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교회교육 새판 ‘가정’ ③ 가정 중심의 교육목회ABC

가정 중심 교육목회로 전환돼야 진정한 신앙교육 …
오륜교회 ‘원포인트 통합교육’ 해법 제시

일주일은 168시간이다. 이중에 예배는 1시간뿐이다. 성경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시간은 15분이다. 변화가 가능할까? 예를 들어 영어를 배우는 학생이 일주일에 1시간만 배운다면 과연 효과가 있을까? 매일 영어를 배우고, 영어에 젖어서 살아야 능숙해질 수 있다.

신앙교육도 마찬가지다. 일주일에 예배 1시간, 공과공부 15분으로 다음세대를 변화시키겠다는 것은 직무유기를 넘어서 사기다. 따라서 교회교육 전문가들은 “가정 중심의 교육목회로 교회가 전환되어야 진정한 신앙교육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 오륜교회는 교육목회로 교회 시스템을 전환한 후 가정예배 비율이 80%까지 상승했다. 오륜교회가 설립한 꿈이있는미래(꿈미)는 최근 콘퍼런스를 열고 원 포인트 통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육목회 1단계 ‘통합예배’

가정 중심의 교육목회 첫 단추는 ‘통합예배’다. 구체적인 교육시스템이나 인프라(교역자, 교사, 부모)가 구축되지 않아도 통합예배는 가능하다. 전통목회와 이질감도 없기 때문에 개척 교회든 전통 교회든, 작은 교회든 대형 교회든, 모든 교회가 당장 시작할 수 있다.

서울 서초구 K교회는 10년 전만해도 장년 출석 200명에 유치부 20명, 유초등부 40명, 중고등부 30명, 청년 30명의 중소형 교회였다. 하지만 5년 전 교회분쟁을 겪으면서 장년 80명, 주일학생 15명으로 급락했다. 사실상 주일학교 운영이 불가능해서 결국 교육부서를 폐쇄한 상태다.
교회교육에 위기를 맞은 K교회는 때마침 전국적으로 바람이 불던 통합예배를 주목했다. 생존을 위해서 통합예배를 도입했지만 이제는 통합예배 때문에 교회가 새로운 활력을 되찾고 있다.

K교회는 주일학생이 통합예배에 적극적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주일학생들을 예배자로 세웠다. 매주일 오후 2시 30분에 드리는 통합예배에서 찬양인도는 중고등부와 청년부가 맡는다. 곡도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것과 최근 젊은이들이 즐겨 부르는 찬양을 중심으로 편성했다.

25분 정도의 찬양시간이 끝나면, 대표기도는 권사 안수집사 등 중진급에서 맡는다. 모든 세대가 함께 드리는 예배이기 때문에 장년층도 예배자로 세우는 것이다.

설교는 유치부와 초등학생을 감안해 15분 안에 끝낸다. 설교 내용은 중고등부 학생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풀어서 한다.

설교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어린이용 설교를 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신선할 것 같지만, 어린이용 설교로는 통합예배를 오랜 기간 동안 이끌고 갈 수 없다. 또한 통합예배 자체를 후퇴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려운 설교를 쉽게 전달하는 방법은? 이때 부교역자나 교사, 부모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K교회의 경우 담임목사가 설교를 할 때 부교역자가 주일학생들과 함께 앉아서 어려운 용어를 설명해 준다. 설교 중 ‘성화’라는 단어가 나오면 부교역자는 화이트보드에 성화라는 단어를 쓰고, 이에 대한 설명을 쓴다. 또한 설교의 핵심과 스토리도 짧은 단어로 정리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교사나 부모가 설교 핵심이나 용어를 설명할 수 있으면, 가족별로 앉아서 기록하는 것이 금상첨화다.

설교가 끝나면, 특별순서를 갖는다. 흔히 설교 전에 특송과 같은 순서를 갖는데 이보다 설교 이후에 하는 것이 예배에 집중할 수 있다고 한다.

