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기구 통추위 합의서 작성했지만 한기총은 내부 조율 실패

▲ 한교총 한기총 한기연 등 3개 기구가 처음으로 함께 모여 통합을 위한 합의서를 작성했지만, 한기총이 내부에서 통추위를 구성하지 못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사진은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한 한기총 임원회 모습.

한국교회 연합기구의 통합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연합 등 3개 기구 통합추진위원회가 5월 10일 서울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에서 합의서를 작성했으나, 한기총이 내부에서 입장을 조율하지 못했다.

10일 모임에는 그간 한교총과 한기총 위주로 진행했던 통합 논의에 한기연도 합류해 긍정적인 기류가 보이는 듯 했다. 한교총 신상범 이경욱 목사, 한기총 이태희 황덕광 목사, 한기연 권태진 송태섭 목사는 “3개 연합기관이 조속히 하나 되는 것을 위해 한기총과 한기연은 법인 존속을 주장하지 않고, 한교총도 법인화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문제는 한기총이었다. 한기총 통추위원장으로 나선 이태희 목사가 아직 임원회에서 임명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기총은 다음 날 서울 연지동 사무실에서 긴급 임원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한기총 엄기호 대표회장은 “한국교회 하나 됨을 위해 통추위를 구성하고 일을 진행하게 해달라”고 건의했다. 그러나 임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임원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두 기구와 ‘통합’하는 게 아니라 나간 교단들이 들어오는 ‘복귀’여야 한다 △이태희 목사는 작년 총회에서 직무정지를 받았으므로 통추위원장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하성여의도가 한기총 탈퇴 의사를 밝힌 것도 임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기하성여의도는 지난 5월 1일 실행위에서 “한기총이 5월 21일까지 한교총과 통합하지 않을 경우 한기총을 탈퇴하겠다”는 결의를 한 바 있다. 임원들은 “한기총 대표회장 소속 교단인 기하성여의도가 힘으로 협박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갑론을박 끝에 한기총은 이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차기 임원회에서 다시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한교총과 한기연은 서두를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교총 대변인 변창배 목사는 “무엇보다 절차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무리하게 진행하다보면 다시 소송과 분쟁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한기총이 임원회 결의 등 적법한 순서를 거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기총 내부 분열이 계속된다면 기하성여의도가 한기총에서 빠져 나오는 등 결국 한기총을 배제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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