의 시대에 뿌리내리는 이단들의 도전에 당당하게 응전할 수 있다”면서 “교회 개혁과 이단대처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강조했다.

▲ 기조강연에서 김영한 교수가 정통과 이단을 구분하는 10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두 번째 기조강연을 한 김영한 교수(기독학술원장)는 참 영을 분별하는 기준을 10가지로 제시했다. △교리적 기준(그리스도 시인, 삼위일체 시인, 성경 시인, 공교회 시인, 사도신경 고백), △윤리적 기준(성결, 인격적 신뢰, 인격적 삶, 희생과 헌신, 사회적 선의 열매).

또 유정선 박사(한국성서대)는 주제발제를 통해 국내 교단들이 어떤 교단은 이단으로 규정하고 어떤 교단은 해당 이단을 해제하는 경우가 있어서 혼란을 주고 있다고 염려했다. 박 모 목사가 대표적으로 국내 수많은 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했으나 2009년 개신대학원대학교 모 총장은 “현재는 이단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또 2016년에는 예장통합교단이 이단해제를 선언했다가 취소하는 해프닝을 보였다.

이단 규정에 대한 정도가 교단마다 다른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동성애 지지자로 문제시됐던 임 모 목사의 교회에 대해서, 예장고신은 이단성 있는 단체, 예장대신은 차기 총회까지 다시 연구, 예장합동은 참여금지, 예장합신은 이단으로 규정했다. 이단으로 규정하지 않았거나 타교단들의 이단규정에 항의한 교단들도 있었다.

이밖에 주제발제자 이경직 박사(백석대)는 “본질적 교리 차이가 없으면서도 연합과 일치를 이루지 못하는 장로교단부터 회개해야 한다”면서 “공동 신앙고백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호 박사(서울신대)의 ‘디트리히 본회퍼의 그리스도 이해’, 박성철 박사(총신대)의 ‘헬무트 골비처의 정치신학에 관한 연구’, 안인규 박사(백석대)의 ‘하나님 말씀의 삼중적 형태에 대한 바르트의 견해’ 등의 논문도 발표됐다.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회장 김재윤 교수는 “신자들의 삶과 목회현장에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자 이번 논문발표회를 마련했다”면서 “통일성있고 영향력있는 발표회가 되도록 모든 발제자들이 사전준비포럼을 함께하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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