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교회교육 새판 ‘가정’ ⑧ 전문가 인터뷰 / 장경근 목사(대전 태평중앙교회)

가정 회복과 부모 중심 신앙교육 필요성 커져 …
공감 중요시하는 세대통합교육 주목해야

▲ 장경근 목사는 “우리나라는 1980년대까지 주일학교 중심의 신앙교육이 효과적이었다”면서 “하지만 시대와 사회가 바뀌면서 가정의 신앙교육이 교회교육의 사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지적처럼 세대통합예배나 쉐마교육이 위기의 주일학교를 회복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주일학교가 위기를 맞으면서 그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가정의 신앙교육이다. 왜인가?

=한국교회는 다음세대 신앙교육에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사실 주일학교는 처음부터 신앙교육 기관으로 세워진 게 아니다. 즉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이 불가능한 상황을 대체하기 위한 대안교육이었다. 예를 들어 선교지라든지, 부모의 양육이 불가능한 지역에서는 주일학교 중심의 신앙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우리나라도 1980년대까지 주일학교 중심의 신앙교육이 효과적이었다. 우리는 1980년대까지 산업사회로 급변하면서 가족중심이라는 전통가치가 붕괴됐다. 이런 상황에서 주일학교가 가정이 하지 못했던 신앙양육이라는 기능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현대사회는 과거에 비해 자녀에게 더 집중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시대다. 또한 신앙의 2세대와 3세대가 배출되면서 가정 안에서 신앙교육을 할 수 있는 신앙 대잇기 구조가 마련됐다.

▲미래에는 가정을 중심으로 한 신앙교육이 더 요구될 것 같다.

=미래사회라는 측면에서 보면 욕구가 달라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과거에는 자녀양육 보다 생계가 더 급박했다. 하지만 시대와 사회가 바뀌었다. 한국사회가 풍요로워지면서 육아의 욕구와 문화의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이럴 때에 교회에서 육아와 문화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만약 교회가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면 문화는 향락으로, 육아는 입시교육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사회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육아와 문화에 대한 욕구를 바른 방향으로 제시해야 한다. 특히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가정을 어떻게 세워나갈 것인가를 제시해야 한다. 부모의 육아에 대한 욕구를 신앙양육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다. 미래사회의 핵심적인 키워드는 단절이다. 사회가 발달할수록 개인화가 강하게 드러나게 된다. 이럴 때에 교회는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사역을, 즉 공동체의 기초 단위인 가정을 세워가는 사역을 펼쳐야 한다.

▲교회들이 가정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사실과 부모 중심의 신앙교육이 필요함을 알고 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려면 엄두가 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부모의 의식을 일깨워야 한다. 자녀의 신앙교육은 교회만의 사명이 아니라, 가정과 교회가 함께 세워가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부모가 자녀의 신앙교육의 주체이며, 가정이 신앙양육의 공간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자각해야 한다. 자녀의 신앙교육에 대한 의식이 전환되면, 두 번째로 해야 할 것은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가 자녀양육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어떻게 자녀를 신앙교육해야 하는지 모른다. 자녀는 발달단계에 따라 양육의 방법이 다르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오히려 갈등만 커질 수 있다. 따라서 교회는 부모가 자녀의 신앙교육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물론 이는 일회성이나 이벤트 형식의 교육으로는 불가능하다. 오히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길게 호흡해야 한다. 사실 교회 안에는 학부모세미나, 영아학교, 부모기도회 등 다양한 가정사역과 교회교육이 있다. 이러한 일회성 행사를 하나로 묶는 것도 한 방법이다.

▲ 사진은 쉐마학당연구원의 쉐마교육.

▲현재 주일학교 위기는 교사나 부모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 부모만의 문제이거나 교사만의 책임도 아니다. 오히려 장년 중심이라는 교회의 사역구조가 문제다. 또한 파트타임의 교육전도사에게 교회교육을 일임하는 것도 문제다. 왜냐하면 사역자가 바뀔 때마다 교회교육의 주제나 철학, 방향성이 뒤흔들리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총회에서 마련한 교육 커리큘럼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총회는 고등부까지 총 16년이라는 커리큘럼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따라서 총회가 제시한 커리큘럼을 교회의 형편에 맞게 재구성하면 된다. 또 다른 방법은 평신도 사역자들을 세우는 것이다. 부모 중심의 평신도 사역자, 즉 교육간사라는 리더를 세워서 지속성 있는 교회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교육전도사는 말씀과 전체적인 관리를, 평신도 사역자는 커리큘럼을 지속성 있게 운영하는 방식으로 교회교육 사역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한국교회 목회 특성상 담임목회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따라서 담임목회자를 각성시키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주일학교를 목회의 일부분이나 사역의 한 파트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교회의 미래이며, 교회가 어떻게 설 것인가를 결정짓는 교회 전체의 사역이다. 담임목회자는 먼저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시무하고 있는 교회의 주일학교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있고, 교회교육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공감할 것이다. 교회교육을 되살리고 주일학교를 회복하려면 결국 가정이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것은 교회교육의 대안이 되는 모델적인 교회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주일학교 때문에 교회 전체가 건강성을 회복한 교회들이 나타나면 다른 교회들도 도전을 받을 것이다. 총회는 목회와 교회교육을 접목한 전략과 세부적인 전술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가정과 부모를 세우는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최근 세대통합예배를 드리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일부에서는 모든 세대가 동일한 설교를 듣고 말씀을 나누는 원포인트 세대통합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시대적인 흐름인가?

=장년과 다음세대를 단순히 한 자리에 모아놓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만 가져올 수 있다. 부모와 자녀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의식, 즉 관계가 먼저 형성되어야 한다. 세대를 통합할 수 있는 모임이나 프로그램이 먼저라는 뜻이다. 부모와 자녀세대가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뒤에 통합예배를 드리는 것이 맞다. 동일한 주제와 동일한 본문을 장년예배와 주일학교 전체가 함께 하는 교회가 있다. 이는 목회전략상 필요한 부분이다. 주일 한 번의 설교로 일주일을 살아낸다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최근 세대통합교육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세대통합교육을 하면, 주일예배 때 받은 말씀을 구역예배와 가정에서 한 번 더 나누면서 내면화 시킬 수 있다. 또한 일방적으로 선포된 말씀을 성도 개인의 말씀으로 구체화 시킬 수 있다. 주일학생들까지 동일한 주제와 본문으로 설교를 들으면, 가정에서는 온 가족이 동일한 말씀으로 통합이 되는 효과가 있다. 부모와 자녀가 한 하나님을 고백하고, 말씀을 통해 세대가 통합되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난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