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나를 만든 신앙의 근본

▲ 김무환 목사(하남교회 원로)

부활절을 맞이할 때마다 나는 감개무량하고 감사하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은 나의 신앙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주님의 부활이 없었다면 오늘의 내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

요사이 한국 교회를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다. 교회 지도자들과 성도들이 유혹과 쾌락에 넘어져서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는 일들을 보았다. 세상적인 권세와 방법으로 교회를 주물럭거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부활신앙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제력은 향상되었는데 삶의 의욕을 잃고 낙심한 이들이 많다.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의 소식이 심심찮게 보도된다. 부활에 대한 소망이 필요하다.

부활은 생명이다. 부활은 살아있는 것이다. 비록 내일 죽더라도 오늘을 사는 것처럼 살아내는 것이다. 영원한 내세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어떠한 핍박과 위협에도 불구하고 진리 편에 서는 것이다. 부활은 확고한 우주적 증거이며 하늘과 땅이 사라져도 불변할 진리이기 때문에 부활신앙에 따라 살아낼 가치가 있다.

성도들이 부활신앙으로 살아서 우리 사회에 소망을 주어야 한다. 부활주일을 맞아 온 교회가 회개하고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서 부활신앙을 확고히 하기를 기도한다.
올해 부활절은 나에게 감사와 기도의 시간이 될 것 같다. 부활의 영광을 영혼 구원으로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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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양로원 방문, 소망 나누다

▲ 김현배 선교사(독일·GMS)

지난해 부활절을 맞아 교회 청년들과 함께 독일 양로원을 방문했다. 그 양로원에는 70세부터 100세까지의 노인 약 50여 명이 생활하고 있었는데 대부분 치매 환자들이었고, 종교도 개신교, 가톨릭, 이슬람 등 다양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방에서 내려와 1층 홀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그들 앞에서 청년들은 찬양을 했다. 아름다운 첼로 연주도 있었다. 이어 나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함께 기뻐하기 위해 왔다고 인사하고 간단하게 부활의 메시지를 전했다.

청년들은 계속 합창을 통해 부활하신 예수님을 찬양했다. 한 곡 한 곡 끝날 때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박수로 화답하며 기뻐하셨다. 눈물을 흘리는 분도 계셨다. 찬양하던 청년들도 덩달아 눈물을 글썽거렸다.

독일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세계 1차 대전, 2차 대전을 겪었던 분들이다. 그리고 냉전시대의 괴물인 베를린 장벽을 가운데 두고 동·서독이 나뉘는 가슴 아픈 일도 경험했다. 그동안 행복과 기쁨의 순간들도 많았겠지만 상처와 눈물이 뒤섞인 파란만장한 삶을 사셨다. 그들은 독일 현대사의 증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예수님을 믿고 천국을 소망하는 삶이 되도록 기도했다.

금년에도 부활주일이 지난 후 청년들과 함께 독일 양로원에 갈 준비를 하고 있다. 독일 노인들을 향해 영혼 구원에 열정을 갖고 찬양으로 많이 섬기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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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과 감동 사라져 안타까워

▲ 강정훈 목사(늘빛교회, 교사의 벗 발행인)

주일학교 시절, 부활절은 은혜의 눈물 절기였다. 고난주간 행사에 은혜도 제대로 모르면서 어른들을 따라 통곡을 했다. 성(聖) 금요일의 촛불기도회, 나무십자가에 못들을 박아놓고 촛불 아래서 1년 동안 지은 죄들을 기록했다. 죄목이 쓰인 종이를 못에 끼우고 거기에 각자의 촛불을 꽂았다. 촛불이 종이를 태우고 나무를 태우면서 십자가는 온통 불십자가가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를 위해 죄를 없애주신 예수님의 사랑에 감사해 울었다.

왜 그리 십자가만 보면 눈물이 나오는 세월이었는지…. 십자가에 박힌 못들을 보면 예수님의 손에 박혔던 못이 생각나고 내 죄가 생각나서 그냥 울었다.

부활절 달걀에 물감을 칠하다 새 옷이 더러워져 부모님께 야단맞았다. 혼쭐이 날 때에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한다는 생각에 은혜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눈물의 부활절이 없다. 예수님 고난을 생각하며 우는 아이들도 없고 부활절 달걀은 처치곤란이다. 규모가 있는 교회가 아니면 부활절 칸타타도 없다. 부활은 ‘교리’로만 있지 더 이상 눈물도 감동도 없다.

