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교회교육 새판 ‘가정’ ④ 전문가 제언

주일학교는 교회교육 대안학교 …
공교육 사명 갖고 자녀를 제자화하는 책임 적극 실천해가야

▲ 강정훈 목사(늘빛교회·월간 교사의벗 발행인)

해마다 문을 닫는 교회가 3000개나 달한다고 한다. 하루에 8개 이상이 문을 닫는 셈이다. 한국교회 교세 감소를 가속화하고 있는 원인은 주일학교다. 너도나도 주일학교 아동 수가 줄어든다고 걱정이다.

아동들이 교회를 떠나는 것은 교회 교사들의 사명감 결여라며 그들을 탓하는 소리가 높다. 정말 그럴까? 아동 수가 줄어드는 것은 교사 책임도 있지만 부모들의 책임이 더 크다.

교회 제직 중에서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는 자녀들이 부지기수이다. 그들이 신앙생활을 부실하게 하는 것은 교사만의 책임인가? 정말 교사가 100% 책임을 져야 하나?

아니다. 원래 성경교육은 부모들의 몫이다. 하나님께서는 내 아이의 신앙은 내가 책임지는 교육담당제를 부모에게 주셨다. 이것이 그 유명한 유대인의 신명기 6장 6~7절의 교육대강령이다. “오늘날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유대인들은 세계에 흩어져 살면서도 지난 4000년 동안 부모와 자녀 간, 세대 간의 갈등이 없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아들이 신명기 쉐마의 말씀을 매일 2회씩 외우며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주 하나님을 사랑하겠다고 다짐한다. 하늘 아버지에 대한 일종의 충성 맹약이다. 충성을 다짐하고 확인하며 점검하는 장소가 가정이다.

유대사회에서 신앙교육의 도장(道場)은 가정이고 교사는 부모다. 히브리어로 부모(호림)와 말씀(토라)은 어원이 같다. 부모는 하나님의 말씀을 책임지고 가르쳐 주는 스승이자 교사이다.

하나님의 신명기 법전에 근거해서 유대 부모들은 가정에서 열심히 자녀교육을 했다. 특별한 안식일 학교 제도는 없었다. 자녀교육은 가정과 부모에게 위임되었다. 부모들은 책임지고 내 자녀들을 언약의 백성으로 만들어 내야 했다. 내 아이들을 유대인으로 만들어 내는가, 실패하는가? 이것이 부모인생의 성공과 실패의 잣대였다.

이런 좋은 유대교육의 전통을 이어받아 초대교회도 주일학교가 없었다. 성전의 개념이 ‘구원을 받은 성도들의 모임(교회)’으로 발전되었기에 아동들은 장년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아동을 영적으로 성인으로 대우한 것이다. 사실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교회교육이며 신앙의 공(公)교육이다.
주일학교가 생긴 것은 영국이다.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1769년 영국에서는 노동자 자녀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영국 성공회 신자이자 신문편집자인 로버트 레이크스는 성경, 기독교 교리문답, 기초학과수업(읽기와 쓰기)을 받을 수 있도록 전문교육을 받은 교사를 채용하여 주일마다 어린이들을 가르쳤는데, 이 대안(代案)학교가 주일학교였다.

지난 250년 동안 주일학교는 교회 부흥과 인재의 산실이었다. 한국교회 역시 주일학교를 통해 부흥된 교회다. 그러나 아동들의 신앙교육을 대안학교인 주일학교에 집중하다보니 여기에 대한 취약점도 나타났다. 자녀들을 대안학교에 맡겨버리고 부모들의 교육적 역할은 방치한 것이다. 신앙교육은 가정에서 교회로, 부모의 손에서 교사들의 손으로 이관되었다. 여기서부터 신앙 공교육의 부재가 일어나고 크리스천 가정 자녀들이 불신자로 살아가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주일학교는 어디까지나 대안학교일 뿐이다. 주일학교는 신앙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공교육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부모들의 몰이해가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주일 하루 만의 아동예배에, 교사들의 1일 교육에 맡겨 방임했다. 그 결과 아동들이 전인적인 신앙교육을 받지 못하고 교회를 떠나거나 ‘냉담신자’로 머물고 말았다. 나중에야 이 사실을 알지만 그마저도 부모인 자신들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들을 질책하고 있기에 교회교육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신앙교육은 부모들에게 맡겨진 사역이다. 교회교육의 대안학교로 출발한 주일학교의 교사들은 아동들의 교회생활을 돕는 것이 전부다. 반면 자녀들의 신앙 성장은 1주일 내내 부모가 감당해야 한다. 주일학교의 태동지요 주일학교에만 목을 맸던 영국교회가 지금 무신론 국가가 되었다는 사실은 무엇을 뜻하는가? 대안학교인 주일학교가 본의 아니게 영국교회를 망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유대 어머니들은 ‘교육 어머니’다. 영어의 ‘Jewish Mother’(유대 어머니)란 말은 ‘자녀들에게 배움의 필요성을 지겹도록 강조하는 극성스런 어머니’란 뜻이다.

유대 여인들의 자녀교육은 임신과 함께 태교교육으로 시작된다. 아이가 품에 있을 때 이미 유대 역사는 완성된다. 어머니의 품에서 시조(始祖) 아브라함, 족장들, 사사들, 선지자들의 사역을 배운다. 학교에 가기 전에 성경을 배우고 유대 역사를 배운다. 유대 어머니들의 교육은 지식교육이 아니라 철저한 종교교육이요, 선민교육 중심이다.

이런 면에서 유대 어머니들은 그들을 선택하시고 메시아를 보내주실 여호와 하나님을 어린 시절부터 철저히 주지시킴으로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우수한 민족으로 만들어 내었다. 그러기에 이스라엘을 지키는 것은 군대가 아니라 유대 어머니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슬람교 역시 유대교의 가정교육을 벤치마킹했다. 그래서 철저히 무슬림으로 자녀들을 키워나간다. 그들의 종교 전승율은 90% 이상이다. 이슬람교도들은 주일학교 같은 제도가 없이도 가정에서 내 아이를 내가 책임지는 시스템이기에 철저히 이슬람교 믿음이 전승된다.

반대로 기독교인들의 신앙대물림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가정에서 철저한 신앙교육이 안 되기 때문이다. 가정교육이 뒷받침 되지 않는 주일학교 교육은 공회전 교육이 될 뿐이다.

마이클 윌킨스는 “자녀들을 제자화하는 우선적인 책임은 교회에 있지 않다. 그 일은 부모의 몫이다”고 하면서 부모의 교사적 사명을 강조한다. 부모 역할은 제자도를 자녀들의 삶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 기회를 고스란히 놓치고 있는 구멍 뚫린 가정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제라도 가정이 1차적인 성경교육의 장(場)이라는 공교육 개념으로 돌아서서 내 아이의 신앙은 부모가 직접 책임지고 양육해야 한다. 부모처럼 24시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교사가 어디 있을까? 그러기에 자녀를 위한 부모의 신앙교육적 헌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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