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기독미술평론>

제목:감사, 60x50cm, Oil & silk screen on canvas, 2016

마석봉 작가는 목포대학교 서양화과와 동대학원 서양화과 졸업하고 6회의 개인전과 50여 회의 그룹전을 통해 미술 팬들과 만나고 있다.

 

마석봉의 화면은 우리를 자유롭고 여유 있는 두 줄기의 춤추는 푸른 평온으로 이끈다.

밑에서 위를 향해 치솟은 모노톤의 나무는 하늘을 떠받들고 있어서 평면적 공간에 3차원의 입체감을 확산시키고, 굵고 파란 동맥 선은 밀도 있는 잔가지 선을 용납하여 조형적 완성도를 높이며 점선면의 유희를 극대화 시켰다. 거기에 군무를 추는 나비들, 가냘픈 십자가, 드리핑(dripping) 수법까지 다소 난해하다. 언뜻 보기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서로 다른 물성과 수법의 융합이지만 제법 미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화면은 수직 관통하는 두 줄기 푸른색 흐름으로 암묵적 질서와 평온의 묵시록 같아 보이지만, 위로부터 부어지는 충만한 에너지가 작동한다. 이브 클라인(Yves Klein, 1928~1962)은 말하기를 ‘모든 색은 심리학적으로 구체적 또는 명백한 개념들을 연상시키지만 블루(blue_collar)는 기껏해야 하늘과 바다를 연상시킬 뿐이다. 명백하고 가시적인 자연 속에 존재하는 더 추상적인 것이 이것이다’라며 푸른색을 가장 추상적인 색이라고 역설적으로 정의했다.

그의 화면에도 푸른색을 향한 애정이 관찰되는데, 십자가와 맞물려 하늘나라에 대한 의미심장한 상징으로 탐미된다. 이브 클라인에 의하면 ‘파랑은 볼 수 없는 것을 보이게 하는 색’이라고 했다. 다른 색보다 파장이 짧은 파란색의 특성으로 가시적인 하늘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결국은 비가시적인 내면세계를 담아냈다. 파랑이 고대로부터 현실에서 감지하기 힘든 대상이나 초월적인 것을 표현하는 데 쓰인 것처럼 작가 또한 푸른색을 통해 초현실을 꿈꾸고 있다.

또한 그는 나비를 통해서 부활이라는 상징성을 한번 더 강조하고 있다. 나비로 은유한 생명체는 고치 속에 숨겨두었던 날개돋이를 하며 푸른 하늘을 훨훨 난다. 나비 같은 존재감 있는 대상이 되기 바라는 생명의 숨결을 암시하고 있다.

또한, 삐죽삐죽 튀어나온 잔가지는 우리의 죄성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다. 그러나 나무줄기가 잔가지들을 보듬고 끌어안으며 회복과 치유의 덩어리가 된다. 화면은 캔버스 위에 물감이 번져나가는 ‘번짐’과 ‘흡수’를 시도한다. 유화물감을 기름과 섞어 농도가 옅은 물감을 떨어트리고, 뿌리고, 흘리며 작가의 감정이나 성질이 깃들어져 몽환적이다. 그 위에 실크스크린 판을 밀고, 세필로 이미지를 정리하여 마무리 한다. 또, 회화와 인위적 이미지의 연결 매개로 판화물감의 자유분방한 드리핑(dripping)을 통한 미적 완성도가 보인다.

‘색이란 누군가 점령해 갖는 영토와 같다. 누군가 차지하기를 기다리는 땅과 같다’고 했다. 그의 푸른 영토는 흐름의 동세가 부드럽고 여유롭다. 요즘처럼 좋은 계절에는 푸른색 물감을 풀어 놓은 것 같은 하늘은 얼마든지 있다. 봄바람에 두 팔 벌려 하늘 향해 자신만의 영토를 그려나간다면 손가락이 닿는 곳마다 하늘 영토를 소유하는 부요와 기쁨이 넘칠 것이다. ‘내가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욥기 23:10)’라는 말씀이 문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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