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이경구 목사, 아름다운 목회 이양 실현
존경과 신뢰의 동역 바탕, 새 결실 기대크다

#만남1_ 1987년 1월

▲ 나눔과섬김의교회 김종우 원로목사(오른쪽)와 후임 이경구 목사. 두 목회자는 30년 전 주일학교 교사와 학생으로 만난 이후 요즘 같은 시대에 좀처럼 보기 힘든 끈끈한 영적 사제의 관계를 맺어왔다. 만 58세의 나이에 조기은퇴해 선교지에 목양을 이식하는 사역으로 새출발하는 김종우 목사와 나눔과섬김의교회 위임목사로 새출발하는 이경구 목사, 두 영적 사제가 또 어떤 아름다운 동역을 만들어갈 지 기대를 모은다.

30년 전. 경북 경산의 진량제일교회 고등부 3학년을 담임하던 김종우 선생은 자신의 반에 배정을 받은 이경구 학생과 첫 대면을 한다. 이른 감이 있지만 김종우 선생은 이경구 학생을 비롯한 아이들에게 조직신학 내용을 토론을 통해 공부시켰다. 이때 이경구 학생은 김종우 선생의 청렴결백한 삶과 논리정연한 가르침으로 말씀에 대한 이해와 신앙체계를 확고히 세웠다.

두 사람의 관계는 그저 주일에 한 번 만나 성경공부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이듬해 김종우 목사가 결혼을 했고 부산으로 신혼여행을 갈 때, 같은 반 주일학교 아이들이 동행할 정도로 끈끈했다. 이듬해 김종우 선생은 총신대 신학대학원에 입학하고, 이경구 학생은 신학교로 진학하면서 이별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별은 잠시. 이내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만남2_ 1994년 10월
신대원을 졸업한 김종우 목사는 1994년 4월 대구 수성구 시지지역에서 개척을 시작했고, 그해 10월 제자 이경구를 전도사로 초빙했다. 이후 13년간 동역하며 나눔과섬김의교회를 성경적인 교회로 세우고자 서로가 전력을 다했다. 성경이 말하는 올바른 교회 공동체 모습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코이노니아(나눔)와 디아코니아(섬김)를 아름답게 실현하는 소그룹 중심의 교회를 이끌었다. 탄탄하게 성장한 나눔과섬김의교회는 중형교회가 되었고, 지하교회에서 미술관 같은 예쁜 예배당도 건축했다.

지금까지 수성구 시지에서 개척해 규모나 내실 면에서 든든히 선 유일한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그렇게 13년을 동역했던 이경구 전도사는 그사이 목사가 되었고, 2007년 부산에 있는 교회 담임으로 부임하면서 또 다시 김종우 목사와 이경구 목사는 이별을 했다. 이 이별 역시 잠시였으며, 새로운 만남의 예고편이었다.

#만남3_ 2015년 1월
김종우 목사와 이경구 목사는 7년 만에 다시금 조우했다. 이번에는 담임목사와 후임목사라는 만남이었다. 당시 김종우 목사는 만 54세. 한창 목회 2기에 집중할 시기에 후임목사를 세우는 것이 의아하겠지만, 김종우 목사의 선명한 계획에 따른 결정이었다. 나눔과섬김의교회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개척부터 교회건축까지 중요한 축을 감당했던 이경구 목사는 김 목사뿐 아니라 성도들까지 인정하는 존재이기에 후임자로 제격이었다. 김종우·이경구 목사는 최근 3년간 환상의 동역으로 다시금 교회에 역동성을 불어넣었다.

#만남4_ 2018년 3월 24일
이날은 김종우 목사와 이경구 목사의 만남 시즌4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원로목사와 담임목사의 관계로 첫 발을 내딛는 원로추대식과 위임식이 열렸다. 이경구 목사가 후임목사로 활동하는 동안 좋지 못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제대로 승계할 것이냐, 나중에 버림당할 것이라는 등 비난과 의심이 있었지만, 아름다운 목회이양 실현을 제대로 보여준 셈이다. 한 번 말을 내뱉으면 반드시 지키는 김종우 목사, 그리고 묵묵히 스승을 신뢰하고 따르는 이경구 목사의 모습에서 진정한 사제의 모델을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만남5_ 기대되는 새 동역
원로로 추대받은 김종우 목사는 순회선교 사역으로 새로운 목회여정을 써간다. 선교지의 교회를 믿음의 공동체로 든든히 세워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선교사역을 펼칠 예정이다. 이 사역은 나눔과섬김의교회를 담임하는 중에도 선교 현장에서 이미 임상을 통해 좋은 결실을 거뒀다. 이로써 담임목회를 일찍 내려놓고 힘이 있을 때 시니어 선교를 펼치면서 물량선교가 아닌 내실 있는 선교를 하는 새로운 은퇴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종우 목사는 “이리저리 봐도 이경구 목사는 천상 목회자입니다. 설교는 물론 관계성과 리더십을 고루 갖춘 실력자입니다. 전력을 쏟은 교회에 후임자를 믿고 맡기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 목사 때문에 마음이 편합니다. 나보다 더 훌륭하기에 기대가 큽니다”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에 이경구 목사는 “지금의 제 목회는 김종우 목사님으로부터 배운 것입니다. 신학적으로 목회적으로 빈틈없었기에 제대로 승계하고 발전시키는 목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뿐입니다”라고 화답했다.

논리적인 김종우 목사, 감성적 스타일인 이경구 목사, 둘 사이는 다름이 존재한다. 하지만 동일한 목회관, 여기에 30년간 쌓은 사제의 긴밀한 정과 환상적인 동역의 경험이 있기에 이후 만들어갈 두 목회자의 또 다른 만남이 사뭇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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