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타임즈 ‘종교개혁 500주년+1 포럼’

김경술 선교사 “대내외 위기 상황서 ‘사역의 객관성’ 확보한 ‘총체적 선교’ 사고 전환 필요”

“한국 선교계는 종교개혁 정신을 어떻게 계승하고 있으며, 과제는 무엇인가?”

지난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내고, 새롭게 1년을 보내면서 한국 선교계의 현황과 과제를 진단하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선교타임즈(대표:김성용 목사)가 ‘선교에 있어서 한국교회의 새로운 도전’이란 주제로 개최한 ‘종교개혁 500주년+1 포럼’으로, 포럼에는 김경술 선교사(SIM선교회 한국대표)가 한국 선교계가 종교개혁 정신을 어떻게 계승해나가야 하는지를 제언했다.

김 선교사는 한국선교의 종교개혁 정신 계승은 ‘역사와 상황에 대한 정직한 인식’과 ‘성경에서 말하는 선교원리와 방법론의 회복’이라는 시대적 요청을 전제로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흥분과 열기로 종교개혁 500주년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기념했다면, 이제는 냉정을 되찾고 건강한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전략과 시스템 강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김경술 선교사가 4월 10일 서울 은현교회(강석형 목사)에서 열린 ‘종교개혁 500주년+1 포럼’에서 발제하고 있다.

그는 우선 한국선교계의 현실을 ‘위기’라고 진단했다, 한국교회의 양적 감소, 선교에 대한 열정 감소와 같은 내적 위기와 더불어 대외적으로는 중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의 이민법 강화와 전통적 민족주의 강화, 이슬람 세계의 불확실성 등이 한국교회의 선교참여 또는 선교운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한국선교계가 위축될 것이 아니라, 전향적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한국선교계가 △눈앞의 상황에 좌절하지 말고 믿음을 지켰던 선진들처럼 예수를 바라보고 △독립적이고 배타적으로 존재해왔던 사역에서 서로 연결된 통합 사역을 지향하며 △현장 선교사들이 ‘주는 자로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 현지 리더십 및 교회와 협력동반자가 되며 △변화하는 상황과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슈에 대처하기 위해 하나님나라의 관점에서 통합적인 시각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교방법론을 재고하는 차원에서 ‘총체적 선교’도 강조했다. 설교와 메시지로만 선교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지에서 현지인들과 일상적인 삶을 함께하는 가운데 무언의 메시지로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복음 선포는 우리의 사역이나 성과의 소재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모른 채 어둠 속에서 살다가 죽어가는 이들이 하나님의 구원과 그 풍성한 ‘샬롬’을 알게 하도록 우리의 전 생애와 목숨을 걸고 보여주므로 이루어야 할 성육신의 다른 이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총체적 선교에 있어 ‘사역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개인적인 소명에 근거한 하나의 사역이 객관성을 확보하려면 주변에 있는 팀 동료, 다른 단체, 현지 지도자들과의 컨설팅을 통해 다양한 시각이 반영돼야 하며, 또한 사역하는 도시 뿐만 아니라 그 지점이 위치한 지역과 부족 경계, 인근 지역에 미치는 영향, 국가를 포함하는 큰 그림에 기초한 사역의 목표와 전략이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역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정기적으로 여러 시각이 반영된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것은 더욱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방법으로 사역의 지속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이 모든 것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선교계가 “안일함을 넘어 순교의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의 선교현장은 ‘안일함’과 소위 ‘전문성’이라는 용어에 안주해 순교를 나와는 무관한 피안의 그 무엇으로 만들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성경에서는 고난을 기독교인의 삶, 특히 기독교 사역의 본질적 요소들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고 있지만, 오늘날 선교현장에서 박해에 따른 고난, 희생, 순교의 자리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가족들의 필요에 무책임하다거나, 공연히 자기들 스스로 고난에 내몰아 탈진에 이르게 한다는 비난 등이 그리스도의 사랑이 동기가 되어 기꺼이 어떤 상황에도 처할 줄 알았던 바울의 모범을 따라가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축시키지만, 그리스도의 사랑에 근거한 그러한 거룩한 헌신에는 하나님과의 교제에서 오는 새로운 힘과 공급이 있다”며 선교사들이 순교의 영성을 회복하고 일상에서 실천함으로 성경적인 제자도를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김경술 선교사 외에 김영휘 목사(서울남교회)와 조기훈 집사(창동염광교회)가 각각 목회자와 평신도의 입장에서 ‘종교개혁 500주년+1’을 주제로 발제했다.

선교타임즈 대표 김성용 목사는 “귀한 용단과 희생의 대가로 시작된 501년 전의 종교개혁 정신이 퇴색될까 우려하는 마음과 앞으로도 변질 없는 지속이라는 과제를 안고 가야 하는 한국교회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번 선교포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