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제일교회, 지역복음화 획기적 조치 이어가
변화된 목회현장 맞춘 전도사역 개발에도 열심

▲ 16년간 해남제일교회를 담임하며 교우들에게 늘 새로운 열정을 일으키는 공해석 목사.

교회당 1층 카페에는 다섯 색깔의 커다란 종이가 벽에 붙어있다. 황금색으로 시작해 검은색 붉은색 하얀색을 지나 초록색으로 끝나는 이 종이들은 바로 ‘글 없는 전도지’이다. 하지면 이 벽면의 색지들에는 빼곡하게 글씨가 적혀있다. 교우들의 전도훈련 교본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해남제일교회(공해석 목사) 식구들에게는 전도DNA가 가득하다. 이미 해남읍내에서 손꼽히는 수준의 규모를 이룬 교회이지만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않고, 여전히 전도에 열심을 낸다.

공해석 목사 부임 후 얼마 안 돼 개최한 전도집회에 무려 1300여 명이 몰려왔던 일은 지금도 교회 안팎에서 종종 회자되곤 하는 ‘사건’이다. 사상 유례가 없는 이 기록을 세우면서 해남제일교회는 전도에 대한 자신감이 부쩍 자랐다.

그로부터 약 16년의 세월이 흘렀다. 교회에는 그 사이 많은 일들이 생겼다. 새로운 예배당이 들어섰고, 수많은 소그룹들과 모임들이 조직됐다. 사람들도 적잖이 바뀌었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들도 있다. 전도에 대한 열정이 그 중 하나이다.

토요일이면 읍내로 나가 노방전도를 벌이는 풍경, 글 없는 전도지를 달달 외어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모습들도 여전하다. 물론 달라진 것도 있다. 총동원 전도방식으로 쏟아내던 전도에너지는 이제 관계전도 중심으로 훨씬 치밀해졌다. 기회를 만들고, 정성을 바치며 맺은 복음의 열매들은 일 년에 두 차례 개최되는 전도축제를 통해 거두어들인다.

▲ 해남제일교회는 성실한 전도사역으로 복음의 꽃을 활짝 피우는 공동체이다. 사진은 전도축제가 열리는 모습

관계전도는 교회당 안팎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제자훈련을 거친 멤버들의 소그룹을 통해 전개되기도 하지만, 선교축구단 같은 동호회의 방식으로나 노인쉼터처럼 섬김의 방식으로도 이루어진다.

특히 매주 수요일에 문을 여는 노인쉼터는 동네 어르신들에게 간단한 체조와 게임에 무료급식으로까지 섬기면서 교회 문턱을 낮추고, 복음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여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해남제일교회에서는 이를 노인대학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교회 문턱을 낮추는 또 하나의 계기는 조금 엉뚱한 방향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여러 해 전 강력한 태풍이 불어 닥쳐 교회 담장을 무너뜨린 일이 있었다. 분명한 재난이었지만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담장이 사라지면서 교회 주차장과 이웃 은행 건물 주차장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이후 평일에는 은행 직원이나 고객들이 교회 주차장을 자연스럽게 이용하고, 주일에는 교인들이 은행 주차장을 차지하는 공유와 상생의 모습이 연출됐다. 은행과 이웃 상가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교회와 더 가까워지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교회 앞마당이 개방되면서 본당 맞은편의 복지관의 기능도 활발해졌다. 2012년 700평 규모의 예배당이 신축되면서 기존에 교육관이 담당하던 기능들까지 대부분 본당으로 흡수되고, 교육관은 복지관으로 변신했다. 복지관에는 노인쉼터, 선교축구단 모임방, 헬스장, 당구장 같은 시설들이 들어서면서 많은 이들이 교제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 예배당 1층 카페 벽면을 장식하는 글 없는 전도지 훈련교안

해남제일교회가 오랜 역사의 전통과 인습에 매이지 않고 여전히 활력 있는 공동체로 존재할 수 있었던 데는 이런 끊임없는 노력들, 심지어 위기까지도 기회로 활용할 줄 아닌 지혜가 큰 역할을 했다.

해남제일교회 전도부(부장:강동일 장로)는 변화하는 세태와 달라진 목회환경에 맞춰 좀 더 참신한 방식의 전도사역들을 개발하는 중이다. 전도팀 요원들을 훈련하는 방식을 체계화하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며 전도하는 아이템들을 발굴하며, 새가족양육위원회와 협력해 교회당 문턱을 넘어온 이들을 보살피는 일에도 열심을 낸다. 또 다른 열매들이 기대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교회 설립 60주년을 맞아 예배당 헌당식과 직원 임직식 및 원로장로 추대식까지 치르며 한 시대를 마무리한 공해석 목사는 이제 또 다른 복음사역지로 눈을 옮긴다. 필리핀 볼리비아 등 해외 선교지에 교회와 학교를 세우고 동역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열심히 복음을 전파하고 새 생명을 구원하는 일에 헌신해 온 우리 성도들의 열정이 다른 무대에서도 빛을 발하며 열매를 거둘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아름다운 교회, 세상에서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가는 교회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전진하겠습니다.”

▲ 섬김으로 교회당 문턱을 낮추는 노인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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