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하게 눈높이 맞춘 쉼이 있는 프로그램 큰 호응...참석자들 “치유되었다”

▲ 이번 수양회의 가장 특별한 프로그램이자 안식의 정점을 찍은 ‘힐링 음악회’. 테너 김선용(오른쪽부터) 소프라노 김성희 소프라노 윤나리 바리톤 권오찬이 훌륭한 공연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갈채를 받고 있다.

지난 4월 2~5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농어촌부 주최 농어촌 교역자 부부수양회가 참석자들의 찬사를 들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주여, 지금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수양회에는 농어촌 목회자 부부 120여 명 등 총 141명이 참석해, 타이페이 일대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는 한편 강사들의 설교를 접하며 도전을 받았다.

참석자들은 3박 4일의 일정동안 세계 5대 박물관 중 하나인 대만 국립고궁박물관을 비롯해 중정기념관, 영화의 명소 지우펀 거리, 야류 해양국립공원, 금산 해저온천 등을 찾아 관광을 즐기며 재충전의 기회로 삼았다.

특히 힐링 수양회를 표방한 올해 농어촌 교역자 부부수양회는 여유로운 일정으로 진행해 참석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윤재익 목사(인주장로교회)는 “일정이 여유로워 편하게 쉬며 즐기고 있다. 임원회의 배려가 느껴진다”고 밝혔고, 유명숙 사모(당선교회)도 “예배 관광 숙소 음식 모든 게 만족스러운 수양회”라고 말했다.

농어촌부(부장:김관선 목사)는 이번 수양회에서 참석자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일정을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이를 위해 저녁집회와 새벽예배를 1시간 이내에 마쳤고, 숙소에서 근거리에 있는 관광지를 방문했다.

▲ 강력한 말씀도 있었다. 개회예배에서 ‘디셉 사람 엘리야’라는 제하의 설교를 전하는 부총회장 이승희 목사.

집회시간은 짧았지만 부총회장 이승희 목사 등 강사들의 설교는 농어촌 목회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더불어 강력한 도전을 안겨줬다. 개회예배에서 말씀을 전한 이승희 목사는 “하나님은 엘리야처럼 내세울 것 없는 인물을 역사의 인물로 사용하신다. 지금은 비록 힘든 환경에 있을지라도 하나님이 여러분을 쓰시기 위한 준비이고 훈련과정”이라며, “하나님이 여러분께 마련해주신 이번 수양회를 통해 더 큰 용기를 얻어 사역의 현장의 서길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또한 주목할 것은 농어촌 목회자 부부에게 여행경비를 부담하지 않게 하는 ‘무료 수양회’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농어촌부 임원들의 헌신과 수천만원의 후원금을 쾌척한 반야월교회(이승희 목사)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 나눔의교회(김상윤 목사) 서성로교회(김장교 목사)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02회기 농어촌부 수양회 주제 ‘주여,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는 한국 선교 초기 암담한 현실에 부딪힌 언더우드 선교사의 기도문이 바탕이 됐다. 열악한 환경에서 놓여있는 농어촌교회 또한 앞날 보이지 않는 상황이지만, 올해 수양회를 경험한 농어촌 목회자 부부들은 “이제 앞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는 말을 남겼다.

 

‘감동’이란 선례 남신 농어촌 ‘힐링 수양회’

철저하게 눈높이 맞춘 쉼이 있는 프로그램 큰 호응...참석자들 “치유되었다”

힐링과 더불어 무료 수양회를 표방한 102회기 농어촌 교역자 부부수양회는 기획 단계부터 교단 내에서 커다란 관심을 모았다. 한편으로 수양회 관련 농어촌부(부장:김관선 목사) 회의 소식이 알려질 때마다, “과연 저런 수양회가 가능할까?”라는 물음표가 따라왔다.

