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전계헌 목사 등 4인·이하 한교총)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엄기호 목사·이하 한기총)와 통합 합의서에 대해 “원론적인 합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교총과 한기총은 4월 3일 서울 여의도동 CCMM빌딩에서 통합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서에는 ▲통합 합의 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양쪽에 통합결의를 마치고 통합한다 ▲7.7.정관을 기본 골격으로 하되 그 당시 가입된 교단은 특별한 이의 제기가 없으면 그대로 인정하며, 그 이후 한교총·한기총 가입교단은 인정하되 문제가 되는 교단은 재심의하여 받아들인다 ▲양쪽 직원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그대로 중계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교총에서는 예장합동 전계헌 총회장, 예장통합 최기학 총회장, 기하성여의도 이영훈 총회장이 서명했으며, 한기총에서는 엄기호 대표회장을 대신해 통합추진위원장 이태희 목사가 서명했다.

이후 “4월 6일 통합 기자회견을 연다” 등의 성급한 말들이 잇따라 논란이 됐다. 그도 그럴 것이 한기총은 아직 이단 문제 등을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적지 않은 시간과 논의가 필요한 양 기관의 통합이 한순간에 이뤄지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가 커지자 한교총은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에만 동의한 것”이라고 수습했다.

예장합동 전계헌 총회장은 “한기총에 이단 문제가 남아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교계 전체가 연합한다는 대의적인 차원에서 한기총과 통합 논의를 시작한다는 뜻이지, 통합이 되었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교총 대변인 변창배 목사(예장통합 사무총장) 역시 “한기총과 통합은 원하는 바다. 그러나 아직 실무적인 진행은 단 하나도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 기관 통합은 4월 6일이 지나서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대표회장들이 이날 처음으로 회동을 갖고 관련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두 기관이 오직 한국교회 연합이라는 명분으로 하나 됨을 이야기하는 만큼, 사사로운 이익을 제쳐두고 심도 깊고 차분한 논의를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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