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을 위해 때때로 야외활동을 기획해서 추억을 쌓게 하고 있다.

상록수마을 성기만 목사 18년째 그룹홈 운영
집잃은 학생의 아버지 역할 진력, 성장 도와

여러 가지 이유로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가정에 있을 수 없게 된 청소년들을 사랑으로 품어 그들의 아버지가 된 목회자가 있다.

▲ 안산 상록수마을 대표 성기만 목사는 소외된 학생들을 섬기므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안산 상록수마을 대표 성기만 목사(평서노회)는 18년째 그룹홈(대안가정)을 운영하면서 소외된 어린학생들을 섬기고 있다. 그는 4개의 그룹홈을 관리하고 있으며 그룹홈에는 모두 28명의 학생들이 사회복지사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

그룹홈들은 상록수마을 사무실 및 교회가 있는 본오동 주변에 흩어져 있다. 그룹홈들은 일반 빌라에 마련되어 있어서 누가 일러주기 전에는 그룹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없다. 이곳에서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남녀 학생들이 복지사들의 돌봄을 받아가면서 여느 가정의 청소년들과 다름없이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수백여개의 그룹홈이 있고 그 가운데 만18세 미만의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아동그룹홈은 400여 개가 된다. 성기만 목사가 거주하고 있는 안산에는 28개의 그룹홈이 있는데 평균적으로 볼 때 타도시에 비해서 꽤 많은 편에 속한다. 그룹홈은 1990년대 후반 서울시부터 도입을 했으며 차츰 늘어나는 추세다. 보육원이나 고아원은 아이들 개개인에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수 없으나 그룹홈은 최대 7명으로 이뤄져 더 많은 관심을 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기만 목사는 그룹홈 운영에 필요한 대외적인 일에 치중하고 있으며 본부 겸 예배당을 주중에는 학습공간으로, 주일에는 예배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그룹홈에 살고 있는 학생들은 학교가 파하면 교회로 와서 복습을 하는데 이때 사회복지사 선생들이 지도를 해주고 있다. 정부의 관리하에 그룹홈을 운영하고 있기에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해서는 안되지만 주일예배만큼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와 함께 예배하고 있다.

▲ 안산 상록수마을 산하에는 4개의 그룹홈이 운영되고 있고, 각 그룹홈에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가정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아동과 청소년들이 사회복지사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대표 성기만 목사가 그룹홈 청소년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있다.

성기만 목사는 총신대신대원에 다니던 전도사 시절부터 소외된 이웃들에게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 전도사 시절에도 독거노인 초청 잔치를 기획했고 시설 방문 사역도 열심히 했다. 장애인공동체와 야학에도 나가서 불우한 이들을 도왔다. 그러던 어느 비오던 날 그는 피를 흘리면서 벤치 밑에 누워 비를 피하고 있던 중학생을 만났다. 사연을 들어보니 아버지에게 매를 맞다가 도망쳐서 가출했지만 갈 데가 없다고 했다. 한동안 그 학생과 만나면서 그는 청소년 문제에 새롭게 눈을 떴다.

2001년 신대원을 졸업하던 해 성 목사는 연고가 없던 안산으로 내려와서 교회를 개척했다. 그리고 사역 초창기부터 집을 나와 거리를 배회하던 아이들을 하나둘씩 교회 겸 사택에 데려와서 함께 지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련이 있었다. 처음에는 일반 성도들이 교회에 있었으나 성 목사가 버려진 청소년들을 돌보는데 마음을 뺏긴 것을 보고 하나둘씩 떠났다. 갑작스런 남편의 청소년 사역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아이들을 위해 밥을 지어주고 빨래를 해주고 아이들의 모난 소리도 다 받아주었던 사모는 대장암에 걸려 투병하다가 2015년 세상을 떠났다. 그에 앞서 사모는 태중의 아이를 유산하고 오랫동안 우울증으로 고생했다. 성 목사도 그룹홈 운영비를 대기 위해 야간 막노동을 다닌 적이 있었다. 또 그 역시 지난 2011년 신장암 수술을 받은 성치 않은 몸이다.

그룹홈은 선진국형 복지제도이며 한국의 그룹홈도 차츰 늘어나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 정부의 규제는 많고 지원은 부족하다. 3D업종이라고 할 수 있어 복지사들을 구하기도 힘들다. 내 품으로 낳은 아이들도 내 맘대로 크지 않는데 상처 입고 집을 떠난 아이들은 오죽하랴. 날마다 사건과 사고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동그룹홈은 만 18세가 되면 퇴소해야 하는데 고졸 신분으로 자립한다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인 상황인만큼 성 목사는 아이들이 떠나갈 때가 되면 속이 탄다.

성기만 목사는 “그렇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라고 말한다. 성 목사는 “예수께서 한 부자 청년에게 하신 ‘네가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라’는 말씀을 붙들고 사역을 시작했다”면서 “이 말씀을 기억하면서 상록수마을 그룹홈에 살고 있는 자녀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라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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