일단 여행경비가 전액 무료라는 사실에 정원을 20%나 웃도는 참가신청이 이뤄지면서 이른바 흥행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초과된 예산 충당과 120명이 넘는 농어촌 교역자 부부들의 필요를 채우며 힐링 수양회를 이루어낼지는 계속해서 의문으로 남았다. 4월 2일부터 5일까지 대만 타이페이에서 진행된 102회기 농어촌 교역자 부부수양회, 그 결과는 어땠을까.

여유로운 일정이 만든 힐링

수양회 기간 중 20명 넘는 참석자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한결같이 “여유로운 일정 덕에 편안하게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총회 상비부 수양회는 새벽예배로 하루를 시작해 오전과 오후 3~4번의 관광 일정을 소화하고 저녁집회에 돌입한다. 문제는 후원금을 내준 강사들을 배려한 나머지 저녁집회가 부흥회 수준으로 진행돼 늦은 밤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렇다보니 참석자들은 숙소에 들어서면 녹초가 되기 일쑤고, 더구나 이러한 일정이 3~4일간 반복된다.

이에 반해 농어촌부 임원들은 힐링 수양회를 선사하기 위해서는 쉼이 있는 일정 마련이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강사들에게 설교를 30분 이내에 마쳐줄 것을 요청했고, 관광지 역시 숙소에서 1시간 내에 있는 곳을 방문했다. 그 결과 저녁 8시 이후 참석자들은 숙소에서 쉬거나 호텔 부대시설을 이용하며 자유시간을 만끽했고, 다른 수양회에서 빈번한 아침의 분주함도 보이지 않았다.

장궁대 목사와 이기님 사모(노일교회)는 “시간과 공간의 여유가 힐링의 바탕이 됐다. 정말 쉼이 있는 수양회였다”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 “힐링을 느끼고 있어요!” 농어촌 교역자 부부수양회 참석자들이 농어촌부 임원들이 인사를 하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참석자들은 여유로운 일정과 임원들의 배려 덕분에 만족스러운 수양회였다고 밝혔다.

짧지만 큰 울림 남긴 말씀

앞서 언급했듯이 2번의 저녁집회와 2번의 새벽예배에서 강사들은 설교를 30분 이내로 마쳤다. 그렇다고 부실한 설교는 없었다. 양보다 질 높은 말씀의 연속이었다. 참석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개회예배에서 설교를 전한 부총회장 이승희 목사(반야월교회)부터 김장교 목사(서성로교회)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김상윤 목사(나눔의교회)는 자신들의 목회 여정의 간증을 덧붙이며 참석자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동시에 도전을 안기는 말씀을 선포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수양회 주제 ‘주님,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처럼 척박한 목회환경에서 앞날이 캄캄했지만, 강사들의 말씀에 힘입어 앞으로 나아갈 길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영학 목사(세계로교회)는 “위로가 되고 비전을 그려준 말씀이 곧 힐링이 됐다”고 밝혔다.

힐링에 감동을 더한 음악회

102회기 농어촌 교역자 부부수양회의 가장 특별한 프로그램은 셋째 날 저녁에 열린 ‘힐링 음악회’였다. 부장 김관선 목사가 시무하는 산정현교회는 지난해 매달 셋째 주 금요일 정오음악회를 진행했는데, 지역주민과 직장인들에게 찬사 받았던 그 정오음악회를 해외 수양회에서 재연한 것이다.

 

‘월드 클래식’이라는 주제로 전반부에 배치된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의 오페라 아리아가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했고, 한국 가곡과 CCM이 이어지면서 무대와 객석이 하나가 됐다. 테너 김선용과 소프라노 윤나리는 안정적인 고음과 풍부한 성량을 선사했고, 소프라노 김성희와 바리톤 권오찬은 고음과 저음을 넘나드는 매력적인 음색과 화려한 무대매너를 뽐내며 갈채를 받았다. 여기에 이승희 부총회장의 아내 은재숙 사모가 특별찬양으로, 김관선 목사의 해설과 함께 아내 이미원 사모는 전곡 반주를 맡아 풍성함을 더했다.

