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그리스도인(이원석 지음, 두란노서원)

저자는 이 책에서 ‘제자도’로서의 공부를 이야기한다. 제자의 정체성은 훈련에 있고, 훈련은 제자됨의 근간이다. 결국 제자도의 본질은 제자로 성장하게 되는 수련으로서의 공부를 의미한다.

우리 주님을 따르는 제자도로서의 공부는 궁극적으로 존재의 변혁을 추구한다.

먼저 저자는 성경공부를 언급한다. “우리가 성경을 공부하는 것도 통독 횟수와 성구 암송의 양으로 측정되어서는 곤란합니다. 물론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닙니다. 외려 그것은 변화를 위한 기초로서 이해되어야 할 것입니다.”

저자는 한 사람 안에서 지식의 넓이와 삶의 깊이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은 “성경을 어떻게 삶으로 구현하고 있느냐”이다. 바른 신앙공부 혹은 성경공부는 삶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제자도의 본질로서 공부를 제안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여기에 기독교가 붙잡고 있었던 복음의 본질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만 하면 되는가? 그렇지는 않다. 성장을 위한 독서는 묵상으로 연장되어야 한다.

“책을 통해 머리에 담은 지식을 나의 것으로 만들려면, 묵상이 필요합니다. 묵상은 그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나의 자리에서 깊이 생각하는 가운데 머리의 지식이 가슴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그러면 머리의 지식이 마음의 지혜가 됩니다. 그때서야 나의 삶 속에서 체화됩니다.”

일정한 시간과 수고를 들여 묵상하였다면, 우선 나의 언어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나의 경험으로 예증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우리가 열심히 읽더라도 그것이 우리의 존재를 변혁시키지 못한다면, 그 독서는 무의미하다. 저자에 따르면 묵상은 우리의 독서에 빛과 활력을 불어넣는다.

저자는 인문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무조건 기독교 고전만 고집할 일이 아니다. 모든 좋은 고전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귀한 선물이기 때문이다. 좋은 고전들을 열심히 읽고 깊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우리 내면에 좋은 변화를 끼친다. “좋은 고전을 잘 읽으면 됩니다. 잘 읽는다는 것은 깊이 읽는 것입니다.”

미국의 대표적 강해설교자인 제임스 보이스는 대학교에 입학한 후에야 참된 공부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특히 그는 박사과정에서 고전의 세계에 눈을 떴다. 바젤 대학에서 낮에는 학위 논문을 집필하고, 저녁에는 고전을 체계적으로 독파했다. 특히 아우구스티누스, 요세푸스, 헤로도투스, 투키디데스 등의 문헌을 즐거이 탐독했다.

그는 이렇게 단언한다. “평생 동안 이 고대 그리스와 라틴 저자들의 글을 읽는 것보다 더 크게 독서의 기쁨을 누린 적이 결코 없었다.”

적절한 고전을 고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반복이다. 선택된 고전을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읽을 뿐만 아니라, 내 삶 속에 되새겨야 한다, 한데 그 과정에서 반드시 수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반복하여 읽는 것이다. 반복 독서는 심층 묵상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끝으로 저자는 혼자 공부하고 혼자 읽는 시대에서, 이제는 함께 공부하고 함께 읽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제는 죽기까지 공부해야하는 평생 학습의 시대로 진입했다. 동시에 공동체 학습의 시대로 들어섰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한국교회에 필요한 것은 하나의 위대한 지도자가 아니라, 수많은 공부 모임입니다. 저의 꿈은 한국교회가 공부하는 교회가 되고, 한국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진지하게 독서하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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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그리스도인(도널드 오피츠&데릭 멜러비, I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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