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판문점 선언’ 일제히 환영 “민족 화해와 번영 함께 만들어 가자”

▲ 65년 동안 넘지 못했던 분단의 경계,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 단절의 상징을 가볍게 넘어섰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4월 27일 오전 9시 30분, 문재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 앞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군사분계선을 넘어 온 김 위원장은 이내 문 대통령을 이끌고 다시 경계를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8000만 겨레와 전 세계에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천명했다. (사진=한국공동사진취재단)

“새로운 역사의 창이 열렸다. 정전 65년과 체재분단 70년을 종식하게 해달라는 기도가 응답받은 것 같다.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가능했다고 믿는다.”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분쟁과 분열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000만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했다.

남과 북의 두 정상은 회담 결과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하 <판문점 선언>)에 담았다. <판문점 선언>은 남북의 분단과 대결을 종식시키고 민족의 화해와 평화번영을 열기 위한 합의사항을 3부분으로 정리했다.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위한 다방면의 교류와 협력 확대 △군사적 긴장 완화 및 전쟁 위험 해소를 위한 실제적 조치 진행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를 위한 비핵화 실현 및 평화협정 체결 등, 한반도 평화정착과 한 민족으로서 협력 및 발전을 위한 방안을 포괄적으로 담았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실천사항까지 제시한 점이 눈길을 끈다. 개성지역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2018 아시아경기대회 단일팀 구성, 남북적십자회담을 통해서 오는 8월 15일 이산가족상봉 진행, 남북을 잇는 동해선과 경의선 연결, 군사분계선에서 적대행위 중단, 5월 장성급 군사당국자회담 개최 등을 명시했다.

특히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정전협정체결 65주년을 맞은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후,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확인했다.

또한 문 대통령이 답방 형식으로 오는 가을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명시하면서 ‘남북 정상의 정례 회담’이란 새로운 역사도 도출했다. 윤환철 사무총장(미래나눔재단)은 “<판문점 선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한국전쟁 당사자인 남·북·미·중 모두와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기로 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교회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선언>을 크게 환영하고, 이 선언이 한반도 평화를 일궈나가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전계헌 총회장 등 4인)은 논평을 통해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서 남북화해와 공동번영의 시대를 열기 위한 회담을 갖고 발표한 판문점선언을 환영한다”며 “이산가족상봉 등 인도적 교류확대와 평화정착을 위한 핵 없는 한반도, 종전 및 평화선언 추진 합의가 항구적 평화를 향한 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자유롭게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바라며 기도한다”는 소망도 전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 목사) 역시 “남북경계를 교차로 넘나들며 시작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우리 민족 모두와 전 세계에 커다란 감동을 주었다”고 강조하고 “평화협정 전환, 완전한 비핵화,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와 이산가족상봉 등 역사적인 합의를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미 남북한은 과거에 <판문점 선언>에 담긴 내용 대부분을 합의했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전례가 있다. 이 때문에 합의와 선언에 책임 있는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한국기독교연합(대표회장:이동석 목사)은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 목표를 확인하게 된 것은 매우 큰 성과이나 국제사회 핵사찰 등 구체적인 로드맵 없이 앞으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정착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앞으로 넘어야 높은 산과 숱한 고비들을 이 땅의 1000만 성도들의 기도제목으로 알고, 평화 통일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한마음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26일 국회평신도5단체협의회(상임대표:김영진 전 장관)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금식기도회를 열었다. 기도회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던 소강석 목사는 “남북 정상이 역사의 상흔을 간직한 판문점에서 손을 잡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분단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소망을 주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더욱 화해와 협력으로 나아가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 목사는 선언문의 내용이 과거 남북합의사항과 다를 바 없고,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사항이 부족하다며 “이 때문에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더욱 기도해야 한다.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민족의 화해와 발전을 위해 <판문점 선언>이 실현되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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