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목사가 들려주는 상도동 이야기]

김영삼 전 대통령이 2015년 11월 22일 주일 새벽 0시 22분에 88세를 일기로 주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튿날인 월요일 오전 심방대원들과 심방을 하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처음 보는 전화번호였고, 심방 중이라 받을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통화버튼을 눌렀다.

“김영삼 대통령 조문위원회입니다. 혹시 상도제일교회 조성민 목사님이십니까?” “그렇습니다만.” “혹시 26일 목요일 오전 10시 서울대병원에서 있을 천국 환송 예배시 기도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니, 저를 어떻게 아시고 전화를 하셨나요?” “상도동에 있는 큰 교회 목사님들께 전화를 드렸는데 아무도 안 받으셨고, 조 목사님이 처음으로 받으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갑작스럽게 고인의 천국환송예배에 기도 순서를 맡았다. 다음은 2015년 11월 26일 오전 10시에 열린 고인의 천국환송 예배 때의 기도문 일부이다.

“생명의 근원이시며 산 소망이 되신 하나님 아버지! 이 예배를 거룩하게 하시며, 슬픔에 젖은 권사님과 2남 3녀를 비롯한 유족들을 주님의 손으로 어루만져 주시고 대통령님과 함께했던 대한민국의 전 국민들을 위로하여 주옵소서!

고 김영삼 대통령님의 88년의 인생은 하나님과 함께한 복된 인생이셨습니다. 소년시절에도 함께하셨고, 민주화를 위해 수고하셨을 때도 함께하셨고, 대통령 시절에도 함께하셨고, 현직에서 물러나셨을 때도 늘 함께하셨음을 믿습니다. 장로로서 교회를 품으셨고,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보호하는 강한 국부로서의 삶을 다 하셨습니다.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라고 약속하신 주님! 이제 예수님이 친히 마련해 놓으신 거룩한 성, 영원한 천성에 들어가신 줄 믿습니다. 수정 같이 맑은 생명수 강이 흐르는 그 아름다운 천국에서 주님과 영생복락 누리는 복을 주시옵소서. 부활의 소망이 되신 주님! 말씀을 통하여 유가족들이 위로 받게 하시고 천국의 소망으로 채워지게 하옵소서.”

필자가 그랬던 것처럼, 김영삼 대통령 역시 필자가 자신의 마지막을 위해 기도하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의 마지막 또한 누군가가 하나님께 기도함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은 성도의 축복임에 틀림없다.

‘상도동’하면 김영삼 전 대통령을 떠 올리지 않을 수가 없고 김영삼 전 대통령하면 자연히 정치적 고향인 상도동이 떠오른다. 아직 개관은 하지 않았지만 현재 상도동에는 김영삼대통령기념관이 세워져있다.

김 전 대통령은 1927년 12월 20일 경상남도 거제에서 출생하였으며, 35년 동안 야당생활을 거쳐 1993년 2월 25일에 제14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취임하였다.

그는 조부 때로부터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인 김홍조씨는 1960년 공비의 손에 아내를 잃은 후 거제 장목면에 신명교회를 세웠고, 그 교회에서 장로의 직분을 받았다.

부친은 사재를 털어 마산 등지에 5개 교회를 세웠으며, 소천하기까지 마산 수정교회에 출석하였다. 김 전 대통령은 1951년 3월에 마산 문창교회에서 손명순 여사와 결혼식을 올렸으며, 1965년부터 서울 충현교회(당시 김창인목사 시무)에 출석하여 1972년 집사를 거쳐 5년 후에는 장로의 직분을 받았다.

장례식 영정사진 앞에는 ‘장로 김영삼’이라고 적혀 있었다. 아마 고인 또한 하나님 앞에서는 장로이고, 성도였기를 바랐을 것이다. 결국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설 때에는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직분과, 하나님께서 부모를 통해주신 이름만 마지막에 남는다는 것이 진리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그가 대통령이었든 혹은 누구였든지 간에, 우리 또한 그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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