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민 목사(성산교회·GMS이사회 총무)

▲ 현상민 목사(성산교회·GMS이사회 총무)

GMS는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매년 100명의 이상의 선교사를 파송하였다. 1990년 이전에 100명 남짓했던 선교사의 수가 현재 2550명을 넘어섰다. 그동안의 은퇴나 사직한 선교사들을 포함하면 3000명이 넘는 고도성장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교회의 성장과 함께 한국교회들이 보내는 선교에 집중하여 선교사들을 앞다투어 파송한 결과이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보내는 선교에만 관심을 두고 선교사들을 보낸 후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못하였다. 1990년대 초기의 선교현장에는 한국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들을 관리하고 케어하는 현지 지부 구조가 정착이 되지 않던 시기였다. 많은 선교사들이 현장에서 받는 기관(Receiving Body)은 고사하고 선배 선교사들이 없는 곳으로 갔다. 홀로 선교지에 도착한 선교사들은 마치 사막에 버려진 동물처럼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정착을 하면서 사역을 이루어 왔다.

더구나 이러한 선교현장의 상황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한국교회는 선교사들에게 외적으로 보이는 실적만을 요구했고, 선교사들은 현지의 필요와 관계없이 한국교회의 요구에 맞는 선교를 하게 되었다. 선교사들의 사역이 교회나 학교, 센터 등 외적인 성과에 의해 평가가 되었기 때문에 선교사들은 아무런 리서치도 없이 무계획, 무전략으로 사역을 확장하였다. 한편으론 엄청난 프로젝트와 건물 등 양적인 성장을 이룬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선교의 목표인 제자를 삼는 일이 등한시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리고 선교사들 간에 연합과 네트워크가 아닌 개인중심과 개교회 중심으로 갈등과 중복투자 등의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는 선교사들의 케어나 복지 등 선교사의 개인적인 부문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못하였고, 질병이나 사고, 재난 등에 예방이나 대책도 없었다. 선교사들은 사역에만 집중함으로 인해서 신체적으로는 육체적인 질병과 정신적인 질환에 노출되어 있고, 가정적으로는 부부나 자녀 갈등 등이 심화되어졌다. 고도성장이라는 큰 목표만을 향해 간 혹독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선교는 총체적인 것으로서 선교사를 보내는 것을 넘어 그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책임질 것인가를 포함하는 것이다. 켈리 오도넬은 “선교사 멤버케어는 생존(survival)이 아니고 그들을 양육(nurturing)하고 성장(growing)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이제는 선교사들을 보내는 것을 넘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케어할 수 있는 질적인 선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한국사회가 관심을 많이 보이는 사자성어가 명견만리(明見萬里)이다. 뛰어난 통찰력으로 미래의 일을 살펴서 환하게 알고 있다는 뜻이다. 세상의 거대한 물결이 우리의 선교현장을 급속도로 뒤덮고 있다. 다양한 변화 속에서 세계선교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영적인 통찰력을 가지고 미래에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대처를 해야 한다. 이번 선교대회가 GMS본부와 한국교회, 그리고 선교사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예측되는 미래의 선교과제들을 깊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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