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위로의 기도회 열어

“법은 피해자의 편이 아니었습니다. 피해자인 제가 법과 싸워야했습니다. 재판을 진행하느라, 억울하게 죽은 제 딸을 보러갈 시간도 없던 세월이 벌써 13년이 됐습니다.”

미투운동 등으로 피해자들이 권리를 찾아가는 분위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각종 차별과 범죄, 혐오로 고통 받는 여성들을 한국교회가 위로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 목사) 여성위원회(위원장:인금란 목사)는 3월 22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차별과 혐오 피해자를 기억하는 기도회’를 열고, 그들의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기도했다.

▲ 13년 전 딸이 성폭행 당한 뒤 살해당했으나 피의자의 거짓과 법의 외면으로 더 큰 상처를 받은 어머니 유미자 씨가 자신이 겪은 일을 나누고 있다.

이날 기도회에 ‘대한송유관공사 인사과장 성폭행 살인사건’ 피해자의 어머니 유미자 씨,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사무국장 레티 마이투 씨, 한국기독청년협의회 최애지 씨, 그리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교회 내 성폭력 사건 피해자가 발언대에 섰다.

이밖에도 차별을 넘어 생존과 싸우고 있는 다문화 여성, 여자라는 이유로 외모 나이 등 과도한 잣대 앞에 놓인 청년 등이 나서 부당한 처우에 대해 이야기했다. 참석자들은 이들의 말에 공감하면서 “성폭력 피해자, 차별과 혐오로 생명의 위협을 경험한 이들, 사회적 약자로서 차별을 경험한 이들을 돌보아 달라”고 눈물로 기도했다.

이어 ▲교회 성폭력 피해자의 신변을 보호하고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하겠다 ▲교회 성폭력 가해자를 처벌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 ▲한국교회가 성 불평등과 여성에 대한 폭력을 용인한 관행을 탈피할 방안을 마련하고, 성폭력 관련법을 제정하겠다 등의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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