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신앙의 산실 의성경찰서 · 중리교회 역사 가치 높아...사적지 후보 송천교회 답사

▲ 순교자 주기철 목사와 권중하 전도사가 신사참배 거부로 수난을 당했던 일제강점기 의성경찰서가 총회가 지정한 제4호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가 됐다. 사적지 지정을 감사하는 예배에서 제막식이 진행되고 있다.

경북 의성군의 일제강점기 의성경찰서와 중리교회가 교단이 지정한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가 됐다.

제4호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로 지정된 의성군 의성읍 동서1길에 소재한 일제강점기 시절의 의성경찰서는 3.1운동과 농촌계몽운동 일환의 의성농우회 조직 등 민족 독립을 위해 일제에 항거한 애국지사들이 수난을 당한 곳이다.

특히 순교자인 주기철 목사와 권중하 전도사가 이곳 옛 의성경찰서에서 갖은 박해를 당했다. 신사참배를 거부했던 주기철 목사는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의성으로 압송돼 1938년 8월부터 1939년 2월까지 약 7개월가량 이곳에서 고문을 당하면서도 신앙양심을 지키고 민족 독립을 위해 저항했다. 평양 산정현교회에서 시무하던 주기철 목사가 의성경찰서에 수감된 표면적 이유는 당시 의성읍교회 유재기 목사 중심으로 조직된 기독교지하운동단체인 농우회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주 목사의 신사참배 거부가 실질적 이유로, 1939년 9월 9일에 있을 제27회 총회의 신사참배 가결을 위한 선행적 조치였다는 역사적 평가가 있다. 실제 8월 18일 주기철 목사를 의성으로 송치한 직후인 9월 9일 신사참배 결의를 강행한 흐름을 볼 때, 방해요소였던 주 목사를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신사참배를 결의했던 1938년 경북노회 제36회 제2차 임시회의 결정으로 의성군 춘산면의 5개 교회 담임으로 부임한 권중하 전도사 역시 소속 노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신사참배를 반대한 이유로 옛 의성경찰서에서 혹독한 고문을 당해 순교했다.

일제강점기의 의성경찰서는 무형의 신앙유산 뿐 아니라 당시 원형 그대로 보존된 의성읍 유일의 고가건물로, 건물 자체로도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옛 의성경찰서의 사적화는 경중노회(노회장:김병준 목사)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중노회는 지난 2015년 주기철 목사와 관련있는 옛 의성경찰서의 수난기념 사업을 위해 위원회를 발족시켰으며, 역사사료화를 위한 세미나 개최, 총회헌의, 의성군 등 관계기관 설득 등의 작업을 펼쳤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제102회 총회에서 제4호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로 공식 인정을 받았다. 또한 의성군에서는 주기철 목사 수난과 항일운동과정에서 당한 민족의 수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일제강점기 의성경찰서와 당시 생활이 드러나는 길거리 복원 등 역사현장으로 개발하기 위해 준비중에 있다.

▲ 제5호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로 지정받은 중리교회 제1예배당의 특징에 대해 담임인 고관규 목사가 설명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 제5호인 중리교회 제1예배당은 경북 의성군 춘산면 금성현서로 1055-1에 소재해 있다. 1920년 3월 15일에 설립된 중리교회(구 빙계교회)는 1928년 온 성도들의 헌신과 기도로 겹집 한옥형인 예배당을 건축했다. 이 때 지은 중리교회 제1예배당은 정면 4칸, 측면 3칸 규모이며, 모양은 ‘ㅡ(한 일)’자의 겹집형, 지붕은 건실한 5량가 구조의 흙기와였다. 당시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유교 풍습에 따라 남녀 출입문을 서로 다르게 배치했고, 예배당 중앙에 3개 기둥을 세워 광목 가로막을 두어 남녀가 볼 수 없도록 했다. 중리교회 제1예배당은 신사참배 반대로 순교한 권중하 전도사가 시무했던 교회로 순교유적지라는 영적 역사적 가치도 지니고 있다.

지난 2016년 9월 중리교회 제1예배당과 종탑은 의성군으로부터 문화유산 제35호로 지정받은 바 있다. 여기에는 근대 건축요소가 조화롭게 결합되어 있고, 한국교회 초기 모습이 잘 나타나 있으며, 특히 권중하 전도사의 순교유적의 가치가 인정받았다. 교단에서도 충현교회에 열린 제101회 총회에서 권중하 전도사를 총회 순교자로 등재했으며, 제102회 총회에서는 중리교회 제1예배당을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 제5호로 지정했다.

일제강점기 의성경찰서와 중리교회의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 지정을 감사하는 예배가 총회역사위원회(위원장:김정훈 목사) 주관으로 3월 13일 각각 현장에서 열렸다.

두 곳의 사적지 지정을 감사하는 자리에는 총회역사위원회 위원 외에도 총회장 전계헌 목사와 부총회장 이승희 목사 최수용 장로, 총회총무 최우식 목사, GMS이사장 김찬곤 목사, 신학부장 오정호 목사, 증경총회장 박무용 목사 등 교단 지도자와 지역 기관장들이 참석해 의미 있는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 총회역사위원회 위원들이 경북 영덕에 소재한 송천교회 사적지 지정을 위한 답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편 총회역사위원회는 같은 날 경북 영덕군 병곡면에 위치한 송천교회(김영원 목사)를 방문해 사적지 지정을 위한 답사활동을 가졌다. 1910년 11월 20일에 설립된 송천교회는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288호로 등재되어 있다. 또한 유명한 경북 영덕지역의 3.1만세운동 발상지이기도 하다. 총회역사위는 향후 송천교회의 유무형의 영적 역사적 가치를 연구한 이후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 지정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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