김선용 씨는 “어려운 조건에서 무대에 올랐지만, 목사님과 사모님들의 뜨거운 호응 덕에 공연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문 공연장도 아니고 악기 또한 전자키보드 하나에 의지했지만, 마음과 마음이 통했을 때 좋은 공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자리였다.

박창호 목사(사랑샘교회)는 “정말 감동적이고 훌륭한 공연이었다. 산정현교회 교인들은 참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목사의 이야기처럼 감동에 더해 행복감마저 느끼게 해준 이날의 음악회는 힐링의 정점을 찍었다.

참석자들이 주인공 된 수양회

함영훈 목사와 황해순 사모(비산제일교회)는 3년 전 농어촌 교역자 부부수양회에 참석한 관계로 원칙적으로 따지면 이번 수양회에 동행할 수 없었다. 하지만 농어촌부는 지난 2월 23일 임원회에서 신청자 전원을 참여토록 결의했다. 부장 김관선 목사는 “열악한 사정에 있는 농어촌 목회자 부부 모두를 모시고 가는 게 우리의 할 일”이라고 강조했고, 그러자 회계 홍석환 장로가 1000만원 후원을 약속하며 예산 문제에 숨통이 트였다.

▲ “행복의 시간을 보냅니다.” 이번 수양회는 힐링을 넘어 감동의 수양회로, 말씀과 헌신이 넘치는 수양회로 기억된다. 수양회 참석자들이 대만 현지에서 관광을 즐기고 있다.

수양회 마지막 날 황해순 사모는 기자를 찾아와 “임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 그녀는 “몸과 마음 전부를 치유 받은 느낌이다. 임원들과 수양회에 협력해 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황해순 사모는 2016년 대장암 4기 판정을 받고 지난해까지 항암치료에 매달렸다고 한다. 암을 극복한 후 황해순 사모는 첫 여행으로 이번 수양회에 참여하고 싶어 신청서를 냈다. 농어촌 교역자들 입장에서 결정한 임원회의 결의가 없었다면 황해순 사모가 보낸 눈물의 인사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듯 농어촌부 임원들은 기획 단계부터 농어촌 목회자들 관점에서 수양회를 준비했고, 수양회 기간에도 어떻게 하면 참석자들이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고심하며 헌신을 다했다. 그 덕분에 강사나 임원들이 돋보이는 다른 수양회와 달리, 이번 수양회의 주인공은 농어촌 목회자 부부들이었다.

이와 같이 102회기 농어촌 교역자 부부수양회는 총회 상비부 활동에 선례를 남긴 행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단순한 힐링을 넘어 감동을 불러일으킨 힐링 수양회로, 강력한 도전을 일으킨 말씀 수양회로, 참석자들의 마음을 헤아린 헌신 수양회로 막을 내렸다.

수양회 전 분분했던 물음표는 느낌표 또는 쉼표로 그 모양이 변해갔다.

▲ 이번 수양회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비행기를 탔다는 김대식 목사와 아내 이은경 사모. 김 목사는 수양회에서 임원회의 진심을 느꼈고 목회비전도 발견했다고 말했다.

경북 군위군 효령면 금매리에 자리한 금매교회를 섬기는 김대식 목사는 이번 농어촌 교역자 부부수양회를 통해 생애 첫 비행을 경험했다.

보통 목회자라면 선교지 방문이나 노회 행사 차 한번 쯤 해외로 향할 만도 한데, 김 목사는 그 흔한 제주도조차 밟지 못했다. 줄곧 농촌교회를 섬긴 탓도 있지만, 목회와 양봉을 겸한 사역 탓에 그리고 그만의 자존심 때문에 몇 차례 해외여행의 기회도 져버렸다.

“교회 권사님이 비용을 대주겠다고 권해도, 동기 목사가 같이 가자고 해도 폐 끼치는 게 싫어서 선뜻 국내 밖으로 나가지 못했어요. 뭐 자존심 같은 거죠. 농촌교회 특성상 목회와 양봉을 겸하고 있는데, 시간적 여유도 없었고요.”

