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로교신학회 ‘창조와 신앙고백’ 학술발표회]

우병훈 교수 “우종학 교수 주장은 진화창조론 … 자연주의 틀에 갇혀 반기독교 세계관 내포”
이신열 교수 “루터는 ‘무에서, 말씀을 통한, 삼위일체론적 창조’ 견해 지녀 … 타종교와 차별화”

한국장로교신학회(회장:이승구 교수)가 3월 17일 양재온누리교회에서 ‘창조와 신앙고백’을 주제로 제31회 학술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학자들은 “창조신앙은 개혁신학의 근간이 되는 틀”이라면서 “창조는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며 성경과 교회사가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병훈 교수(고신대)는 6000년 지구연대를 주장하는 한국창조과학회를 비판해온 우종학 교수(서울대)의 견해가 잘못되었다면서 “우 교수의 (진화창조론) 견해는 다윈주의 진화론과 자연주의의 틀에 너무 매여 있어서 반기독교적 세계관을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해서 논란이 예상된다. 우종학 교수는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 <과학시대의 도전과 기독교의 응답> 등의 책을 저술했으며 페이스북에서 ‘과학과 신학의 대화’ 그룹을 인도하고 있다. 우 교수는 과학과 무신론자들의 주장에 대해 창조를 옹호하는 동시에, 창조과학그룹에 대해서는 비판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 ‘창조와 신앙고백’을 주제로 열린 한국장로교신학회 학술발표회에 많은 이들이 참석해서 관심을 보였다. 이날 발제자들은 창조신앙은 분명한 사실이며 교회의 신앙고백의 근간이 된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은수 교수(왼쪽)가 발표하는 모습.

우병훈 교수는 우종학 교수의 책 두권을 중심으로 우종학 교수를 ‘진화창조론자’로 규정하고, 문자적 창조가 옳다는 논지를 펼쳤다. 우 교수는 “우종학 교수가 성경 읽는 법을 신앙과 신학에서 배운다면, 자연을 읽는 방법은 과학자에게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그러나 사람은 죄로 인해 오염되었기에 일반계시를 통해 하나님에 대한 바른 지식을 가질 수 없다”면서 “일반계시를 제대로 알게 해 주는 것은 과학이나 과학자가 아니라 성경”이라고 우종학 교수의 입장을 비판했다.

우 교수는 우종학 교수가 젊은 지구론을 문자주의, 근본주의, 세대주의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발표를 이어나갔다. 우 교수는 문자주의는 신약성경이 창세기를 문자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문자주의를 비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또 우종학 교수가 창조과학과 근본주의를 거의 동일시하고 있다면서 창조과학지지자들을 근본주의자라고 여기는 것도 지나치다고 말했다. 세대주의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마크 놀의 견해를 인용해서 창조과학과 세대주의가 유사점(시대적 큰 단절과 시대들 사이의 불연속성)이 있지만 창조과학자들을 신학적 세대주의라고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우종학 교수가 우주의 시작과 최초생명, 의식에서만 초자연적 형성을 인정하고, 별과 태양계, 지구, 생물의 탄생은 자연적이라고 본다면서 “우 교수의 주장은 진화창조론이며 그는 주류 과학의 자연주의 틀에 갇혀 있다”고 비판했다. 또 “우종학 교수는 다른 생물들과 마찬가지로 인류도 공통 조상에서 분화되어 나왔고 긴 시간 동안 변화를 거친 진화의 방법으로 창조되었다고 생물학은 우리에게 알려준다고 말했다”면서 “이는 인간의 기원에 대한 주류 과학의 견해를 그대로 수용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 교수는 “우종학 교수의 견해는 가면을 쓴 자연주의 혹은 위장한 진화론”이라고 비판했다.

창조신앙과 관련해서 기독교 과학자들은 기본적으로 창조론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세부 견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지구의 연대다. 창조과학회는 6000년 지구론을 절대 고수하고 있고, 우종학 교수와 양승훈 박사(기독교세계관대학)는 오랜 지구론(46억년)을 지지하고 있다. 전자는 문자적으로 창세기 1장의 날을 ‘24시간’으로 보는 것이며 후자는 24시간의 개념을 장기적인 기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발표자 우병훈 교수가 속한 고신교단은 교단 내 학생신앙단체가 우종학 교수를 초청해서 강연을 했다는 이유로 조사를 벌였을 정도로 창조과학에 대해서는 근본주의적 시각을 보여왔다.

한편 이번 발표회에서 권오윤 교수(아신대)는 폰 라드의 신명기 26장 5~9절 해석 등을 비판하면서 이 구절 내용은 신앙고백적 차원으로 창조를 언급한 것이 아니라, (창조를 사실로 기반하고) 역사적 회상의 차원으로 쓰여진 것이라고 논증했다. 김은수 교수(백석대)는 고대 공교회 신조들과 16세기 종교개혁 이후 정통 개혁파 신앙고백서들에 나타난 ‘창조 교리’의 본질적 의미를 살펴보았다. 특히 현대신학자들이 부정하고 있는 ‘무로부터의 창조’(creatio ex nihilo) 교리가 옳다는 점을 증명했다.

이신열 교수는 창조에 대한 루터의 견해를 소개해서 관심을 끌었다. 이 교수는 루터의 설교집 등을 참조할 때 그는 ‘무에서의 창조, 말씀을 통한 창조, 그리고 삼위일체론적 창조’라는 견해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루터의 관점들은 매우 성경적이며 무에서부터의 창조를 갖고 있는 유대교나 이슬람교와도 차별화되는 중요한 논지라고 언급했다.

또 “루터는 창조를 (신앙적 차원만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이해했다”면서 “루터는 창세기 1장의 창조기사에 나타난 내용들을 문자적으로 이해하고 이들을 현실 속에서 적용하는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장로교신학회는 학술발표회에 앞서 특별순서로 올해의 신학자상(노영상 박사) 수상 등의 순서를 가졌으며 신임임원 교체를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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