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원 교수 “18세기 이후 창조주 제거해버려”
교파별 인식 차이 확인했지만 대화 의지 강조

10일 현대신학 대토론회

‘현대신학에 하나님이 있는가?’라는 흥미로운 주제로 교파를 초월한 신학자들과 천주교 사제까지 한자리에 모여 토론회를 벌였다.

국민일보목회자포럼(대표:소강석 목사)은 5월 10일 여의도 CCMM 빌딩에서 현대신학 대토론회를 갖고, 현대신학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이날 토론회 주제발제는 현대신학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서철원 교수(전 총신대 대학원장)가 담당했으나, 신학적 색깔이 다른 교파의 학자들이 발제에 버금가는 시간을 사용해서 서 교수의 주장을 반박했다. 따라서 현대신학을 비판하되 다른 의견에도 귀를 열어놓겠다는 주최측의 열린 자세가 돋보였다.

▲ 현대신학대토론회에서 박종화 목사(왼쪽 세번째)가 토론회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신구교 학자와 목회자들이 ‘신론’을 주제로 만났다는 의의가 있었다.

발제자 서철원 교수는 ‘현대신학에는 하나님이 없다’는 제목으로 슐라이어마허, 칼 바르트, 폴 틸리히, 칼 라너, 위르겐 몰트만 등 5명의 신학자들의 사상을 비판했다. 서 교수는 “고대교회부터 학자들은 철학으로 신학을 표현해왔으며 이런 경향은 17세기까지 계속됐으나 그래도 복음의 진리내용을 성경대로 밝혀왔다”고 운을 뗐다.

서 교수는 “그러나 18세기 들어 계몽주의 철학자 칸트가 경험할 수 없는 것은 알 수 없다고 외친 이후 현대신학은 창조주 하나님을 제거해버렸다”면서 “칸트의 영향을 받은 현대신학자들의 신학에는 성경이 말씀하는 하나님이 없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의 발제는 토론자들로부터 상당히 거센 항의를 받았다. 먼저 바르트신학을 전공한 오영석 박사(전 한신대총장)는 “칼 바르트 목사가 하나님의 존재나 삼위일체를 부인했다는 주장은 너무 지나치다”면서 “자신이 속한 교단의 신학적 입장으로 비판하기 전에 바르트의 저서와 행적을 있는 그대로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새데엔교회)는 “서철원 교수의 논지는 명료하고 현대신학 교리를 깊이있게 논파했다”면서 “서 교수가 지적한 대로 틸리히, 슐라이어마허, 칼 라너 등의 신학에 성경적 하나님이 없다는 지적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밝혔다.

이형기 박사(장신대 명예교수)는 “서 교수의 슐라이어마허 비판은 지지하지만 칼 바르트 신학에 대한 주장에는 반대한다”면서 “서 교수가 바르트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바르트가 가졌던 서사에 나타난 신학을 따르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함세웅 박사(전 가톨릭대 교수)는 “신학적 견해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여 그것을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함께 할 수 있는 사역을 찾아 힘을 모아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토론은 한국교회 신학의 발전을 도모하고 한국교회의 하나됨을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참석자들은 신학적 간극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한국교회 전체에 닥칠 미래의 영적 도전 앞에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첫 걸음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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