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주년 맞아 다음세대·북한선교 비전 선포

“신앙선배들의 피와 땀, 복음화로 꽃 피울 터”

▲ 문산교회는 지역복음화를 뛰어넘어 다음세대에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고 있다. 특히 120주년을 맞아 지역사회와 북한선교를 꿈꾸고 있다.

1898년 1월 19일 임진강 문산포에 작은 겨자씨 하나가 심겨졌다. 처음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 작은 씨앗이 나중에는 문산지역 전체를 품는 커다란 나무가 될 것이라는 것을…..

문산교회(류병수 목사)가 설립 120주년을 맞았다. 문산교회의 시작은 복음의 씨앗을 심는 말씀집회였다. 리드(C. F. Reid) 선교사에 따르면, 1898년 1월 18일 송도 순회 집회가 문산포 인근에서 열렸다. 말씀집회 이튿날 아침, 13명의 어른과 3명의 신생아에게 세례를 주고 성경공부 리더와 다른 직분을 세워 조직을 형성했다.

리드 선교사와 함께 사역했던 콜리어(C. T. Collyer) 선교사의 보고서에는 문산교회 설립과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등장한다. “한씨는 도박을 하는 여관 주인이었지만 서울 책방에서 전도지를 사 읽고 회심했습니다. 회심하자마자 그는 여관을 닫고 도박을 끊었습니다. 한씨는 주변 친구 몇몇에게 이 책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문산포에서의 사역이 진행되었습니다.”

▲ 류병수 담임목사는 “문산교회는 선교사의 헌신과 순교자의 피로 세워진 교회”라면서 문산지역 복음화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선교사들이 뿌린 복음의 씨앗은 금세 싹을 틔었다. 콜리어 선교사는 1898년 9월 9일 보고서에서 “우리 두 교회(문산포와 송도)는 선교 또는 외국의 도움으로부터 온전히 독립되어 있다”면서 전도와 재정에서 자립했음을 알렸다.

문산교회는 설립 2년 만에 자체 예배당도 마련했다. 1900년 하디 선교사(R. A. Hardie)는 문산포교회는 송도지역에서 가장 기대되는 교회 중 하나라고 보고했다. 그는 특히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예배당을 스스로 마련한 교회이자 가장 좋은 예배당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선교사들이 뿌린 복음의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 120년의 세월을 이겨냈다. 물론 그동안 모진 폭풍우를 견디어야 했다. 일제 감정기의 탄압과 남북분단, 6·25전쟁 등 민족의 아픔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다. 특히 1950년 8월 20일 6·25전쟁 때 이세영 장로가 괴뢰군에게 순교를 당했다. 또한 예배당과 사택은 믿음을 지키는 성도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소되는 고통을 겪었다.

방화로 예배당을 빼앗을 수는 있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문산교회 성도들의 가슴 속에 굳건히 세워진 믿음은 강탈할 수 없었다. 1954년 6월 20일 소실된 교회 위에 천막 교회가 재건됐다.

선교사의 헌신과 순교자의 피로 세워진 문산교회는 과거보다 더 아름답게 세워져 나갔다. 1956년 새로운 예배당을 건축하고, 1960년에는 교회 부설 유치원을 개원했다. 이어 1984년에는 건평 550평 규모의 새로운 예배당을 착공하고, 1991년에는 교육관을 착공했다. 또한 2002년에는 경기도 파주에 수양관을 착공하기도 했다.

성장에 성장을 더해온 문산교회는 2003년 류병수 담임목사의 부임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과거 외형을 키우는데 집중했다면, 류 목사는 내실을 다지고 다음세대에 집중했다. 그는 40년이 넘는 문산유치원을 과감히 폐원했다. 시대와 세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대신 지역아동센터인 ‘행복한 홈스쿨’을 개소했다.

“1960년에만 해도 유아교육이 전무하다 했죠. 하지만 지금은 사립유치원에 밀려 운영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지역의 특징에 맞는 다음세대 교육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 영아부

문산은 군사분계선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낙후된 곳이다. 그래서 저소득층이나 맞벌이 부부가 유독 많다. 류병수 목사는 “교회가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면서 지역아동센터를 개소했다. 현재 29명의 다음세대들이 행복한 홈스쿨에서 내일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다음세대가 마음껏 예배드리지 못하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류병수 목사는 부임 5년만인 2008년엔 비전센터를 준공했다.

“본당 뒤에 3층 규모의 교육관이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시설 부족으로 주일학교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어두운 지하에서 예배드리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내일의 주인공인 다음세대에게 하나님의 꿈을 심겠다는 목회철학을 가지고 비전센터를 지었습니다.”

현재 비전센터는 다음세대를 세우고 지역을 품는 복된 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비전센터는 주일 교회학교 운영뿐만 아니라 토요일에는 문산오케스트라 연습공간으로 활용된다. 2016년에 설립한 문산오케스트라는 교회의 문턱을 낮춰 불신자들도 교회에 들어오게 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류병수 목사는 “전도의 목적으로 시작했으며, 이제 조금씩 열매를 맺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 문산교회의 미래 주역인 청년대학부.

비전센터는 또한 지역 어르신 70명을 섬기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은 문산경로대학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교회”라는 평가를 받게 했다.

120주년을 맞은 문산교회는 여전히 꿈을 꾸고 있는 중이다. 우선 ‘거저 받았으니 거저 준다’는 마음으로 선교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캄보디아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이천 양문교회를 지교회로 선정하는 등 지역복음화와 세계선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류병수 목사는 “올해 120주년을 기념해 해외선교에 또 다른 이정표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남북통일과 북한선교에 대한 꿈도 꾸고 있다. 교회에는 북한이 고향인 성도들이 적잖다. 그래서 남북통일을 소망하면서 매월 통일이 되면 북한에 교회를 재건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이밖에 2020비전을 통해 2000명의 성도, 200구역, 20명 선교사 파송 및 후원, 지교회 및 후원교회 20곳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믿음의 선진들이 피를 흘리고 땀방울을 적신 교회입니다. 처음 믿은 분들의 신앙을 되찾고, 첫 사랑을 날마다 회복하는 교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그래서 문산지역뿐만 아니라 북한과 세계를 품는 거목이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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