특별순서는 매주 바뀐다. 매월 첫째 주일은 부서별 특송시간이 준비되어 있다. 둘째 주일은 부서별 간증을 준비한다. 셋째 주일은 가정별 특송이 마련된다. 넷째 주일은 말씀암송 악기연주 성가대찬양 외부강사 등 다양한 형태의 예배 참여가 진행된다.

통합예배에서 기억해야 할 것은 부모의 신앙이 자녀에게 전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배를 통해서 신앙전수가 이뤄지는 것이다. 또한 모든 세대가 함께 동참하고 예배자로 서야 한다는 점이다. 다음세대에만 포커스를 맞추면 결코 장기간 지속할 수 없다.

교육목회 2단계 ‘가정예배’

통합예배가 정착단계에 이르면 ‘가정예배’를 시도할 수 있다. 강단에서 “가정에서 예배를 드려라”라고 설교한다고 듣는 성도는 없다. 왜냐면 훈련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목회자 가정도 마찬가지.

따라서 가정예배는 철저한 훈련이 필요하다. 오륜교회(김은호 목사)도 가정 중심의 교육목회로 전환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 교회는 가정예배 캠페인에 앞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뻔했다. 성도 대다수가 가정예배는 언감생심이었다.

오륜교회는 가정예배 활성화를 위해 외부 전문가들을 모셨다. 가정사역 전문가를 모시고 주일예배, 금요기도회, 주중 특별세미나 등 시간이 생길 때마다 가정예배의 중요성을 알렸다.

내부적으로는 가정 중심의 교육목회 시스템을 구축해 갔다. 교육국을 신설하고 교육 전문가가 아닌 가정사역 전문가를 국장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교회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가정사역을 하나로 묶었다. 또한 제각각이었던 주일학교 공과도 통합시켰다.

오륜교회 가정사역의 핵심은 ‘원 포인트’다. 모든 세대 모든 연령이 동일한 말씀을 가지고 설교를 듣고 묵상하면서 한 주간을 보낸다. 그 말씀을 가지고 가정에서도 나눈다. 오륜교회는 이를 원 포인트 통합교육이라고 부른다.

오륜교회가 원 포인트 통합교육을 실시한 이유는 간단하다. 김은호 목사는 “설문조사 결과, 평일 가정예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부모가 교사로서 설교를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오륜교회는 주일에 들은 말씀을 가지고 가정에서도 나눌 수 있는 가정예배지침서 큐티책자 등 콘텐츠를 개발했다. 물론 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 저녁에는 ‘엎드림기도회’를 통해 전교인을 대상으로 가정예배 교육과 기도회를 진행한다. 엎드림기도회는 가정에서 한 달 동안 나눌 말씀과 핵심을 세부적으로 가르치고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이밖에 오륜교회는 노래로 제작한 말씀암송과 꿈지락 아기학교 꿈맘스쿨 울타리아빠학교 등 다양한 가정사역을 통해 가정예배 회복을 돕고 있다. 오륜교회는 이러한 노력 끝에 교회 내 가정예배를 80%까지 끌어 올렸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꿈이있는미래(꿈미)를 설립했다.

김은호 목사는 “가정예배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이 현실”이라면서 “교회는 지속적인 관심과 훈련을 통해 부모의 고충을 해결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거창한 예배모임이 아니라 식탁에서의 대화부터 시작해보라”고 제안했다. 부모가 먼저 신앙인으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과거 자신의 모습을 솔직히 말하고 하나님 앞에 어떻게 살 것인지 고백하는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성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꿈미 소장 주경훈 목사는 지난해 꿈미 컨퍼런스에서 “교회의 규모를 떠나 담임목회자가 가정 안에서 교제 나누는 것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가족사진 콘테스트, 가정예배 변화상 소개 등 재미있는 캠페인을 통해 부모들에게 실질적인 도구를 쥐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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