그런 그가 대만으로 향했다. 농어촌 교역자 부부수양회 기사와 광고를 보고 첫 해외여행을 결심한 것이다. “광고를 접했는데 힐링 그리고 무료 수양회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어요. 그리고 기사와 광고를 자세히 보니, 102회기 임원회가 제대로 일을 한다는 진심이 느껴져서 참가신청을 했죠.”

그에게도 첫 해외여행은 설렘으로 다가왔다. 3박 4일 일정 동안 집회도 관광도 숙소도 먹거리도 모두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특히 지우펀 거리에서 현지 교회를 마주했을 때와 온천욕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충분히 쉬며 재충전 했어요. 저의 사역지는 가족 포함 성도 7명이 전부인 조촐한 교회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수양회를 통해 작은 목회현장의 비전을 발견했고, 어느 곳에서 목회를 해도 열심히 섬겨야겠다고 다짐을 했어요.”

끝으로 김 목사는 농어촌부에 한 가지 부탁을 남겼다. 올해 처음 진행한 힐링·무료 수양회를 유지해 달라는 말이었다. “농어촌 지역 목회자들은 수양회에 참여하고 싶어도 비용 부담에 머뭇거리게 됩니다. 올해와 같은 수양회가 전통이 되어 더 많은 농어촌 목회자 부부들이 참여할 수 있길 바랍니다.”

▲ 농어촌부 부장 김관선 목사

힐링·무료 수양회를 기획한 이는 바로 부장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다. 김 목사는 지난해 9월 총회에서 농어촌부장으로 선출된 직후, 1년 사역의 청사진을 그리며 농어촌 목회자 부부에게 쉼을 안겨주면서 부담 없는 수양회를 열 겠다고 다짐했다.

솔직히 쉽지 않을 길을 걸은 셈이다. 예산 마련을 비롯해 장애물도 많았다. 지금도 또렷한 그날의 회의. 수양회 신청자가 초과됐을 때 김 목사는 “가급적 모두 모시고 가자”고 임원들을 독려했고, 그러자 회계 홍석환 장로가 1000만원 후원을 하겠다고 약속하며 예산 문제마저 풀렸다. 물론 앞서 수천만원을 흔쾌히 내준 반야월교회(이승희 목사)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 나눔의교회(김상윤 목사) 서성로교회(김장교 목사) 등의 후원이 없었다면 무료 수양회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원칙이 있었지만 농어촌 교회의 사정을 볼 때 누군가 빼고 수양회를 떠날 수 없었어요. 이전에 참석했더라도 그들이 수양회에서 힘을 얻어 1년간 살아간다면 그보다 더한 기쁨이 있을까요. 전심으로 후원해준 여러 교회와 어려운 길을 함께 걸어준 임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수양회의 밑그림을 그린 김 목사는 정작 수양회 기간에는 부장이 아니라 스텝 역할을 하며 참석자들을 섬겼다. 첫 날 도착하자마자 타이페이 곳곳을 수소문해 음악회에 쓸 키보드를 대여했고, 둘째 날 오전에는 현지시장에서 대추사과와 벨푸르츠를 직접 사와서 참석자들을 대접했다. 셋째 날에는 저녁식사도 거른 채 산정현교회 음악가들과 음악회를 준비했다.

그럼에도 김관선 목사는 참석자들의 밝은 표정을 보며 힘을 얻고 기쁨을 얻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3박 4일간 함께 한 농어촌 목회자 부부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아무리 힐링·무료 수양회라고 해도 참가하신 분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면 부질없겠죠. 다행히 잘 즐겨주시고 잘 쉬어주시고, 예배 참석율도 높았고 음악회에도 뜨거운 호응을 보내주셨어요. 목사님 사모님, 잔치의 주인공이 돼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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