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26년 영적 내공, 복음 열정으로 이어가

“믿는 자의 품격과 전도에 힘써 귀감 되겠다”

▲ 126년 유구한 역사 동안 무수한 영적·역사적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왔으며, 지금도 진정성 있는 복음의 스토리텔링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님의 형상을 드러내는 것이 교회 존재 이유임을 믿고 믿는 자의 품격과 전도에 힘쓰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부산역을 마주한 언덕배기의 초량이바구길 그 시작점에 초량교회(김대훈 목사)가 자리하고 있다. 126년 역사의 초량교회는 존재 그 자체로 무수한 스토리텔링을 쏟아내는 이야기보따리다. 초량교회는 1892년 11월 7일 미국 북장로교에서 파송받은 윌리엄 베어드(한국명 배위량) 선교사에 의해 세워진 한강 이남 최초의 교회이자 영남지역 어머니 교회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신사참배에 맞선 순수 신앙의 모범을, 불가분 관계였던 백산상회와 함께 독립운동에 참여한 나라사랑의 모범을, 한국전쟁 당시 망국의 일촉즉발 위기 앞에 구국기도회를 열어 한국교회에 구국기도의 산실이 된 것 등. 이처럼 무수한 감동과 도전을 주는 초량교회의 영적·역사적 가치는 두말할 나위 없다.

▲ 초량교회 영아부.

그러나 초량교회 구성원들은 어제의 존재가치에만 만족하거나 감사하지 않는다. “지난 세월 때문이 아니라 오늘의 모습이 적어도 부끄럽지 않기 때문에 감사할 수 있다”는 김대훈 목사의 고백처럼, 자랑스러운 역사 못지않게 여전히 식지 않은 복음사명을 감당하는 교회로 세워 가시는 하나님에 대한 감사가 넘쳐나는 교회다. 쉽게 범접할 수 없는 126년의 유구한 역사, 그리고 급속한 인구유출과 고령화 한계에 봉착한 원도심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신생교회 못지않은 열정을 지니고 있는 초량교회. 한 세기를 훌쩍 넘겼음에도 역동적으로 복음의 열매를 맺는 모습이야말로 침체된 한국교회에 또 다른 측면에서 귀감이 되는 역사를 쓰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역사와 전통이 박제화되지 않고 생명력이 약동하는 초량교회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것을 건물이나 프로그램, 사역에서 찾는다면 쉽지 않을 것이다. 초량교회는 손에 잡히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교회에 대한 분명한 철학과 가치가 공유된 교회이기 때문이다. 초량교회 성도라면 누구라도 옆구리를 찌르면 “주님이 다시 오시는 그날까지,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교회”라 읊조린다. 성도들이 공유한 표어에는 교회에 대한 인식이 선명하다.

김대훈 목사의 말이다. “아담의 죄로 하나님의 형상이 무너졌지만, 예수님의 죽으심으로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된 것이 교회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교회 존재 이유는 교회로 하여금 하나님이 생각나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교회란 하나님이 어떤 분인가를 보여주는 형상입니다.”

그래서 초량교회 성도들은 하나님을 드러내기 위해 힘쓰는 두 가지가 있다. ‘품격’과 ‘전도’이다. 김대훈 목사는 초량교회 성도 개개인이 126년 된 초량교회의 품격이기에, 하나님 자녀다운 격을 드러내는 삶을 살자고 강조한다.

▲ 부산시 동구 초량이바구길 초입에 자리한 초량교회.

20년 세월동안 한결같은 가치 강조로 인해 초량교회 성도들이 하나님 자녀다움, 초량교회 성도다움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에 목회자로서 감사와 보람을 갖는다고 말한다. 초량교회는 도심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전도에 최선을 다한다. 여기에는 성장이 목적이 아니다. 역사나 건물 등의 요인으로 사람이 몰려드는 요행을 바라지 않고, 교회에 주어진 복음전파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뚜벅이처럼 동구 일대를 누비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교회에 대한 바른 인식은 예배와 교제, 섬김 사역에도 진정성을 담게 해 좋은 열매를 맺고 있다. 살아계신 하나님 앞에 자신이 있음을 깨닫도록 오감을 집중하는 예배의 진수를 초량교회에서 만날 수 있다. 성도 교제가 이뤄지는 순모임에는 반드시 자신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게 한다. 이런 반복은 궁극적으로 믿음을 자라게 하고, 모임 역시 따뜻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빛과소금복지재단을 통해 소외 이웃을 위한 맞춤형 복지사역으로도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형상으로서 진실되게 표현하고 있다.

성도들에게 공유된 표어에는 예수님이 이 땅에 다시 오시는 그때에도 여전히 교회가 존재해 하나님께 예배하며 기쁨을 드리는 교회가 되겠다는 다짐을 내포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하도록 초량교회는 신앙의 세대잇기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담임목사 역시 다음세대에 복음의 바통을 넘겨주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화려함 보다는 세대의 강이 흐르는 교회가 되도록 미래를 준비해 가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낙후된 도심지역의 교회임에도 초량교회에는 영아부부터 청년까지 주일학교가 상당히 역동적이다.

김대훈 목사는 “교회 시스템은 투박하지만 주님의 존재이유를 드러내는 교회가 되기 위해 애쓰는 것뿐이다. 우리 성도님들이 초량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형상을 나타내고자 노력하는 모습에서 126년의 내공을 느낄 수 있다”라며 감사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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