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성 목사 ‘묵시’ 관점서 본 <요한계시록 강의> 펴내

요한계시록은 더 이상 사람을 위협하거나 불안을 조성해 초월적인 세상을 바라보도록 하는 종말‘론’의 메시지가 아님은 여러 이단들이 보여준 모습에서 학습하고 있다. 그렇다면 요한계시록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무엇이며, 오늘의 교회에 주는 교훈은 과연 무엇일까?

이 질문에 명쾌하게 답해 줄 책, <요한계시록 강의>(홍성사)가 최근 발간돼 반갑다. 이 책은 세간에 주목받았던 <닭장 교회로부터 도망가라>에 이어 <나사렛선언>을 집필하고, 한국교회에 건강한 가치와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가지와 숲 아카데미’를 이끌고 있는 정용성 목사(풍경이있는교회)가 쓴 것이다.

정 목사는 이 책에서 요한계시록의 핵심메시지를 ‘선교’와 ‘저항’으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요한계시록은 황제 숭배와 제국의 경제 질서를 강요받던 1세기 교회를 위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라며, “그러므로 미래를 말하는 예언(豫言)이 아니라 현재 교회를 향한 예언(預言)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요한계시록은 계시록이 아니라 묵시록이라 주장한다. 그는 “묵시는 저항문서로, 당시 유대 문학의 중요한 장르인 묵시의 관점에서 봐야 요한계시록을 올바로 읽을 수 있다. 스스로 변혁시킬 능력이 전혀 없는 공동체가 무기력에 빠졌을 때 전혀 다른 세계의 언어로 일깨워 본래의 정체성과 사명을 회복해 비로소 현실을 변혁해 나가도록 촉구하는 것이기에 계시록은 위로와 격려와 경고의 메시지”라 강조한다.

어떤 측면이 저자에게 요한계시록을 선교와 저항의 문서로 보게 했을까? 로마제국에 짓눌려 원래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동화되어 정체성을 상실할 위기에 처한 1세기 교회가 열방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축소판 두루마리(11장의 두 증인)’와 ‘확대판 두루마리(12~14장)’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는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으로, 마라나타가 현실이 되도록 삶으로 이뤄가는 ‘선교’로 구체화하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우선 저항과 관련해 정용성 목사는 “666은 베리칩이나 로마가톨릭 교황 같은 특정 인물이나 과학기술이 아니라 인간을 짐승 수준으로 격하시키는 역사상 존재하는 모든 정치경제체제를 말하고, 이에 대비되는 14만4000은 인간을 천사수준으로 고양시키는 하나님의 통치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성도는 하나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이 비인간화시키는 모든 체제에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교에 대한 설명으로 “모든 열방이 주께 돌아오도록 복음을 전하되 말과 돈, 정복주의 정신이 아닌 11장의 두 증인처럼 어린양의 발자취를 따라 실제로 복음을 삶으로 드러내는 총체적이고 통전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결국 저자는 <요한계시록 강의>에서 이 세상이 제공하는 안전과 풍요, 평화를 거부하고 복음의 신실한 증인으로 살아가는 철저한 제자도를 촉구하고 있다. 이런 관점의 요한계시록은 기존의 책들과 분명 차별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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