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킨텍스서 성대하게 열려 … 문 대통령 “한국교회 헌신과 기여 공로에 감사”

제50회를 맞은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가 3월 8일 킨텍스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국가조찬기도회는 1966년 첫 기도회를 드리고 1968년 3월 8일 이후 대통령과 국가를 위한 기도를 이어왔다. 역사적인 50주년을 맞아 수도권은 물론 대구 부산 광주 등에서 목회자와 성도 4500여 명이 참석했다. 60명의 오케스트라, 새에덴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 찬양대로 구성한 550명의 연합성가대도 압권이었다.

국가조찬기도회는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란 주제 아래, 50주년의 의미를 ‘희년’과 ‘평화’에 담았다. 성경의 희년이 얽매이고 가난한 이들에게 자유와 회복과 감격을 주었던 것처럼 민족의 번영과 축복을 기도했다. 평창 동계올림픽과 대북특사 이후 남북한이 교류를 더욱 확대해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와 통일이 임하기를 간구했다.

▲ 3월 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0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소강섭 목사가 ‘반성, 화해로 통일의 길을 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고 있다.

국가조찬기도회는 두상달 장로(국가조찬기도회 수석부회장)의 인도로 청년찬양예배를 드리며 시작했다. 다음세대를 대표해 기도한 김지수 씨와 김단솔 학생은 이 땅에서 고통받는 이웃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치유하심이 일어나게 해달라며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그들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기도회장에 들어선 후, 국가조찬기도회장 채의숭 장로의 사회로 본 기도회를 시작했다. 국회조찬기도회장 김진표 국회의원은 개회사에서 1948년 이윤영 의원의 기도로 대한민국 제헌국회를 시작한 역사를 상기하며 “믿음의 선배들의 기도에 하나님이 응답해 주셔서 경제성장과 민주화도 빨리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믿는다”고 기도의 힘을 강조했다. 현재 국가가 당면한 경제문제와 사회갈등,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도 기도하면 응답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반성, 화해로 통일의 길을 열라’는 제목으로 강단에 선 소강석 목사는 ‘한반도 운전자론’으로 남북화해와 평화를 발전시켜 나가는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의 리더십을 잘 감당하시도록 큰 박수를 보내드리자”며 참석자들과 함께 힘을 실어줬다.

대통령에게 격려와 응원만 전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 사회를 바로잡기 위한 적폐청산은 사랑과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동성애 문제를 언급하며 성적지향을 담은 차별금지법이나 개헌이 이루어지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성도들의 박수 속에 단상에 선 문재인 대통령은 기독교가 한국 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언급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염두하고, 굳건한 신앙으로 사회를 위해 헌신했던 조수옥 전도사와 문준경 전도사를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땅의 여성들은 정말 강하다. 신앙과 사랑에 있어서 더욱 그렇다. 요즘 미투 운동으로 아파하는 여성들이 드러났다. 피해 여성들에게 따뜻한 기도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를 부탁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한 고비를 넘었을 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이루기 위해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와 손잡고 북한과 함께 한반도 평화의 초석을 놓겠다”고 말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지혜와 용기를 주시도록 기도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제50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는 규모 있고 성대하게 치러졌다. 그러나 50주년의 역사성과 희년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내용은 전무했다. 사회적으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가 참석해 대통령과 한 테이블에 앉고, 소강석 목사가 설교에서 김삼환 목사를 옹호한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국가조찬기도회를 앞두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문 대통령의 국가조찬기도회 불참을 요청하고 국가조찬기도회를 폐지해야 한다는 청원이 많이 올라왔다. 기도회가 불의한 정권과 대통령을 축복하고 행사를 정치적 기득권 유지에 이용됐다는 지적이었다. 소강석 목사만 이런 문제제기에 반응하며 “기도회는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지도자를 권면하고 기도하는 자리다. 그 권면으로 국민을 더 잘 섬기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워가라는 것”이라고 항변했을 뿐이다. 희년을 맞은 국가조찬기도회는 국민들의 지적에 대해 고민하고 대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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