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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픈 4월

유명한 영국 시인 토머스 S. 엘리엇은 제1차 세계대전 후의 유럽 상황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 ‘황무지’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 했다. 제주4·3, 4·19혁명, 가장 최근에는 세월호 참사 등 우리의 역사에서 아프고 슬픈 일들이 유독 4월에 많았다.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 아픈 사건들이 속 시원하게 규명되지 못해 여전한 논란과 갈등이 상존해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4월에 ‘잔인한’이라는 수식어를 넣는 것에 어색해하지 않은지도 모른다.

8일 주일 오전, 교육부가 총신대학교를 대상으로 벌였던 실태조사 결과내용을 접했다. 총신대 법인을 비롯해 학사입시, 인사복무, 회계 분야 등 학교 운영 전반을 조사한 교육부는 김영우 총장 파면과 법인이사 해임, 여기에 더해 불법한 학교 운영에 대해서는 총장 및 관련 교직원을 검찰에 고발한다는 강력한 입장을 피력했다. 애석하게도 개혁신학의 보루라는 교단 신학교가 비리가 많은 학교로 만천하에 인지되는 순간이었다. 이는 정치문제와 별개로 학교 운영자들의 명백한 잘못이다. 30일간 학교측의 이의제기 기간이 주어지지만, 선례로 교육부 입장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이변이 없다면 관선이사가 들어오는 수순이 남았다.

이유야 어찌하든 잔인하다는 4월에 교단적으로 아픈 일이 또 하나 생긴 것이다. 교육부의 실태조사 결과는 첨예하게 대립했던 총신 사태에 중요한 전환점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총신이 총신되게 함에 있어 대충 짐작으로 학생들의 수업복귀 여부를 시작으로 총장 파면과 후임 총장 선출 과정, 임원 취소 이후의 법인이사 재구성, 정관 회복, 관선이사 체제 속 교단 신학교 정체성 유지, 학교문제로 불거졌던 교단 내부 및 학교 내부의 갈등 봉합 등 고려해야 할 현안들이 여간 많은 것이 아니다.

4월 이후의 총신 사태가 교단 역사에 아픈 4월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하나님의 경륜에 부합한 기회가 될 것인지는 교단 모든 구성원들의 손에 달려있다. 총신이 아픔을 딛고 신실한 신학자와 목회자를 배출하는 선지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더 정교한 해법과 탈정치화 노력이 필요하다.

김병국 기자 bkkim@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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