더 안타까운 것은 십자가와 부활의 메시지가 삭제된 느낌 좋은 종교, 죄를 지적하지 않고 오히려 죄를 변호해 주는 힐링종교, 십자가와 부활이 없이도 건재한 짝퉁기독교를 만들어 버릴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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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에 사랑 나눈 따뜻한 시간

▲ 김디모데 목사(예하운선교회)

시리아 사태 이후 지금도 난민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에 피난민 신청을 하고 입국한 외국인 중에는 종교적 핍박의 이유로 신앙의 자유를 찾아온 그리스도인들도 있다. 예하운선교회는 파키스탄에서 납치와 살해 위협을 받고 한국에 온 ‘로빈 바켓’ 목사의 가족을 돕기 위해 후원자들을 모집해 지원해 오고 있다.

시골교회의 어느 목사님은 교회 건물을 건축하려고 모아둔 재정으로 이들을 도왔고, 기초생활 수급가정인 한 성도님은 자신들보다 더 어려움에 놓인 이들을 돕기 위해 매달 지원금을 보내주었다. 또한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한 집사님은 자녀들의 교육과 이들의 직장까지 무상으로 제공해 주었다. 그야말로 교회가 나그네 된 이들을 돌아보게 된 것이다.

파키스탄 난민 가족은 이제 한국에서의 세 번째 부활절을 맞이한다. 우리의 나눔과 섬김을 통해 풍성한 부활절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나는 지금도 이들과 함께한 첫 부활절을 잊을 수가 없다.

좁은 단칸방에서 다섯 식구가 힘겹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며 그저 내손에 쥐어진 달걀만을 건네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주님의 도우심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부활의 기쁨을 이제는 교회 안에서만 만끽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소외되고 외면 받고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가서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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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기다리는 산골은 설렌다

▲ 이충석 목사(동강교회)

1월 동강은 속살 드러낸 산자락과 매서운 칼바람에 합강(合江)이 되어, 동네 어르신들의 얼음 치기 낚시터가 되어 버렸다. 끝날 것 같지 않던 혹한에도 새 생명이 피어났음을 얼마 전 냉이를 캐 된장국을 끓이던 그 날 알았다. 매서운 혹한의 대지를 이겨낸 생명에 매번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농촌의 봄은 분주하다. 고추모종을 시작으로 녹진해진 밭두덩 위로 느릿느릿 촌로들의 겨우내 방치된 밭을 정비하는 밭 설거지가 한창이다. 부활절을 기다리는 여기 산골은 죽음 같던 적막을 여는 대지의 생명들을 보며 주님의 부활을 직접 만나는 듯 경이롭고 가슴 설렌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라고 주께서 말씀하셨다. 십자가의 죽으심이 없이는 부활도 없다. 부활이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유일한 길임을 체험하는 농부들의 봄은 창조와 그 질서의 살아있는 교과서다.

4월의 은혜, 그 감격과 기쁨을 설렘으로 기다린다. 주님의 오르셨던 고난의 길을 가슴 깊숙이 새기면서도, 그 날 이후 우리에게 새 생명을 주시고 구원하신 주님의 은혜와 부활의 기쁨이 한 번 더 가슴을 벅차오르게 한다. 새 생명을 주시기 위한 주님의 죽으심과 다시 사심을 통해 씨를 뿌리고 가꾸며 알곡을 거두어들이는 농부의 심정으로 올해도 땀 흘려 헌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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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바람으로 세상 살립니다

▲ 조종남 회장(서울 YWCA)

생명의 기운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싱그러운 봄날,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신 감격을 함께 나눌 수 있어 매우 기쁘고 행복하다.

특히 최근 한국사회가 미투운동과 탈핵운동 등 이 땅에 생명과 평화, 정의를 세워가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부활절을 맞이하게 되어 더욱 뜻 깊다. 올해로 창립 96주년을 맞은 서울YWCA는 정의·평화·생명 세상을 만들어가는 대표적인 여성기독교시민단체로, 여성인권 향상과 여성폭력 추방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또 ‘탈핵생명운동’을 전개하며 무너져가고 있는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바로 세우고 사랑하며 돌보는 일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안타깝게도 한국교회 여성들이 여전히 대다수 한국교회에서 남성과 동등한 위치로 대접받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약자와 억눌린 자, 하나님 공의의 편에 서서 사역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 한국교회 또한 부활절을 맞아 이 땅에 정의와 평화, 생명을 가득하게 만들어 가는 사역에 동참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하나님과 사람을 잇는 ‘평화브릿지’가 되어 참여와 나눔과 치유의 바람으로 이 땅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며 창립 100주년을 향해 당당히 나아가는 서울YWCA의 많은 활동에도 관심과 기도로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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