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문 목사(다타문화연구소 대표)

▲ 김동문 목사(다타문화연구소 대표)

한국교회 안팎에 가짜뉴스가 많다. 커피를 공짜로 준다, 항공권을 무료로 준다는 거짓 이벤트 사기부터, ‘뭐가 뭐라고 하더라’에 이르기까지 가짜 뉴스는 종류도 많고 주제도 다양하다.

그런데 한국교회가 가짜 뉴스의 주요한 근원지이기도 하고, 교인들의 최대의 소비자들, 피해자들인지도 모른다. 이를 두고 사회에서는 한국교회를 ‘카톡교’라고 비난하는 지경이다. 분별력을 갖고 거짓 정보를 걸러내고, 교인들을 이끌어야 할 목회자조차 카카오톡 등으로 전해지는 가짜뉴스 확산에 앞장서기도 한다.

기도 정보나 설교를 통해서도 가짜 뉴스는 퍼진다. 아무리 주장하는 바가 정당하다고 해도, 그 근거가 조작되거나 과정, 왜곡된 것이라면, 그 주장 자체가 신뢰를 얻을 수 없다.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가짜뉴스 공유로부터 한국교회는 어떻게 분별력 있는 공동체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한국교회는 이 가짜뉴스 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한국교회에 유행하는 가짜뉴스 현상은 어떠한가?

한국교회 안팎에 돌고 있는 가짜 뉴스들은 정치와 종교에 얽힌 주제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종교에 얽힌 가짜 뉴스 중 상당수는 이슬람에 관한 주장들이다. 한국이 이슬람화되고 있다거나 할랄 산업이 한국을 이슬람화시키려는 전략이라는 주장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10년 전부터 한국교회에서는 2020년까지 한국을 이슬람화하려는 전략이 가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년 뒤가 2020년이다.

정치 이슈는 문재인 정부나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관한 주장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 한국이 공산화된다는 주장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짜뉴스가 교회 안팎에 유행하는 이유는 많다.

첫째로는, 기독교 공동체가 한국의 여타 종교 단체보다 그 모임의 빈도와 결속력, 공동체성이 강한 것도 이유이다.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 밴드, 페이스북 그룹 등의 공간을 통해, 걸러지지 않은 정보들이 쉽게 유통된다.

두 번째로는, 교회와 이웃, 세상을 위한 한국교회의 기도의 열정과 관심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기도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에도 사실 확인이 안 된 정보가 긴급 기도라며 퍼진다. 내일 오후에 아프가니스탄의 22명의 선교사가 처형당하니 긴급하게 기도해달라는 가짜뉴스가 대표적이다.

셋째로는, 한국교회가 분별력, 생각하는 힘을 키워오지 않은 것도 큰 원인이다. 주입식, 암기식 교육, 비판을 허용하지도 격려하지도 않는 교회 안팎의 교육 관행도 한몫하고 있다.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목회자들이나 교회지도자들은 가짜뉴스를 어떻게 분별할 수 있을까? 교인들이 누군가로부터 전달받은 정보를 기계적으로 서둘러 공유하지 않도록 격려하여야 한다. 그리고 교인들이 공유하고 있는 정보에 대해 교회 지도자에게 공유하도록 부탁하라. 그리고 대부분 가짜뉴스가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내는 것에는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음을 기억하라. 온라인을 통해 또 그런 분별력을 제공하는 기구와 개인을 통해 도움을 받아라. 대부분 가짜뉴스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있던 것을 변형시키거나 재활용한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어렵지 않게 가짜뉴스를 확인할 수 있다.

가짜뉴스의 영향은 신앙생활에 부정적이다. 대개 갈등과 반목을 조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짜뉴스로 기도하면 사랑과 포용의 마음이 아니라 두려움과 혐오가 커간다. 그런 점에서 가짜뉴스 분별은 영적인 활동이다. 가짜뉴스의 종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분별하는 수고를 하자. 과도하고 부풀려진 주장에 휘둘려 두려움에 갇히지 말자.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사랑과 능력, 절제의 마음을 갖고 살아가자. 비판적 안목과 합리적 의심을 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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